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올릴수록 적자, 회사 그만두지 말라" 132만 수산물 유튜버의 현실
2026.05.09 04:31
편집자주
온라인 플랫폼 등장 이후 온갖 콘텐츠가 엄청난 양과 속도로 생산·소비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의 주역은 1인 미디어와 독립 채널입니다. 이들이 자본과 기술, 인력을 갖춘 전통적 콘텐츠 생산 구조를 압도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크리에이터들의 창업 이야기와 고민, 애환을 들어보는 인터뷰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는 김지민(50)씨는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수산물을 콘텐츠로 소개하며 132만 구독자를 모았다. 비슷한 소재로 오랫동안 네이버와 다음에서 인기 블로그 작가로 활동하며 쌓은 내공을 유튜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 결과다. 어류 칼럼니스트로 성공한 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변신해 새로운 꽃을 피워내고 있는 그를 지난달 13일 소속사인 티엠씨엔터의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유튜브 채널 운영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게임 관련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하면서 8년 정도 근무했다. 그게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었다."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는.
"직장 상사와 야유회를 가서 바다낚시를 처음 접했다. 2003년쯤이었는데 그때부터 낚시에 재미를 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낚시 다녀온 이야기를 낚시 카페에다 썼는데 그게 사람들한테 호응을 받기 시작했다. 글에 소질이 있나 누가 그러더라. 이걸 왜 카페에 올리냐, 자기 블로그라든지 만들어서 거기에서 구독자 모으고 조회수 일으키고 꾸준히 활동하면 작가로서 뭔가 보이지 않겠냐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블로그를 개설해서 열심히 키웠다. 잠을 줄여가면서 매일 하루에 하나씩 글을 올렸다."
-낚시 다녀온 경험 위주로 매일 글을 쓸 수 있나.
"낚시만 가지고 하루에 하나씩 쓰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수산물이었다. 모르는 것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알아보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낚시로 배우고 또 선장님이나 베테랑 낚시꾼들을 통해서 들었던 내용이랑 인터넷에 나와 있는 내용이랑 안 맞는 게 상당히 많은 거다. 그래서 내 수준에서 정리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낚시로 잡았던 물고기에 대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대중성이 떨어지니까 이제는 먹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잡는 방법부터 습성까지 어류에 대한 포괄적인 이야기를 쓰니까 매일 써도 글의 소재가 무궁무진하더라."
-블로그 글의 반응은 어땠나.
"그렇게 1년을 썼다. 새벽에 일어나서 신문처럼 아침에 발행을 했다. 당시에 또 블로그 작가라고 해서 순위제가 있었는데 1위부터 300위까지 정하는데 그때 내가 정치블로거 아이엠피터님이랑 같이 한 2년 동안 1, 2위를 번갈아 거의 독식했다."
-직장은 언제 그만두었나.
"1년 열심히 하고 블로그로 한 달 수익이 100만 원 남짓 생기기 시작하던 때였다. 애드센스 수익이랑 다음에서 주는 상금까지 하니까 어느 때는 200만 원이 넘더라. 이걸로 당장 먹고살 수는 있겠다 싶었다. 직장 다니면서는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으니까 좀 과감하게 아예 글쟁이로 가보자 생각했다."
-유튜브 채널은 언제 시작했고 계기는.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한 게 2010년이고 유튜브는 2018년 겨울에 했으니까 8, 9년 정도 지나서 했다. 일단 블로그 글을 사람들이 안 읽기 시작하더라. 나만이 아니고 주변의 동료 블로거들도 다 겪는 현상이었다. 당시에 '파워 블로거지'라는 신조어도 나오고 블로그 생태계의 신뢰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거기다 또 하나 환멸을 느꼈던 건 네이버 정책이었다. 그때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더라. 원래 블로그의 매력은 본인이 경험한 것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건데 어느 순간 돈을 받고 식당 리뷰를 하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사람들이 원래는 맛집을 검색을 통해서 보고 갔는데 이 맛집 리뷰를 못 믿게 된 거다. 그러다 보니 내가 쓰는 글도 돈 받고 썼냐 하면서 약간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기더라. 그러던 참에 주변에서 유튜브가 한창 뜨는데 유튜브를 해보라고 해서 고민하다 시작했다."
-지금까지 올린 영상을 유형별로 나누면.
