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속에 사람이...소방관보다 먼저 불길 뛰어든다
2026.05.10 07:15
[편집자주] 대형화·복합화되는 재난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인력 중심 소방 대응 체계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소방청은 무인소방로봇, 차세대 119 시스템 등 첨단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며 대응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 중이다. 최근 기술 기반 소방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스마트 소방'으로의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부터 화재 현장용 무인소방로봇이 정식 도입된다. 대형 지하공간 화재 등 위험 현장에서 소방대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첨단 대응 체계의 일환이다. 소방청은 앞서 지난 2월 현대자동차그룹과 공동 개발한 무인소방로봇 4대를 기증받아 시범 운영 중이다. 내년부터 2년간 18대를 우선 도입하고, 이후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100대까지 보급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극한 환경에 대응하는 무인소방로봇은 현대로템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특수 개조한 장비다. 방수포, 자체 분무 시스템, 시야 개선 카메라, 원격 제어 장치를 붙여 화재 진압용으로 탈바꿈했다. 전장 3.3m, 전폭 2.0m, 전고 1.9m, 중량 2.25t(톤) 규모지만 최고 시속 50㎞로 이동하고 30㎝ 높이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소방호스와 연결한 방수포는 최대 50~60m까지 물을 뿜고, 자체 분무 시스템은 섭씨 500~800도의 고열 환경 속에서도 차체에 수막을 형성해 장비 온도를 낮춘다.
무인소방로봇은 현장에 '먼저 투입'되는 역할을 맡는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짙은 연기가 가득한 공장, 지하공간, 창고 내부에서는 육안으로 화점과 구조 대상자를 확인하기 어렵다. 무인소방로봇은 적외선·열화상 기반 카메라로 내부 영상을 보내고, 소방대원은 바깥에서 영상 화면을 보며 주행과 방수를 조종한다. 사람이 들어가기에 앞서 로봇이 온도, 연기, 장애물, 붕괴 우려 지점을 먼저 확인하는 셈이다.
무인소방로봇은 현재 원격조종 방식에서 더 나아가 현장 데이터를 AI(인공지능)가 학습해 화점 탐지, 구조대상자 식별, 폭발·붕괴 징후 분석 기능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중장기적으로는 장애물을 피해 화점에 접근·방수·복귀하는 자율주행 기반 소방로봇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소방청은 이를 육상 무인소방로봇, 수상 무인수상정, 항공 테더드론을 묶은 3축 첨단장비체계와 AI·디지털 지휘체계로 연결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방위사업청과 업무협약을 통해 국방 핵심기술을 소방장비로 확대 적용하고,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첨단장비체계 도입의 핵심을 '위험의 외주화'가 아니라 '위험 대체'로 꼽았다. 지난 10년간 화재로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1800명이 넘는다. 무인소방로봇이 고위험 현장에 우선적으로 투입되면 소방관의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현 대구가톨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무인소방로봇은 소방대원을 완전히 대신하기보다, 사람이 들어가기 전 내부 위험을 먼저 확인하는 수단의 의미가 크다"며 "첨단장비 도입은 스스로 학습·분석이 가능한 AI를 결합, 중장기적으로 지휘관 판단을 보조하는 체계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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