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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지켜보겠다"...24세 장ㅇㅇ, 신상공개 거부했지만 '탈탈'

2026.05.10 23:3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집에 돌아가던 중 처음 본 2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여고생의 동년배 고교생들이 잇달아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7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하고 남고생에 흉기를 휘두른 피의자 장모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일 광주 경신여고를 시작으로 인근 다른 학교 학생들이 가해자 장모(24) 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했다.

경신여고 교지편집부 ‘매향’은 지난 8일 SNS를 통해 “피해 학생이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응급구조사와 간호사를 꿈꾸며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중한 친구였다”며 “친구의 꿈이 그렇게 허망하게 멈춰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 장씨가 ‘사는 게 재미없어 그랬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명백한 의도가 담긴 철저한 계획형 참사”라면서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자에게 단 한 줌의 자비도 베풀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남여고 학생회도 같은 날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통에 공감하며 애도해야 할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숭일고 역시 지난 9일 “범행 직후 보인 치밀한 도주 정황과 다른 흉기를 소지한 사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우발적 범행이 아닌, 중대한 강력범죄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월여고 29대 학생회는 “사법부는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형으로 응답하라”며 “한 학생의 삶을 통째로 앗아간 대가가 얼마나 무거운지 사회적 본보기를 보여달라. 이것만이 남겨진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인의 명복을 빌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며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다.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내가 되었을 수도, 내 소중한 친구가 되었을 수도 있음을 기억하며 가해자가 합당한 대가를 치르는 그날까지 끝까지 지켜보고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과 관련해 정의당은 10일 “광주 지역 고등학생들의 성명문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며 “학생들은 추모의 뜻을 밝히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며, 이 사건이 ‘지역 혐오’로 번지지 않길 바란다는 내용들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이 사건이 잠시의 비극으로 묻히지 않기를, 이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가 분명한 대답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이번 6·3 지방선거 공약으로 ‘기초지자체별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 설치’를 발표한 정의당은 “(관련) 정책들로 이번과 같은 참사를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참사의 근본적 원인도 역시 구조적 성차별, 여성혐오 문화에 있다”며 “가해자가 여성 동료를 스토킹하고 폭행해 신고 당한 뒤 범행을 결심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지난 5일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주거지 인근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두 차례 마주친 고등학교 2학년 A(17)양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고교 2학년 B(17)군에게도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됐다.

B군은 장 씨 범행 당시 인근을 지나다가 몸싸움하는 듯한 소리에 이어 “살려달라”는 B양 비명이 들리자 도와주기 위해 달려갔다가 상처를 입었다.

범행 직후 승용차와 택시를 갈아타며 달아난 장 씨는 약 11시간 만에 주거지 앞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장 씨는 경찰 조사에서 “A양과 전혀 모르는 사이이며 지나가는 것을 보고 범행했다”며 “어차피 죽을 거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고 진술했다. 자살을 고민한 이유로 “사는 게 재미없어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장 씨의 진술과 달리 그의 자살 시도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장 씨가 A양 피습 이틀 전인 지난 3일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모처에서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에 신고된 사실도 확인됐다.

신고자는 장 씨의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이었는데, 이 여성은 장 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토킹 신고 직후 장 씨는 흉기 2점을 소지한 채 거리를 배회했으며, 도주 과정에서 범행 도구를 배수로에 버리고 무인 세탁소에 들러 혈흔이 묻은 옷을 세탁하는 등 증거인멸을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장 씨의 살인 사건과 스토킹 신고 사이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장 씨의 신상정보는 오는 14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장 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을 30일간 누리집에 공개하기로 했는데, 장 씨가 공개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게시 시점이 미뤄졌다.

현행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피의자가 서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최소 5일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했다.

이 가운데 장 씨의 이름과 사진이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장 씨 가족의 직업과 근황’이라며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는데,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장례를 마친 다음 날인 지난 8일 딸의 영정을 들고 추모 공간으로 바뀐 사건 현장을 찾은 A양 아버지는 “(장 씨의) 신상 공개가 꼭 돼야 한다”며 “제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생기지 않도록 진짜 큰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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