"채널에서 메인은 집에서 수산물 특징을 소개하고 손질법, 조리법까지 알려주는 콘텐츠다. 그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것 중 하나가 해산로드 시리즈로 전국에 있는 시장을 다니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담은 시장 체험기이다. 매월 초에 월별 제철 수산물을 알려주는 콘텐츠도 있다. 최근 인기 있는 것은 입문철TV인데 여러 제보를 갖고 질의응답 형식으로 답변해 주는 거다. 우리 바다의 물고기를 어종별로 소개하는 자산어보 시리즈도 있다. 한두 달에 한 번 정도씩 올린다."
-영상은 얼마 만에 한 번씩 올리나.
"일주일에 두 번 화요일과 금요일 저녁에 올린다. 그래서 촬영을 일주일에 두 번은 꼭 해야 한다."
-촬영, 편집 스태프가 따로 있나.
"처음에는 와이프와 둘이서 했는데 힘들어서 편집자 두 분이 도와준다. 화요일 영상, 금요일 영상 이렇게 나눠서 일주일에 한 편씩 해준다. 최근에는 카메라 감독을 영입해서 촬영을 맡기고 있다. 주로 집에서 음식 조리하거나 손질할 때 촬영을 도와준다."
-영상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수산물은 제철 개념이 있어서 그게 지난 뒤에 올리는 건 별 소용이 없다. 촬영할 때는 미리 2, 3주분 재료를 확보해놓고 사람들 관심이 있을 때 올리는 게 핵심이다. 문제는 서울에서 다양한 종류와 신선도를 가진 원물 구하는 게 어렵다는 거다. 서울에서 구매할 루트라고는 인천종합어시장이나 노량진수산시장 정도인데 신선하기는 하지만 다양성이 떨어진다. 희귀 어종은 더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전국에 알고 지내는 중매인들에게 이런 거 들어오면 연락해달라고 수배를 걸어놓기도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날씨가 안 좋으면 자연산은 아예 안 들어오거나 시장에 들어와도 선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 걸 사다가 촬영할 수는 없다. 제때 원물을 구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다."
-구독자나 조회수가 빨리 늘어난 계기가 있었다면.
"유튜브 시작하고 한 2년쯤 됐을 때인데 서울의 한 수산시장에서 저울치기를 맞닥뜨렸다. 저울치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런 행태가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고질병이어서 공론화시켜야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딱 마주친 거다. 알아보니 사기 친 가게 사장이 그 시장 상인회장이더라. 다음 날 찾아가서 사과받아내고 수협 관계자도 찾아와서 재발 방지 약속까지 받아내는 과정을 영상으로 올렸다. 그 이후로 구독자가 우상향을 그리며 많이 늘어났던 것 같다."
-130만 구독자 채널이면 수익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어떤가.
"지금 내 채널은 신규 유입이 줄고 있는 편이고 구독자 중 30% 정도가 보는 것 같다. 그래서 편당 평균 조회수가 20만~30만이다. 조회수 한 번에 수익 1원이라고 보통 얘기한다. 내 채널 같은 경우 연령대가 있는 경제활동 왕성한 구독자층이니까 2, 3원 정도로 가정하면 30만 조회수에 영상 수익이 90만~100만 원쯤 된다. 그런데 편당 제작비가 100만 원이 넘는다. 영상을 올리면 올릴수록 적자 보는 구조다. 가끔 50만, 60만 또는 100만 조회수가 나오기도 한다. 전에는 많았는데 요즘은 한 달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 그런 영상들이 있어서 그나마 적자를 면한다."
-광고나 협찬 수익도 있지 않나.
"의뢰는 들어오는데 하지 않는다. 돈 받고 하는 거면 객관적으로 일을 할 수 없어진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정부 부처나 관공서의 공익성 광고는 거부감이 없으니까 하고 있지만 1년에 많아야 대여섯 건 정도라 제한적이다."
-유튜브 채널을 해보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내가 시작할 때와 지금은 유튜브 생태계가 완전히 달라졌다. 블로그도 마찬가지였다. 개인이 체험한 생생한 현장, 노하우를 전달하는 신선함이 어느 순간 변질돼 광고가 붙고 바이럴 마케팅 수단이 되면서 물을 다 흐려놨는데 유튜브도 약간 그렇게 됐다. 게다가 방송사들이, 연예인들이 장악을 했지 않나. 그 사람들의 영상 퀄리티와 기획력을 일반인들이 따라잡을 수 없다. 살아남으려면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 대체 불가능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돈 벌어 성공하려고 유튜브에 뛰어들면 10명 중 8명은 실패할 거다. 그게 아닌 이상 그냥 취미로 하라고 말하고 싶다. 직장 다니면서 수입을 얻고 유튜브로는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장으로 삼으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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