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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도 친분도 '대통령 마케팅'…李 지지율 뜨니 李 따라 하기 열풍

2026.05.09 08:00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공약은 '지역화폐' 프로필은 '李와 투샷'…후광 효과 노리는 與
'李 벤치마킹' 선대위 회의도 생중계…지역 현안 실종 '비판'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선거 문법이 빠르게 '이재명식'으로 수렴하고 있다. 지역화폐와 기본사회 등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 키워드는 물론 대통령과의 접점과 친분을 부각하는 메시지까지 각 지역 공약과 선거 전략에 잇따라 반영되는 양상이다.

이는 단순한 '명심(明心) 마케팅'을 넘어, 정권 초반 60%대 국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해온 이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후보들이 앞다퉈 유사한 정책과 이미지를 내세울수록 지역 현안은 물론 후보 개인의 차별성도 옅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벤치마킹'은 민주당의 공약에서부터 확인된다. 민주당이 지방선거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그냥 해드림 센터'는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추진한 '그냥 드림 센터'의 확장판으로 설계됐다. 기존 그냥 드림 센터가 먹거리와 생필품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민주당은 여기에 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무상 형광등 교체, 수도꼭지 수리, 방충망 보수 등 민원 서비스를 더했다. 경기지사와 성남시장 시절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행정 효능감'에 대한 인기가 표심으로 확인되자 당 차원의 선거 공약으로까지 확대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약에서도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성남시장 시절 핵심 정책들의 색채가 묻어난다. 특히 '무상' '기본' '지역' 등 이 대통령을 상징하는 보편복지의 키워드가 정책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는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 공약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성남에서 시작한 무상교복의 성과를 경기도 전체의 이동권 보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추 후보가 순차적으로 내놓고 있는 '소확행' 공약 시리즈도 2022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이 '작지만 확실한 공약'을 낸다는 취지로 처음 시도한 방식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한 민주당 소속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위성곤 제주지사 후보, 박수현 충남지사 후보의 페이스북 프로필(위쪽부터) ⓒ각 후보 페이스북 캡처


김부겸은 지역화폐, 정원오는 시민주권 강조

이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 역시 '퍼주기 논란'에도 상당수 민주당 후보가 강조하고 나선 정책이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대구 지역화폐 '대구로페이' 예산을 3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보수 색채가 강한 대구에서도 민주당의 이념적 색깔이 강한 지역화폐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셈이다. 김병욱 성남시장 후보는 이 대통령이 2016년 성남시장 시절 시행했다가 2023년 폐지됐던 청년 지역화폐 지원 제도인 '청년기본소득'을 아예 부활시키기로 했다.

기초자치단체 후보까지 내려갈 경우 "이재명 정부의 기본사회 철학을 지자체에서 구현한다"는 메시지는 사실상 공통 공약처럼 반복되는 양상이다. 인천에서는 이 지역화폐의 주도권을 두고 여야 후보 간 설전도 벌어졌다. 인천시가 5월부터 지역화폐인 인천이음카드 캐시백 비율과 한도를 늘리자 이용객이 급증했는데, 이를 두고 현 인천시장인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는 인천 시정의 성과라고 주장한 반면 박찬대 후보는 민주당이 먼저 확대를 요구해온 사안이라고 맞받은 것이다. 지역화폐를 보수 후보까지 앞다퉈 자신의 성과로 끌어안는 모습은 이번 선거 국면에서 '이재명식 정책'의 흡인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후보들이 활용하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주권'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취임 직후 새 정부의 명칭을 국민주권정부로 확정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일관되게 강조한 만큼 후보들도 이를 적극 반영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는 '시민주권 서울'을 내세웠고,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시민주권정부'를 제시했다. 특히 이는 후보들의 지역 맞춤형 전략에 따라 '에너지 주권' '환경 주권'을 비롯해 교육감 선거에서는 '교육 주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대통령과의 접점과 친분을 전면에 내세우는 현상도 경선 과정에서부터 나타났다.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했던 전현희 의원은 이 대통령이 2024년 피습 직후 자신에게 테러대책위원장을 맡겼던 일을 거론하며 "그때부터 '명픽'이었다"고 강조했다. 경기지사 경선에서는 한준호 후보가 2023년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마중 나간 장면을, 추 후보는 2018년 당 대표 시절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유세 현장에서 손을 맞잡은 사진을 TV토론에서 꺼내들기도 했다.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16명 가운데 6명은 페이스북 프로필에 이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걸어뒀다. 국민의힘 후보들 프로필 사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장동혁 대표와의 사진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밖에 이 대통령 특유의 국정운영 방식도 이식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이 최초로 도입한 국무회의 생중계는 정원오 후보가 선대위 회의를 생중계하면서 벤치마킹했고, 박찬대 후보도 시정회의에 생중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들이 이렇게 이 대통령과의 접점을 내세우는 배경엔 그 후광 효과가 자리해 있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대통령 마케팅'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 대통령과의 친분이 지역 예산 확보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데엔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7주째 60%대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역대 정권 초기에 비교해서도 평가가 긍정적인 편이다.

李 SNS에 뜨면 뜬다? 후광일까 독일까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SNS 역시 선거에 이 대통령을 적극 활용하는 배경 중 하나로 꼽는다. 이 대통령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정운영에 SNS를 적극 활용하는 만큼 정치인들을 직접 언급하거나 관련 게시물을 공유·재게시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사소한 게시물 하나도 국민적 관심을 받는 흐름은 후보자들 입장에서 중요한 자산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여권 관계자는 "후보들이 언론과 미디어 인터뷰를 일주일에도 수차례 진행하고 SNS 업로드와 홍보를 매일 하는데, 그것보다 이재명 대통령 X에 한 번 언급되는 것이 홍보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이 확정된 4월30일 이 대통령이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대선 유세 시절 찍은 사진을 공유하자 유권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전 후보가 스스로를 이 대통령의 부울경 정책 설계자라고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해당 게시물의 파장 역시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동구청장 시절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정원오 후보 역시 이 대통령의 공개 칭찬과 '순한맛 이재명' 같은 이미지 전략이 후보 당선까지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시각이 많다.

'대통령 마케팅'은 자칫 당무 개입 논란으로 비춰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민주당은 지난 4월 이 대통령을 경선 홍보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가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임에도 중앙 정치에 과도하게 휩쓸리면서 지역 이슈와 정책 경쟁이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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