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이라더니 왜 더 흔들리나”… 이란, 결국 호르무즈를 인질로 잡았다
2026.05.10 13:30
유조선·드론·해저케이블까지… 중동 위기, 이제는 바다 통제권 싸움
미국은 휴전을 말하지만, 시장은 아직 전쟁이 끝났다고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국제 유가는 다시 흔들리고, 해운업계와 에너지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움직임을 초단위로 쫓고 있습니다.
협상은 멈췄고, 그 사이 이란은 핵이 아니라 ‘바다‘를 꺼내 들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9일 프랑스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이 몇 시간 안에 답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날에도 “곧 알게 될 것”이라며 협상 진전을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공식 답변 대신 훨씬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자폭탄에 필적하는 힘이다.”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의 이 발언은 지금 중동 정세가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핵 협상보다 먼저, 세계 석유와 물류가 지나가는 가장 좁은 길목을 협상 카드로 올려놓기 시작했습니다.
■ 미국 “빨리 끝내자”… 이란, 시간을 무기로 쓰나
지금 미국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건 유가와 물류입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국제 유가와 해상 보험료, 운송비가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입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이곳 상황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실제 최근 유가 급등 국면에서는 국내 항공업계도 항공유 가격 부담으로 감편과 노선 조정 압박을 동시에 받아왔습니다.
유가 불안이 이어질 경우 항공권 가격과 물류비, 소비자 체감 물가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반면 이란은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이 “답을 달라”고 압박할수록, 시간을 길게 끌며 시장 불안 자체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흐름이 읽힌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중국 방문 일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힙니다.
외교 성과와 국제 유가 안정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미국과 달리, 이란은 버티기에 들어갈 여지가 있다는 관측입니다.
■ 미국 항모보다 더 까다로운 ‘모기 함대’
최근 가장 주목받는 건 이란 혁명수비대의 이른바 ‘모기 함대’입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란 남부 해안 곳곳에 배치된 소형 고속정 전력이 미군의 핵심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거대한 구축함이나 항공모함과 달리, 이 고속정들은 좁은 해협 안에서 빠르게 흩어지고 몰려드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레이더 탐지가 쉽지 않고, 드론·대함미사일과 결합하면 상선과 유조선에는 상당한 위협이 됩니다.
혁명수비대는 현재 최대 1천 척 수준의 고속정을 운용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최근 한 달 동안 대이란 해상 봉쇄 작전을 통해 상선 58척을 회항시키고 선박 4척을 무력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런 충돌이 이어질수록 시장이 실제 전쟁 재개 가능성보다 물류 차질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시장에서는 전황 자체보다 유조선 운항 상황과 보험료 변동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 이란은 이제 ‘바다 밑’까지 흔든다
이번에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 문제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해저를 지나는 인터넷 케이블에 사용료를 부과하자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겉으로는 통신 인프라 관리 논리지만, 실제로는 해협 통제권을 에너지에서 데이터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힙니다.
서방 빅테크 기업 활동을 규제하기 위해 이란 정부가 해저케이블 승인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유조선만 붙잡는 시대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석유와 물류, 통신과 금융망까지 하나로 연결된 해협의 구조를 이란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봉쇄 속에서도 이란이 버틸 수 있었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카스피해 루트를 지목했습니다.
러시아가 카스피해를 통해 드론 부품과 식량 등을 공급하면서 사실상 우회 무역 통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호르무즈를 압박할수록, 이란은 러시아·중국과 연결된 대체 축을 더 키우는 흐름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 총성 줄었지만… 더 예민해진 시장
미국은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가능성을 의식해 강제 조치의 법적 근거가 되는 표현은 초안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프랑스에 이어 영국도 호르무즈 해협 항행 보호를 명분으로 중동에 해군 함정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이 우려하는 건 “당장 전면전이 다시 터질까”만은 아닙니다.
협상이 길어지는 동안,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는 상태 자체입니다.
중동 위기는 휴전 이후가 더 복잡해졌습니다.
총성이 잠잠해진 자리를 해상 통제권 경쟁이 채우기 시작하면서, 세계 경제 역시 좁은 바닷길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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