"삼전닉스 놓쳤다고? 싸고 좋은 주식 널렸다"…고수의 조언
2026.05.11 11:31
인터뷰 전문은 한경 투자 전문 플랫폼 '한경프리미엄9'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시장만큼 담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떡볶이집마다 레시피가 다르듯, 우리만의 레시피가 인정받을 시기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한국 가치투자 업계의 상징적 인물인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반도체 중심의 장세에서 겪었던 부진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지난 1월 유튜브를 통해 공모펀드 성과에 대해 사과했던 그는, 단순히 고개를 숙이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싸고 좋은 주식이 많다’는 가치투자자 특유의 뚝심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서울대학교 주식투자 동아리 SMIC 시절 쓴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으로 투자업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최 대표는 올해로 주식 인생 30년, 창업 23주년을 맞았다. 그는 소회를 묻는 질문에 “녹록지 않은 시장에서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혼자 하는 것이 좋아 시작한 주식이었지만, 이제는 60명의 리서치 인력과 함께 30~50페이지 분량의 심도 있는 보고서를 공유하는 ‘시스템화된 조직력’을 VIP자산운용의 정체성으로 꼽았다.
그의 투자 철학은 ‘동업자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농심 주식을 사면 라면 사업을 하는 것이고, 올리브영 쇼핑백을 든 사람들을 보면 내 일처럼 기쁘다는 그는 주식을 단순한 매매 대상이 아닌 사업 참여의 수단으로 본다. 14년간 보유해 15배 수익을 낸 ‘동서’, 35배 이상 상승한 ‘메리츠금융’ 등은 이러한 기다림의 미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의 투자 방식은 현장 밀착형이다. 롯데칠성 투자 당시 매점 쓰레기통을 뒤져 실제 소비되는 음료를 확인했고,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신제품은 모두 직접 먹어보며 해외 마트의 진열 상태까지 체크했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에 꽂혀 하루 13개의 영양제를 복용하고, 20대 딸의 파우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며 트렌드를 읽는다. 심지어 아이돌 콘서트 현장에 직접 가 팬덤의 위력을 체감하는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서 숨어 있는 종목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중소형주 등이 최근 소외되다 보니 이런 주식이 볼 만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는 "PBR이 낮은 기업들도 여전히 많다"며 "우리나라가 반도체의 나라다 보니 이것만 잘된다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산업이 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치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로 최 대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꼽았다. 장기 주가는 결국 주주 자본을 불리는 속도인 ROE에 수렴한다는 신념이다. 단기적으로는 이익 성장률(EPS)이 중요하지만, 결국 경영자가 자산 회전율과 순이익률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본질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한국 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초입에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발의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제도적 변화를 ‘민주화 흐름’에 비유하며, 일본 수준의 주주 친화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등 특정 종목의 양극화가 심하지만, 여전히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고 소외된 중소형주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중에 기회가 많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우리 집(한국 시장)이 충분히 좋은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대표 펀드의 누적 수익률 2000%는 끝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입니다. 여기서 2000% 수익을 더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철저한 루틴과 계획적인 성격(ISTJ)으로 30년을 버텨온 그는, 오늘도 아침 7시에 일어나 영양제를 챙겨 먹으며 ‘싸고 좋은 기업’을 찾아 현장으로 향한다. 한국 가치투자 1세대의 레시피는 여전히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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