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는커녕, 악수도 인사도 없었다’ 북한 축구 소녀들 ‘쌩’…북한여자축구 내고향 방한도 냉랭할 듯
2026.05.10 13:40
박수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악수도 없었고 심지어 인사도 안 했다. 북한 국가 연주 후 예의상 박수를 치고 경기 전 인사 때 가벼운 하이파이브라도 나누려고 내민 한국 선수들의 손길이 겸연쩍을 정도였다. 박수도, 악수도, 인사도 없는 장면은 경색된 남북 관계를 그대로 드러낸 대목이었다. 지난 8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17(17세 이하) 여자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맞붙은 북한 대표팀은 냉랭했다.
북한은 이날 한국과의 대회 조별리그 C조 마지막 3차전에서 3-0으로 한국을 물리쳤다. 북한은 3승으로, 앞선 두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은 2승 1패로 나란히 8강에 올랐다.
이날 북한 소녀들이 보여준 태도는 차가웠다. 경기 전 양국 국가 연주에서 북한 국가가 끝나자 한국 선수들은 가벼운 박수를 보냈다. 공식 세리머니에서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춘 것이었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은 이어 한국 국가가 끝나도 아무런 움직임 없이 차렷 자세로 서 있었다.
곧이어진 양 팀 선수들 인사에서도 북한 선수들 자세는 동일했다. 한국 선수들이 북한 선수들 앞에 일렬로 지나갔지만 북한 선수들은 손을 내밀기는커녕 굳은 자세로 앞만 바라봤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가벼운 손인사라도 하려고 한 한국 선수들도 이내 분위기를 간파하고 아무런 제스처 없이 북한 선수들 앞을 지나갔다.
경기에서도 양 팀이 서로 상대를 챙기는 모습은 거의 없었다. 좋게 보면 경기에만 집중한 것이지만 넘어진 상대에게 손길을 내밀어 일으켜주려는 장면은 보기 힘들었다.
경기 후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3-0으로 이긴 북한 선수들은 승리를 기뻐할 뿐 한국 선수들에게 위로 등 인사말을 건네지 않았다. 중앙에 잠시 도열한 뒤 경기장 한쪽에서 북한을 응원한 응원단을 찾아가 손을 흔들며 인사할 뿐이었다. 이때 한국 선수들은 북한 벤치로 찾아가 반원을 그려 도열한 뒤 인사하는 예를 갖췄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은 북한 응원단에게만 인사한 뒤 한국 벤치로 찾아오지 않고 곧바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경기 전후 인사를 나누는 것은 공식적인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이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 것은 국제적인 관례다.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18일 한국을 찾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과 결승전을 치르기 위함이다. 북한 여자 축구팀의 한국 방문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방한을 경색된 남북 관계에서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라며 환영하고 있다. 지방선거 등과 맞물려 북한 선수단과 한 장이라도 찍으려는 정치권 움직임도 감지된다. 그런데 축구계에서는 이번 방한을 경기 보이콧을 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징계를 피하기 위한 북한의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고 있다. AFC도 지난 8일 대한축구협회에 서신을 보내 이번 경기를 축구로만 다뤄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내고향축구단은 AFC에 외부로부터 차단된 독립적인 숙소 사용, 경기 이외 다른 활동 참가 거부 등에 대한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관계자는 “북한 선수단 방한은 환영받을 만한 일이지만 북한이 우리 기대처럼 호의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현재로서 거의 없다”며 “북한이 편협한 태도로 나오고 있지만 경기에만 집중하는 게 양국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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