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떠난 아이들, 슛 대신 베팅”…학교체육 파고든 불법 도박 [권준영의 머니볼]
2026.05.09 05:25
청소년 도박 1년 새 62% 급증…운동장 밖 파고든 스마트폰 속 베팅창
불법 도박 시장 96조원 규모…학생 선수까지 흔드는 검은 유혹
텔레그램·디스코드로 번지는 청소년 도박…“피해자·가해자 경계 흐려져”
5월12일 사감위법 개정 시행…학교 도박 예방교육 강화
학교체육 활동이 끝난 뒤에도 일부 청소년들은 다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본다. 경기 영상을 돌려보던 손끝은 어느새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로 향하고, 온라인 공간에는 베팅 참여를 유도하는 메시지들이 빠르게 퍼진다. 운동장 밖에서 시작된 ‘0.1초의 베팅’이 청소년 일상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 |
|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
이진식 사감위 사무처장은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 1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비용이 매우 크다”고 언급하며, 청소년 도박 문제가 단순한 일탈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스포츠의 메커니즘에 익숙한 일부 학생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노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승패 흐름과 확률 구조에 익숙한 청소년일수록 이러한 유혹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통 경로는 더욱 음성화되고 정교해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차단한 불법 도박 사이트 및 게시물은 매년 약 5만 건 수준에 이른다. 특히 최근에는 텔레그램, X(옛 트위터), 디스코드 등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유통 경로가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 |
| 청소년 도박. 게티이미지뱅크 |
스포츠윤리센터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운동부 내 인권 침해는 과거의 신체적 폭력 중심에서 금전 요구나 계좌 대여 등 경제적 형태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 도박 문제가 결합될 경우, 개인 간 채무가 집단 내 서열 관계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사례에서는 계좌 대여나 대리 베팅 요구로 이어지는 구조가 확인되기도 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학교 체육의 기능 회복’을 강조한다.
김동환 한양대 명예교수는 “도박이 제공하는 즉각적 자극을 학교체육 활동이 주는 성취 경험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준 스포츠포럼21 상임대표 역시 “학교체육 활동이 진로와 연결되는 구조가 정착될 때 예방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
| 사진=연합뉴스 |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을 도박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교육 환경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전용기 의원 역시 청소년 도박 문제를 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과제로 강조했다.
결국 핵심은 하나다. 도박 클릭을 멈추게 하는 힘은 단속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스마트폰 밖에서 다시 운동장으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한 번만 참여하면 된다”는 식의 유혹은 청소년들의 일상과 미래를 순식간에 흔들 수 있다. 과거의 폭력이 몸에 상처를 남겼다면, 오늘의 도박은 관계와 진로, 미래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제는 단속과 교육, 그리고 학교체육 시스템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도박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