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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급 18만원, 초과 수당 시간당 3만원" 4주간 500만원 벌게 한 '수상한 알바' [사건실화]

2026.05.09 08:49

금융감독원 직원 사칭한 현금수거책
피해자 6명으로부터 1억8045만원 편취 시도
사회 경험 상당함에도 이례적 채용 절차 문제 삼지 않아
법원 "사회적으로 해악 큰 범죄 엄벌해야"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 직원입니다. 대출금 4400만원 받으러 왔습니다."
지난해 9월 12일 서울 구로구의 한 주민센터 앞. A씨(37)는 대출금을 수금하러 왔다며 B씨에게 다가갔다. B씨는 3일 전 한 법원 직원으로부터 자신 명의로 개설된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피해 입증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직원은 "엠바고 상황이라 금을 구매해서 현금화해야 한다. 준비한 현금은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달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B씨 명의 통장은 범죄에 연루된 바가 없었다. 돈을 가져간 A씨는 금융감독원 직원이 아닌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었다.

A씨의 범행은 계속됐다. 3시간 뒤에는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교회 앞에서 보이스피싱 직원의 지시에 따라 또 다른 피해자 C씨에게 접근했다. C씨는 현금 일련번호, QR 코드 등을 전부 추적해 자금 추적을 해야 하니 현금을 찾아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달하라는 설명에 A씨에게 3300만원을 건넸다. A씨는 돈을 가로챈 뒤 사라졌다.

A씨의 범행을 멈춘 것은 또 다른 피해자의 신고였다. 그는 3일 뒤 또다시 금융감독원 직원으로 속이며 피해자로부터 3200만원을 가로채려다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지시를 받아 현금을 전달했으나, 보이스피싱이나 범죄 행위의 일환인 것을 알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의 공모 사실은 전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 방법이나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공범 사이에 이뤄진 연락 내용이나 수단, 현금 수거 업무를 맡긴 사람과의 대면 여부, 근로계약서 등 작성 여부를 비롯해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경위와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법원은 적어도 A씨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가 범행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했어도 자신의 행동이 보이스피싱 범행의 일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식한 채 수거책 업무를 수행했다고 본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본인이 담당하는 업무나 채용된 회사가 합법적이지 않은 일과 관계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업무를 수행했다. A씨는 편법을 이용한 업무라는 설명을 회사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보이스피싱 범행의 수법과 폐해는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고 공범들은 긴밀히 연결돼 있어 보이스피싱 범행의 실체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만 범죄의 공동 정범이 되는 것도 아니다.

A씨가 상당한 사회 경험을 쌓았음에도 극히 이례적인 방식의 채용 과정을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도 법원은 지적했다. A씨는 범행 당시 36세 남성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했으며 지난 2023년 12월 호텔에 취업한 뒤 경호 관련 프리랜서로 일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채용될 당시 주민등록등본, 신분증 사본, 계좌번호 등을 전달하면서도 별도 대면 면접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회사를 방문하지도 않았다.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근로계약서에 적시돼 있지 않았으나 이를 특별히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의 업무는 비정상적인 업무 처리였으며 널리 알려진 보이스피싱 범행의 전형적인 수법에도 부합했다. 그는 총 15회에 걸쳐 현금 수거 등 업무를 담당했다. 피해자의 성별과 인상착의에 대한 설명을 듣고 피해자를 만난 뒤 조직 지시대로 현금을 받아 갔다. 자신의 출근 사진을 미리 전달받아 갖고 있는 다른 2차 수거책에게 교부받은 피해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A씨가 약 4주 동안 받아간 보수는 500만원 상당이었다.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그는 일급 18만원, 초과근무수당으로 시간당 3만원을 보수로 약속받았다. 실제로 근무한 시간, 근무 기간, 노력 등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간단한 업무를 맡았음에도 상당히 많은 금액을 받아 간 점이 이례적이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그는 근무 시간에는 카드로 결제하지 말고 항상 현금 결제를 하라는 조직 지시에 따라 선불 교통카드를 이용했다. 본인 명의를 함부로 알려주지 말라는 말에 가명을 쓰기도 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제13형사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7)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배상 신청인의 신청은 각하했다.

A씨는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6명으로부터 1억8045만원을 편취했거나 속여 뺏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끼쳐 엄중 처벌해야 한다며 그를 질책했다. 재판부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검거되기 전까지 2000만원 넘는 현금 다발을 수거하는 등 범행을 수 차례 반복했고 보수로 약 484만원을 지급받아 수익이 적지 않다"며 "피해액 중 대부분을 전보하지 못한 것으로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액이 가장 큰 피해자는 피고인이 단 한 차례도 사과나 합의를 위한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며 수차례 엄벌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의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점, 확정적 고의를 갖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미수에 그쳐 피해가 현실화하지 않은 범행도 있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하다고 보이는 점 등도 종합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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