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역대급 방문객에도 소비는 하락... 경제 효과 ‘빨간불’
2026.05.09 07:01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지역축제를 찾는 방문객 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는 오히려 감소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2025 문화관광축제 빅데이터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문화관광축제 방문객 수는 143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1157만명 대비 23.7%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축제 기간 총 소비금액은 지난 2022년 4887억원을 정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4779억원, 2024년 4403억원으로 꾸준히 내리막세를 보이다 2025년 4639억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22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1인당 평균 소비금액 역시 2022년 3만9128원에서 올해 3만2415원으로 17% 줄었다. 현지인의 평균 소비금액이 1480원으로 평균치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특히 전체 방문객의 96%를 차지하는 외지인의 인당 소비금액은 2022년 6만6077원에서 5만3951원으로 매년 하락세를 보이며 18% 가량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집계 방식에 오차가 존재할 수 있어 소비금액을 정확한 수치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축제 방문객은 늘어나는 반면 소비는 줄어드는 흐름이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축제 흥행과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간 괴리가 점차 커지는 셈이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분석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됐다. 올해 축제 관련 긍정 키워드 순위에서 ‘무료’가 2위로 급부상하면서 비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형 축제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축제가 곧 지역 상권 소비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또한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축제의 양적 확대로 질적 경쟁력이 저하됐다고 지적한다. 송진호 나라살림연구소 객원연구원은 “공공 재정의 적절성을 점검하지 않은 채 축제를 무분별하게 늘리거나 관행적으로 유지하는 방식은 소비를 효과적으로 유인하거나 주민 참여로 연결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선심성 지역축제가 반복될 경우 축제 본연의 지역문화·관광 경쟁력보다 단기 행사 운영에 치우치게 된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법적·구조적 한계로 축제의 질적 성장 자체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전국 축제 재원은 93%가 국비 및 지방비로 구성돼 있어 공공재원 의존도가 높다.
문제는 공공재원 편성은 매년 다시 이뤄지는데다 축제에서 거둬들인 수익은 예년으로 이월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축제 예산이 20억원이라면 지난해 동일한 축제에서 5억원 수익을 얻었더라도 다시 새롭게 20억원을 따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민간 기업의 후원도 선거법이나 청탁금지법, 기부금품법 등 법적인 이유로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선거 등 중대한 국가 행사가 있을 경우 지역 축제도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더러 있고, 기업의 기부금 후원도 원천 차단된 상태로 오히려 해외 축제에 후원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담당 공무원의 보직 변경이나 행정관행 의존으로 축제 담당자의 전문성 축적이 어렵다”며 “한국의 문화관광 축제를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 등 관련 법안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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