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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에, 이때다 '달러 사재기'…당국 개입 뒤 환전 급증

2026.01.15 08:47

달러화. 연합뉴스

지난 연말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환율이 급락한 틈을 타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을 통해 '달러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의 엄포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개인들이 환율 하락을 투자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개인 고객이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현찰 기준)한 금액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총 4억8081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일평균 환전액은 229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1∼11월 일평균 환전액(1043만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지난해 12월 24일은 외환당국이 기업과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말 환율 종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강도 높은 구두 개입에 나선 날이다. 당일 환율은 하루 만에 33.8원 급락했으며, 같은 달 29일까지 사흘 연속 내려 1480원대에서 1420원대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달러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당일에만 5대 은행에서 개인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금액은 6304만달러에 달했다. 평소 일주일치에 가까운 환전 규모였다. 일부 시중은행 지점에서는 100달러짜리 달러 지폐가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달러 환전 수요는 올해 들어 10거래일 연속 환율이 오르며 다시 1480원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크게 잦아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하루 5대 은행에서 개인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금액은 1744만달러로, 지난해 1∼11월 일평균 환전액(1043만달러)보다 여전히 70% 가까이 많았다.

외환당국의 총력 대응이 무색하게 많은 투자자가 달러를 사들이는 것은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환율은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열흘째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해 1470원 후반대까지 뛰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고환율 장기화를 전망하는 분위기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환율이 연간 1450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외 요인이 원화에 불리하게 전개될 경우 1480원을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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