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 주로 하이닉스·앤트로픽 동시 투자?”…해외 개미들은 韓 지배구조 ‘열공’ 중
2026.05.08 15:32
상승은 느리고 하락은 빠른 韓 지주사 특징 간과하기도
“외인 통합계좌 서비스 확대로 자금 유입 기대…변동성 확산 우려도"
코스피 7000 시대를 맞아 해외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담는 수준을 넘어, 한국 특유의 복잡한 지배구조까지 공부하며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
최근 엑스(X)에서는 한 해외 투자자는 SK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도를 공유하며 “SK 한 종목으로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SK가 SK스퀘어와 SK텔레콤을 자회사로 두고, 다시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를 보유한 수직 계열화 구조를 실전 투자 포인트로 짚어낸 것이다. 이 투자자는 “SK 주식 하나로 SK하이닉스의 성장성과 앤트로픽의 잠재력을 동시에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23년 미국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1억달러를 투자해 약 0.3%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기록적인 고공행진에 힘입어 지주사인 SK스퀘어와 SK 주가도 동반 랠리를 펼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주사를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다.
다만 SK 주식 한 주에 담긴 앤트로픽의 실질적 가치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SK하이닉스의 가치와 지주사 할인 여부가 SK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지주사는 자회사 가치 상승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 1년간 SK하이닉스 주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19만800원에서 전날 기준 165만4000원까지 약 8배 급등했지만, 지주사인 SK 상승률은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회사 주가가 이미 지주사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올랐음에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지주사 할인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시장 조정 국면에서는 지주사가 더 크게 흔들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코스피가 급락했을 당시 SK하이닉스 주가가 약 24% 하락하는 동안 SK스퀘어는 28% 떨어졌다. 이는 자회사 가치 하락과 지주사 할인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한국 증시 특유의 복잡한 밸류에이션 체계는 외인들에게 여전히 낯설지만, 역설적으로 해외 개인 투자자들이 국장을 드나드는 문턱은 그 어느 때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8월 하나증권이 홍콩 엠페러증권과 첫 통합 계좌 거래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삼성증권이 미국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와 제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통합 계좌 서비스 시범 운영에 나섰다.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IBKR이 한국거래소 직접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의 종목 코드는 무엇이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 분석하거나 SK하이닉스 독일주식예탁증서(GDR) 거래 수익을 인증하는 게시물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기존에는 해외 개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거래하려면 외국인 투자등록(IRC) 절차를 거쳐 국내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개설해야 했다. 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Arca)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EWY·iShares MSCI South Korea)’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통합 계좌 서비스가 정식 출시된다면 IBKR을 통해 직접 SK하이닉스에 주문을 넣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올해 1월 외국인 통합 계좌 개설 주체 제한이 폐지된 가운데, 이번 삼성증권·IBKR 서비스 공급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 수급의 구조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 수급은 연기금·헤지펀드 등 기관 중심 폐쇄형 시장이었다”며 “현재는 글로벌 브로커를 통한 접근성이 개선됐고 SNS 기반 투자 문화까지 결합되면서 리테일 자금까지 추가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개방성과 거래성의 증가는 일부 밈(Meme·유행 콘텐츠) 종목 쏠림이나 변동성 확대 등 투기성 자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코스피의 글로벌화는 반갑지만 마냥 긍정적인 부분만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마이크론 주가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