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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재생에너지 플랜트에 ‘디지털 트윈’ 심는다

2026.05.10 18:06

[김천 그린수소단지에 시스템 내재화]
태양광 변동에도 수소 안정 생산
플랜트 영업서 경쟁력 확보 위해
美시마크로와 ‘표준형’ 개발 협업

전자·SDS 등 그룹 곳곳 DT 강화
다른 기업 AX 수요도 공략할 듯
삼성물산(028260)이 재생에너지 플랜트 운영 사업의 걸음마를 떼며 산업 진입 단계부터 디지털 트윈을 내재화한다. 향후 대외 영업에 쓸 비기(祕技)로서 디지털 트윈 역량을 미리 갖추려는 셈법도 엿보인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전자(005930)와 삼성SDS 등 삼성그룹 전반에서 디지털 트윈을 새로운 사업 엔진으로 삼으려는 동향이 포착된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한인 창업 미국 스타트업 시마크로는 3월 완공된 경북 김천시 그린수소 생산 단지에 예측형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김천 플랜트는 외부 전기 혹은 가스 공급 없이 태양광 발전만으로 연간 230톤 이상의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 단지다. 삼성물산은 김천 플랜트 운영까지 맡고 있어 운영 관리 업무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할 예정이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의 공간과 설비를 가상 공간에 옮겨 구현하는 기술을 뜻한다.

삼성물산과 시마크로는 예측형 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태양광의 간헐성은 발전량을 불규칙하게 하고 이는 수소 생산량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게끔 영향을 미친다. 김천 플랜트의 디지털 트윈은 태양광 발전의 맹점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수소 생산량을 유지할 목적으로 개발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이 기상 정보를 학습한 후 미래 시점의 태양광 발전량과 이에 따른 수소 생산량을 컴퓨터 가상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들어 수소 생산량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 시스템이 수소 생산 저하를 상쇄할 전력 규모를 도출한다. 관리자는 시뮬레이션 결과값을 참고해 태양광 발전 전기 비축량을 조정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소 생산량의 변동을 미리 막는 것이다.

윤정호 시마크로 대표는 “보통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은 대규모 인력이 상주하기 어려운데 김천 플랜트의 경우 외부 전력 공급도 없다”며 “100% 스스로 수소를 만드는 시설인데 여기에 예측형 디지털 트윈 모델을 내재화해 수소 생산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재생에너지 플랜트 운영 사업에서 디지털 트윈을 차별화된 패(牌)로 만들고자 한다. 삼성물산이 재생에너지 플랜트 디지털 트윈 기술력을 내재화할 시 향후 플랜트 운영 관련 영업에서 내세울 경쟁력이 늘어난다. 이러한 판단 아래 삼성물산과 시마크로는 김천 플랜트 프로젝트 결과물이 삼성물산의 표준형 디지털 트윈 시스템으로 쓰일 수 있게끔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새로운 영업 무기로 삼으려는 경향은 삼성그룹 전반에서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엔비디아와 깐부 동맹을 맺은 후 확보한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을 자원 삼아 AI 팩토리 사업에 더욱 힘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AI 팩토리 사업은 반도체 산업 관련 중소 협력사 생산 설비를 AI 전환(AX)하는 대외 사업까지 아우른다. AI 팩토리엔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서 설비 이상 감지, 고장 예측, 생산 일정 최적화 등을 구현하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삼성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 삼성SDS는 디지털 트윈을 올해 주요 신사업 하나로 점찍었다. 삼성SDS의 올해 주요 전략은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과 디지털 트윈을 연계해 타사 대비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SCP를 활용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집적하면 이 데이터가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높인다. 더 정확해진 시뮬레이션으로 다시 고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선순환 효과가 만들어진다. 이밖에 삼성중공업(010140)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선박의 주요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선박관리 솔루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디지털 트윈 사업이 국내외 대기업의 AX 수요를 우선 공략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 통합 솔루션 기업 바운드포의 황인호 대표는 “제조업 등 전통 산업에서는 공정상 정상 상태와 이상적인 상태의 간극을 빨리 좁히는 게 늘 숙제”라며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은 시간과 인력 투입을 줄이며 이 간극을 메우는 획기적인 방안이라 대기업들 사이에서 관심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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