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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 신들의 이야기 [김용우의 미술思]

2026.05.10 12:01

더스쿠프 아트 앤 컬처
김용우의 미술思 59편
루벤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구전돼 온 페르세우스 영웅담
제우스 아들 페르세우스가
안드로메다 구출한 신화
결정적 장면 작품으로 만들어
영웅담, 또다른 신화 출발점
피터 폴 루벤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1622년, 캔버스에 유화, 100×140㎝, 에르미타주박물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 | 위키백과]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사랑과 모험, 영웅담이 모두 담긴 신화를 꼽자면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모든 등장인물이 하늘에 올라가 별자리가 됐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신화는 대체로 목동 이야기로 구전되는데 밤새워 이야기를 나눠도 모자랄 소재로 여겨진다.

그림을 통해 웅장한 영웅 이야기를 로맨틱하게 들어보자. 먼저 피터 폴 루벤스(Peter Paul Rubens·1577~1640년)의 작품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이다. 그림은 바다 한가운데 바위섬에 묶여 있는 안드로메다 공주를 '페가수스'를 타고 온 페르세우스가 구출하는 장면이다.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로 바다 괴물을 물리친다. 

루벤스는 전체 이야기 가운데 가장 극적인 장면을 그림으로 옮겼다. 극장이었다면 모두 일어나 박수칠 만한 클라이맥스다. 이제 그림을 보자. 구출한 안드로메다를 중심으로 갑옷과 메두사의 얼굴이 달린 방패를 들고 날개 샌들을 신은 페르세우스가 보인다.

그 위에 승리의 여신나이키가 페르세우스 머리에 승리의 관을 씌워주고 있고, 바로 아래 아기천사 푸토(Putto)는 쓰고 있으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하데스의 투구를 들고 있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날개 달린 천마 페가수스가 보이고, 맨 아래엔 페르세우스가 무찌른 바다 괴물 케토스가 뻗어 있다. 승리로 완성된 페르세우스의 영웅담은 또다른 사랑과 신화가 만들어지는 출발점이 된다.

이야기의 폭을 조금 넓혀 보자. 페르세우스의 어머니는 다나에, 아버지는 제우스, 외할아버지는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다. 이들의 이야기는 '신탁神託'에서 시작한다. 외할아버지 아크리시오스는 '외손자의 손에 죽을 것이다'란 신탁을 듣고 딸 다나에를 높은 첨탑에 가두고 손주(페르세우스) 출생을 원천 봉쇄한다. 

하지만 제우스가 황금 빗물로 변해 틈새를 타고 들어가 페르세우스를 잉태시킨다. 그러자 아크리시오스는 다나에와 페르세우스를 궤짝에 넣어 바다에 버렸는데, 세리포스섬에 도착해 구조된다. '섬의 왕' 폴리텍스는 다나에를 차지하기 위해 페르세우스에게 메두사의 머리를 가져오라는 위험한 임무를 준다.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의 아들답게 아무도 뚫지 못한다는 아테나 여신의 방패 이지스를 빌리고, 하늘을 날 수 있는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샌들을 신은 채 메두사를 처단한다. 페르세우스는 무찌른 괴물 메두사가 흘린 피에서 태어난 천마 페가수스를 타고 세리포스 섬으로 돌아가는 길에 에티오피아 해안에서 안드로메다를 발견하고 구해낸다.

안드로메다는 '에티오페아 국왕' 케페우스와 왕비 카시오페아의 딸로 어머니 카시오페아 때문에 제물로 바쳐진 인물이다. 카시오페아는 '바다의 요정들' 네레이드보다 자신이 예쁘다고 자랑하다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미움을 산다. 이 때문에 그녀의 딸 안드로메다는 포세이돈이 일으킨 풍랑의 재앙을 잠재우는 제물로 바쳐지는데 괴물 케토스가 나타난 순간 페르세우스에게 구출된다.
루벤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그림 | 위키백과]
그렇게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는 결혼하고 페르세우스는 미케네 왕국을 건설해 왕이 된다.  이후 페르세우스의 후손들은 그리스 많은 나라와 페르시아 왕조의 시조가 된다. 외할아버지 아크리시오스는 페르세우스가 던진 원반에 맞아 죽음으로 신탁이 완성된다. 간단하게 요약한 신화를 읽고 다시 그림을 보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늘로 올라갔는데, 카시오페아는 북극성 부근에서 언제나 밝게 빛난다. 안드로메다는 가을 저녁 페가수스 옆에서 반짝이며, 페르세우스는 겨울철 카시오페아 자리와 안드로메다 자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케페우스 자리도 북쪽 하늘에 있다. 이렇게 신화는 재생산돼 구전으로 끝없이 이어져 오늘에 이른다.

루벤스가 활약하던 17세기를 미술사에선 바로크 시대라고 일컫는다. 이 시기에 활동한 작가들은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을 많이 그렸다. 바로크에 앞선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중후한 종교적 내용과 소재를 인간 세상 이야기로 바꿔놓은 셈이다. 

무거웠던 그림의 주제는 17세기 들어 가볍고 흥미롭게 바뀌면서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들었다. 이때쯤 세상이 둥글다는 것과 하늘이 아닌 지구가 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종교적 변화도 일어나고 있었다. 그림을 시대를 반영하는 지표라 부르는 까닭이다. 

김용우 미술평론가 | 더스쿠프
cla03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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