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그 이상을 향해··· 엔씨, '캐주얼 게임'으로 새 이용자층 연다
2026.05.09 09:01
| 스마트비즈 = 양대규 기자 | 엔씨소프트가 MMORPG 중심 기업이라는 기존 이미지에 '캐주얼 게임'을 더해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팬덤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신규 이용자 유입 경로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 변화의 출발점은 조직 개편이었다. 회사는 2024년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며 개발·데이터·라이브 운영을 통합한 전담 조직을 구축했다. 글로벌 캐주얼 시장 경험을 가진 인력을 영입하고 기술 플랫폼을 정비해 기존 대형 MMORPG 개발 방식과 다른 빠른 제작·서비스 구조를 마련했다.
이후 인수 전략이 이어졌다. 베트남 개발사 리후후와 국내 머지 게임 스튜디오 스프링컴즈를 확보하며 장르 전문성과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동시에 확보했다. 리후후는 북미·유럽 매출 비중이 높은 글로벌 개발사로, 다수의 캐주얼 게임 운영 경험을 갖췄다. 엔씨는 이를 통해 내부 개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스튜디오 네트워크형' 제작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는 플랫폼 역량까지 확장했다. 독일 베를린 기반 모바일 캐주얼 플랫폼 기업 저스트플레이 인수를 통해 광고기술(AdTech)과 보상형 게임 모델을 확보했다. 이용자가 게임 플레이를 통해 보상을 얻고 광고 수익이 다시 유입되는 구조는 신규 유저 확보와 유지율을 동시에 높이는 방식이다. 증권가는 이 인수로 글로벌 캐주얼 매출 기여도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캐주얼 라인업과 애드테크 역량을 내재화하게 됐다"며 "최근 매출 성장세를 감안할 때 인수 완료 이후 올해 약 2060억원 수준의 매출 기여가 가능하고 영업이익률은 20% 내외로 약 400억원 규모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저스트플레이는 올해 전년 대비 88%의 매출 신장이 기대될 만큼 뛰어난 성장성과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캐주얼 사업의 핵심 플랫폼을 확보하고, 국내외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엔씨는 로블록스 코리아와 마케팅 협약을 체결하며 10대 이용자 접점을 확보했다. '아이온2' 오프라인 간담회에는 2030 세대와 여성 이용자가 대거 참여했다. 모바일 캐주얼 사업 확대와 맞물려 연령·성별 이용자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퍼즐·하이퍼캐주얼 장르가 MZ세대 선호도가 높은 만큼 캐주얼 라인업이 자연스러운 신규 유입 창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리니지 시리즈가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유지하는 동안 아이온2는 중간 세대를, 캐주얼 게임은 10대와 라이트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MMORPG로 유입되던 과거와 달리, 캐주얼 게임을 시작점으로 엔씨 생태계에 진입하도록 설계된 셈이다.
시장 환경 역시 이런 전략을 뒷받침한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성장의 상당 부분이 캐주얼 장르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이 확대되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엔씨가 개발 중심 기업에서 플랫폼·퍼블리싱·데이터 기업으로 확장하는 이유다.
엔씨의 캐주얼 전략은 단순 장르 다각화가 아니다. 코어 MMORPG 팬덤 위에 가벼운 플레이 경험을 얹어 이용자 저변을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게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리니지의 회사'였던 엔씨가 이제는 캐주얼 게임을 통해 새로운 이용자와 처음 만나는 회사로 변화를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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