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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 채무만 4000억... 중앙그룹, 상암·일산 사옥 통매각해도 빚 갚기 빠듯

2026.05.11 06:01

3개 자산 담보 대출 원금 3800억원 추정
5500억 매각 시에도 1000억원대 현금 유입 그쳐
자산 유동화 이후 계열사 정리 가능성 높아
중앙그룹 “재무구조 개선 방안 검토 중”

중앙그룹 중앙피앤아이와 중앙홀딩스가 각각 소유한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왼쪽)과 JTBC빌딩. /중앙그룹 제공

이 기사는 2026년 5월 8일 16시 2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투자유치 무산,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으로 유동성 위기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중앙그룹이 사옥 등 3개 자산 통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매각이 실현된다고 해도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 적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3개 자산을 5500억원에 통매각하더라도 유입되는 현금이 2000억원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중앙그룹이 앞서 글로벌 크레딧 운용사와 협상했던 대출 규모 300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앙그룹은 최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JTBC 사옥과 일산 JTBC스튜디오 등 3개 자산 통매각 방침을 정했다.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의 자산 유동화가 목적으로, 매각 자문은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컬리어스 코리아가 맡았다.

중앙그룹은 통매각 조건으로 5000억원 중반대 이상 금액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중앙그룹은 매수자와 향후 10년 안팎의 장기 책임 임차(마스터리스) 계약을 맺고 기존 업무 공간은 물론 제작 인프라 모두 그대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유동화 추진 배경은 그룹 전반에 누적된 재무 부담이 꼽힌다. 중앙그룹 핵심 콘텐츠 계열사인 SLL중앙과 콘텐트리중앙은 최근 투자 유치와 자금 조달 과정에서 잇따라 난항을 겪고 있다. 오는 6월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돈만 30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옥 매각만으로는 그룹 전반의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JTBC 사옥과 일산 JTBC스튜디오 등 3개 자산은 현재 중앙그룹 지주회사인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최대주주인 중앙그룹 부동산 임대 사업 계열사 중앙피앤아이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모두 담보를 설정, 채권최고액과 우선수익한도금액이 4000억원을 넘어섰다.

우선 JTBC빌딩(상암동 1650, 지하6층~지상20층)은 지주사인 중앙홀딩스 소유로, 하나은행과 하나캐피탈을 상대로 총 4건의 근저당이 설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채권최고액은 845억원(2020년), 235억원(2020년), 120억원(2023년), 180억원(2023년) 등으로 합산 1380억원이다.

가장 부채 부담이 큰 곳은 중앙일보빌딩(상암동 1651, 지하6층~지상21층)으로 나타났다. 중앙피앤아이가 소유했지만, 우리자산신탁에 부동산담보신탁이 설정됐다. 1순위 우선수익자인 SC제일은행 960억원, 우리은행 660억원 등을 포함한 총 우선수익한도금액은 2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앙피앤아이는 지난 2019년 DMCC빌딩을 인수해 중앙일보빌딩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등기부 매매목록에 적힌 거래가액은 1690억원이다. 우선수익한도금액 기준 담보 설정액이 매입가를 30% 이상 초과한 셈이다. 부동산 가치 상승을 고려해도 ‘풀 대출’ 상태라는 게 중론이다.

일산 JTBC스튜디오(장항동 1778, 지하1층~지상6층)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앙홀딩스가 하나은행에 담보신탁을 설정한 JTBC스튜디오에는 수익권리금 780억원이 잡혀 있다. 그나마 2024년 초 담보 설정액은 527억원이었으나, 추가 대출에 나서면서 250억원 넘게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세일앤리스백이 완료되더라도 중앙그룹이 손에 쥘 현금은 2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최고액과 우선수익한도금액이 통상 실제 대출 원금의 120% 수준에 설정된다는 점을 고려해도, 3개 건물에 묶인 대출 잔액이 3800억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실제 중앙피앤아이가 우리자산신탁과 맺은 중앙일보빌딩 신탁계약 특약에 따르면 우선수익한도금액은 실제 채무액의 120%로 설정된다고 명시됐다. 실제 대출 추정액은 1900억원인 셈이지만, 매각 자문 수수료와 각종 세금까지 감안하면 현금은 2000억원 이하가 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사옥 매각만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200억원 규모 CB 상환에 더해 콘텐트리중앙에는 내달까지 SLL중앙 전환우선주 관련 주식 취득 대금 170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일정도 겹쳐 있다.

그룹 차원의 재무 부담은 이미 상당 수준으로 확대된 상태다. 그룹 내 사실상 유일한 흑자 계열사로 꼽히는 중앙일보의 차입금(사채 포함)은 2021년 말 1189억원에서 지난해 말 2899억원으로 불어났고, 중앙일보엠앤피 등 계열사에 제공한 지급보증만 2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콘텐트리중앙 측은 앞서 글로벌 크레딧 운용사 아레스매니지먼트로부터 연 15% 넘는 금리에 3000억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최근 무산됐다. 콘텐츠 업황과 그룹 재무구조 우려가 심화하면서 SLL중앙은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모집액조차 채우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중앙그룹이 계열사 정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중앙일보빌딩 등 사옥 매각은 사실상 자산의 상당 부분이 이미 ‘남의 돈’으로 채워진 건물을 파는 것인 데다 세일앤리스백 이후 건물 전체의 연간 임차료 부담은 이보다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부동산금융 한 관계자는 “매수자에게 나중에 지급할 임대료를 시세보다 조금 더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6000억원 넘는 금액에 매각을 추진하는 방법도 있다”면서도 “다만 이 경우 여유 자금은 생기지만, 미래의 운영 비용(임대료)은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중앙그룹 측은 “재무 건전성 개선 및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중앙일보·JTBC 사옥과 일산 JTBC스튜디오 등 3개 자산 통매각 추진 등 자산 유동화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장내채권 시장에서 중앙일보, 에스엘엘중앙 등 중앙그룹 계열사 회사채는 건물 통매각 기대감에 8일 일제히 반등했다. 에스엘엘중앙18-2 회사채의 경우 지난 4월 21일 이후 처음 반등, 연 수익률이 연 20%인 선까지 회복했다. 상환일이 내년 3월 19일인 상품인데, 지난 7일 한때는 정상 상환될 경우 수익률이 30%를 넘을 정도로 가격이 떨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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