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LNG선 집중은 제한된 소스 타개책…편중 아닌 고부가 전략"
2026.05.11 06:59
LNG선이 넷제로 가교 역할…해외 협력으로 제한된 소스 극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조선업계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집중은 제한된 건조 역량과 인력·비용 구조를 고려할 때 가장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한 '합리적 선택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기후솔루션이 한국 조선업의 LNG선 집중 전략을 '성장의 독'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
"LNG선 편중은 착시…수주잔량 선종별 고르게 분포"
11일 국내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LNG선 편중이라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며 클락슨 기준 4월 말 현재 국내 조선소의 수주잔량 중 LNG 운반선 비중은 척수 기준 2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탱커 27%, 컨테이너선 25%, LPG선 7% 등 선종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김준호 기후솔루션 수석자문위원(전 HD한국조선해양 ESG 기획 및 기후변화 전략팀 수석매니저)은 국내 조선업이 LNG선이라는 단일 선종에 도크와 기술력을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구조적 취약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30년이면 LNG 선복량이 수요 대비 62%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김 위원은 중동 사태 이후 톤마일(운송 거리×물동량) 증가를 호황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이 착시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우회항로 확대로 배가 멀리 돌아가느라 바빠 보일 뿐 실제 운송량은 줄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LNG 공급 계약의 실제 구조를 이해하면 톤마일 증가가 선박 수요 증가로 직결된다"고 맞섰다. LNG 공급 계약은 총량뿐 아니라 일정 기간 내 일정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조건이 핵심이다. 이동 거리가 늘어나면 같은 기간에 같은 양을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은 선박이 해당 노선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기후솔루션은 미국의 LNG 증산 역시 기존 물량의 수출 전환 비중 확대(2021년 11.1%→2025년 14.7%)에 의존하고 있을 뿐 추가 수출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미국이 최대 가동률(Max Capa)로 수출하고 있어 단기간 증산이 제한적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내 추진 중이거나 개발 중인 가스전이 가동되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실제 클락슨에 따르면 미국 LNG 수출량은 2024년 8700만t에서 2025년 1억870만t, 2026년 1억3040만t, 2027년 1억5350만t으로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수출 물량이 증가하면 이를 운반할 LNG선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LNG의 '가교 에너지' 역할에 기반한 장기 낙관론이 좌초자산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넷제로 시나리오 기준 2030년 LNG 선대 공급량이 수요를 62% 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운반선 건조 과정에서 축적한 극저온 화물창, 대체연료 추진 엔진 등의 기술이 향후 수소 운반선·암모니아 추진선 등 한 단계 더 나아간 친환경 선박의 기술적 토대가 된다"고 반박했다. 궁극적인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한 과정에서 LNG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단순한 화석연료 의존으로 치부하는 것은 산업의 기술 발전 경로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K조선,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할 수밖에 없어...해외 협력으로 극복"
조선업계 관계자가 가장 강조한 대목은 한국 조선소의 '구조적 제약'이다. 제한된 건조 능력과 도크 용량, 만성적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중국과의 가격 경쟁 심화, 각종 규제에 따른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하면 해운시장이 요구하는 선박 중 가장 이익이 큰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는 "조선산업은 업의 특성상 수주 측면에서 매우 비탄력적"이라며 "수주 당시 가장 이익이 나고, 제한된 소스 내에서 시장에서 많이 발주되는 고가 선박을 수주할 수밖에 없다. 현 시점에서 가장 적합한 대상이 LNG 운반선"이라고 말했다.
내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조선소들은 해외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거점 조선소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기존 조선소의 건조 능력을 현재 연간 15척에서 2030년 23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필리핀 수빅만 조선소에서도 올해부터 선박 건조를 재개해 연 10척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각종 규제 등 우리의 단점을 우회할 수 있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 등과의 협력 사업을 통해 중소형 범용선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이는 국내의 제한된 소스를 극복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란 사태로 카타르 LNG 터미널이 불가항력(포스마쥬르)을 선언한 상황에 대해서도 조선업계는 차분한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발주한 선박의 인도를 취소하거나 인도일을 변경한 사례는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또 다른 영향이 발생할 수 있으나, 세계 LNG 시장은 미국 등 대체 공급처를 찾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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