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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땅 밑에 금광석 592만 t… ‘골드러시’ 바람 부나

2026.05.11 00:32

1990년대 국내 금광 폐업 속출
홍천-음성 등 한반도 전역 분포… 중생대 지층 틈새에 ‘금맥’ 형성
금값 폭등해 1돈 94만 원 넘어
전국 강가에 사금 채취꾼 북적… 동호회 가입자 수 3년 새 6배↑
유튜브 ‘오디사금’ 채널을 운영하는 김종현 씨가 하천에서 사금을 채취하고 있다. 손에 든 검은 그릇은 사금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패닝 접시’다. 김종현 씨 제공
최근 금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6일 기준 금 1돈(3.75g)의 시세는 한국금거래소 기준 94만 원을 훌쩍 넘는다. 1년 전 대비 47.97% 오른 것이다. 금값이 비싸지자 하천 바닥에 있는 모래나 자갈처럼 생긴 금, 사금을 채취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금 채취 유튜브 ‘오디사금’ 채널을 운영하는 김종현 씨는 “사금 채취 인터넷 동호회 가입자 수가 3년 사이 1000명에서 6000명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업통상부가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에는 592만2000t의 금광석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씨에 따르면 사금이 나오는 곳은 강원 홍천, 경기 포천 여주, 전북 순창 김제, 충북 진천 영동 등 한반도 전역에 넓게 분포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연구기관이나 공기업에서는 금광 개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사기업 차원에서도 금 탐사를 활발히 하지는 않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채굴을 진행 중인 금광은 총 7곳이다.

박상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상지질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상당한 국부를 창출했던 금광들이 문을 닫은 건 1990년대”라며 “이 시기 중국이 본격적으로 금을 팔아 국제 금값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선임연구원은 “2000년대 초, 심지어 2010년대까지만 해도 금광 탐사를 활발히 했지만 가격 하락에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며 “그 이후로는 금 수요가 끊기는 대신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전략광물로 채굴 관심이 옮겨갔다”고 말했다.

● 한반도 금, 중생대 지층에서 나온다

한반도에 많은 양의 금이 매장된 이유는 한반도 지층 대부분이 오래된 변성암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생대에 형성된 지층에서 금이 많이 발견된다. 이 시기 한반도에서는 마그마의 활동이 강했다. 마그마의 영향으로 금, 구리 등 광물이 이온 상태로 녹은 뜨거운 고압 상태의 지하수가 만들어졌다. 이 물이 지층 내부를 흘러다니다 작은 틈을 만나 갑자기 넓은 공간에 나오게 되면, 압력이 낮아지면서 그 안의 금이 석출되는 식이다.

지층에 생긴 작은 틈 근처에서 금을 발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충북 음성이다. 2017년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에서는 ‘인리형 분지에서의 열수광화작용―무극 광화대를 중심으로’란 발표가 진행됐다. 발표에서는 음성의 지질학적 특성을 토대로 이 지역에 금과 은이 상당량 매장돼 있는 이유를 분석했다.

음성에는 한반도 중부에서 지각이 지표와 평행하게 이동하면서 지반이 가라앉아 생긴 분지가 있다. 음성분지라고 하는 이곳이 형성될 때 지표에 자잘한 틈이 많이 생겼다는 게 발표의 골자다. 이런 자잘한 틈을 통해 금을 함유한 물이 빠져나와 인근 지역에 금광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음성 일대에는 20세기 남한 최대 금광 중 하나로 꼽혔던 무극광산을 포함해 금왕, 금봉, 태극광산이 있다. 사금 채취를 하는 김 씨도 “음성 인근에서 사금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 고도화되는 금 탐사 기술, 더 많은 금을 찾아서

 작은 사진은 김 씨가 직접 채취한 사금. 김종현 씨 제공
금 탐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 한반도에선 더 많은 금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그간 가장 많이 택했던 금 탐사 방식은 열수 변질대 탐사다. 금이 녹은 뜨거운 물은 산성이 강하다는 특성이 있다. 이 물이 지각 사이를 지나가면 주변 암석이 변질된다. 이렇게 변질된 암석을 찾는 방식이다.

또 금이 석출될 때 물에 함유돼 있던 석영이나 황철석 등 광물도 함께 석출된다. 그래서 석영이 석출돼 생긴 암석 속 ‘흰 줄’을 찾는 것도 좋은 방식이다. 석영 결정이 흰색을 띠기 때문이다. 금은 아니지만 금처럼 노란 광택을 내는 황철석이 많은 지역이라면 금이 있을 확률도 높아진다.

사금은 금이 박힌 채 밖으로 드러난 암석이 풍화되면서 물에 휩쓸려 내려가 형성된다. 이 때문에 사금도 금 탐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강바닥에 떨어진 사금의 위치를 토대로 금이 어느 쪽의 암석에서 출발했는지 역추적할 수 있다.

지하에 전류를 흘려보내 지하 구조를 파악하는 탐사 기술 ‘유도분극탐사’도 금 탐사에 활용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16년 광대역 유도분극탐사 기술을 활용해 전남 해남 모이산 및 전남 진도 가사도에서 금광석 약 20만 t을 발견했다. 광대역 유도분극탐사의 경우 강한 직류 전류를 이용한다.

광대역 유도분극탐사는 교류 전류를 이용해 전자기 잡음에 취약했던 기존 유도분극탐사의 단점을 보완한다. 광대역 유도분극탐사는 유도분극탐사보다 더 질이 좋은 탐사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선임연구원은 “채산성이 떨어진 지금도 금 탐사를 해야 할 이유는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략광물은 한 지역에 몰려 존재하기에 전략광물을 탐사할 때 얻을 수 있는 지질학적 정보는 적다”며 “반면 금광은 전국적으로 존재하고 생성 시기도 다양해 금광을 연구하면 한국 전체 지질에 대한 기초 자료를 만들 수 있어 과학적으로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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