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전
[영상] 25억 ‘잠래아’에 1억 들고 입주?… 신혼부부의 ‘반전 입주기’[부동산360]
2026.05.09 07:01
시세보다 40% 싼 ‘미리내집’ 당첨
“아낀 주거비로 5년 내 매수 목표”
“아낀 주거비로 5년 내 매수 목표”
| 27일 헤럴드경제가 서울시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2)을 통해 잠실래미안아이파크에 입주한 이상욱·고민지 부부를 인터뷰하고 있다. [김율PD]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신혼부부가 신축 전세 살면 안 된다고요? 좋은 환경인 만큼 더 아끼고, 열심히 모아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받고 있어요. 잠실 인프라를 누리며 아이를 낳고, 5년 내 ‘준비된 매수’를 하는 게 목표입니다.”
‘국민평형’ 84㎡(이하 전용면적) 실거래가가 40억원대를 기록 중인 잠실의 새 대장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래아)’에 1억원대 종잣돈으로 입주한 신혼부부가 있다. 이상욱(31)·고민지(27)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 부부가 살고 있는 잠래아 43㎡는 매매 호가 기준 25억원대, 전세의 경우 8억원~10억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2월 전세금 5억2800만원에 입주했다. 지난해 하반기 제5차 서울시 미리내집(장기전세2) 입주자 모집에 당첨된 덕이다. 시세보다 40% 저렴하게 신혼집을 마련하면서, 월 체감 주거비를 75만원(3억원·전세대출·연이자3% 기준) 정도 절약하고 있다.
| 이상욱·고민지 부부의 전세금 마련방법 및 월평균 주거비. |
그렇다면 두 사람이 실제로 매월 부담하는 주거비는 어느 정도일까.
이상욱·고민지 부부는 함께 마련한 1억3800만원의 초기자금에 ①일반전세대출 3억4000만원(연4.2%, 월이자 119만원) ②사내대출 5000만원(연2.1%, 월 이자9만원)을 더해 전세금(5억2800만원)을 마련했다. 주거비 명목으로 지출하는 월 비용은 148만원 수준(관리비 20만원 포함)이다. 현재 같은 평형 월세 매물 호가가 보증금 1억원, 월세 360만원임을 고려했을 때 말 그대로 ‘반값 임대료’로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연초 성과급 등 목돈이 생길 때마다 해당 자금을 갚아 향후 체감 주거비는 더욱 감소할 예정이다.
월급 50% 이상 무조건 저축
5년 차 직장인 부부인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재테크 방식으로 초기 종잣돈을 만들었다. 아내 고씨는 취업 후 본가에서 왕복 3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며 월급의 50% 이상을 저축했다. 은행 특판 적금이나 6~7%대 고금리 상품을 통해 예·적금 풍차돌리기를 하며 국내외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를 병행해 결혼 자금을 모은 사례다.
| 이상욱·고민지 부부가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내 보행로를 걷고 있다. [김율PD] |
남편 이씨 또한 월급의 절반 이상을 주식 등 공격적인 투자를 병행하며 종잣돈을 모았다고 한다. 이씨는 “두 사람 모두 정책금융상품인 청년도약계좌(납입기간 5년, 총5000만원)에 매월 적금을 넣고 있다”면서 “결혼 후에는 기존 보유주식의 손익으로 분할투자를 하며 안전자산과 투자자금을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도 처음부터 임대주택을 고려한 건 아니다. 결혼 전이었던 2025년 봄, 매수를 위해 서대문구로 임장을 다녔지만 급등하는 집값에 좌절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 이씨는 “집을 보고 고민하는 한 달 사이 집값이 5000만원 단위로 뛰더라”라면서 “급등장의 구축 매매보다 5년 내 자금을 최대한 불려 청약을 노리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임대면 어때요? 주거는 안정되고 돈은 더 모이는데
첫 신혼집인 종로구 오피스텔(실평수 8평)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자금대출로 구해본 이들은 주거 정책을 활용하기로 한다.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을 비롯해 5번 가까이 낙첨됐지만 지난해 여름, 신혼여행지에서 18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잠래아 당첨 소식을 들었다.
| 2026년 제7차 모집공고상 미리내집 소득기준. [헤럴드경제DB] |
이들이 임대주택을 선택한 이유는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계획적으로 매수를 준비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리내집은 퇴거 전 한 달 전에만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에 통보하면 안정적으로 전세금을 반환받을 수 있고 분양이 되더라도 입주 전까지 거주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 출산 시 그 시점을 입주 후 20년 내에서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미리내집은 입주 후 2년마다 자격 심사를 통해 계약을 갱신해야 하지만 재계약 전 자녀를 출산 시 소득 자산 등 기준이 면제(최장 20년 거주 가능)된다. 이 때문에 민간 임대차 계약 대비 장기적인 주거 계획을 세우기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들 부부은 미리내집이 출산 계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3보1아기(3걸음을 걸으면 아이 한명이 보인다)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주말에는 웃음소리가 단지에 가득 찬다”면서 “주거가 안정되고 잠실에서 아이를 키우기 좋다는 생각이 드니 저희도 3년 내 출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주택에 대한 일각의 편견에 대해 “자산 형성이 늦어진다는 우려가 주변에 있지만 저희는 대출이자를 제외한 소득으로는 투자와 저축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무리한 매수가 아닌 초기 자금 부담을 조절하면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고 설명했다.
|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인근 부동산에 시세 관련 정보가 적혀 있다. 김희량 기자 |
다음 목표는 청약 특공 당첨
이들 부부의 목표는 임대주택 거주 기간 내 분양이 되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신혼 초기를 잠실에서 보내고 청약 자금을 마련해 특공에 당첨되는 게 제일 바라는 시나리오”라며 “이 때문에 성과급이나 목돈이 생길 때마다 대출상환에 사용하며 저희의 ‘시드머니’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생활 만족도는 높다. 잠래아는 수영장·골프연습장과 같은 커뮤니티 시설을 비롯해 지하철 2·8·9호선을 통해 여의도, 강남, 광화문 등 도심 업무지구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보 10여분 거리에 롯데마트를 비롯해 올림픽공원, 석촌호수 등 주요 생활 인프라가 밀집한 점도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 부부은 소비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었다. 고씨는 “새집이지만 아낄 수 있는 건 최대한 아끼기 위해 30년 넘은 선풍기와 본가의 옷장을 가져와서 쓰고 있다”면서 “소비 통제를 위해 차량 구입은 최대한 미루고 외식을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미리내집은 지난해 정부의 대출 규제 이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신혼부부를 위해 5월 7차 모집공고부터 초기 전세금 부담을 줄여두는 ‘보증금 분할 납부제’를 실행한다. 앞으로는 입주자들은 전세금의 70%만 선지급하고 30%는 연2.73%의 이자를 내면 된다.
이상욱·고민지 씨 부부는 “신축아파트는 등기가 없어 대출이 더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서울시의 새 제도가 신혼부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기존 입주자들도 보증금 분할 납부 혜택을 통해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선택지를 준다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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