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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15%·성과급 상한폐지” 고수… 벽 부닥친 정부 ‘45조 중재’

2026.05.11 11:56

■ 45일만에 마지막 협상 테이블

노조 “제도화 안되면 조정 불가”
회사 “10% + 특별포상” 내세워
성급한 타결땐 미래경쟁력 추락
결렬땐 수출 등 산업 전반 타격

노동부 장관 “해법은 가까이에”
김호준·이재희 기자, 세종=이예린 기자

사후조정 회의 나온 노조
최승호(가운데)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사후조정 회의 참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성과급발 총파업(5월 21일) 위기를 앞두고 삼성전자 노사가 11일부터 이틀간 사실상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성급한 타결도, 결렬도 문제인 ‘총체적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가 연간 영업이익의 15%인 45조 원 규모의 상한 없는 성과급을 고집하고 있는 데다, 적자인 비(非)메모리 사업부와 부진에 빠진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의 성과급 격차 등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막기 위해 성급하게 합의할 경우 국내 산업계 전반의 성과급 대립 격화와 초(超)인플레이션, 미래 투자 경쟁력 약화 등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의 현안을 넘어 국가적 현안이 돼가고 있는 만큼 일단 파업 열차를 멈추고 노·사·정이 함께 기업의 초과이익 문제를 다룰 사회적 대화 기구를 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이틀간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성과급 재원과 지급 기준에 대한 담판을 벌인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사후조정 회의에 앞서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해 입장이 없으면 오늘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회사는 영업이익의 10%와 특별 포상을 더한 ‘업계 최고 대우’를 내세우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X에 사후조정 개시에 대해 “쉽지 않은 조정이지만, 해법은 이미 우리들 가까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올리면서 ‘또 하나의 가족, 협력업체도 가족’ ‘투명한 운영 노사 공동의 과제’ ‘비난보단 응원’이라는 키워드를 태그했다.

적자 상태인 시스템LSI(설계)·파운드리(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 산정 방식도 핵심 의제다. 노조는 올해 확보하는 성과급의 70%를 모든 반도체(DS) 임직원에게 나누고, 나머지 30%는 기여도에 따라 메모리 사업부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1인당 약 6억 원,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약 3억 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사는 형평성 차원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적자 사업부에 대한 수억 원대 성과급이 스마트폰·가전 사업부가 소속된 DX 부문 직원들의 불만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로 예고된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 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700여 개에 이르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는 물론이고, 수출과 증시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기업들도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이 한국의 제조·기술 위상을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이날 입장문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운영 안정성은 글로벌 기업들과 주요 공급망 파트너들에게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에서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공급 병목 현상과 가격 변동성 확대 등 전반적인 공급망 안정성 우려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사태를 개별 기업을 넘은 국가적 사안으로 간주하고, 노·사·정이 대화 기구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객관적으로 노사가 인정하는 외부 전문가나 대표성을 내세울 수 있는 중재 그룹이 필요하다”며 “영업이익이 많이 날 때 성과급이나 투자가 어느 정도 적당한지에 대해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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