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비데 공장서 알바하던" 유해진·류승룡, 대상 영예[백상예술대상]
2026.05.09 00:59
[파이낸셜뉴스] 배우 류승룡의 기억을 따르면 "30년 전 비데 공장에서 알바하던 두 청년"이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나란히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유해진 "조연상으로 만족했는데...감개무량"
8일 오후 JTBC에서 생중계된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유해진과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의 류승룡이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먼저 유해진은 특유의 위트와 진심이 담긴 소감으로 객석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는 "사실 내심 최우수 연기상을 기대했다가 불발돼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며 "그런데 카메라가 슬슬 제게 오길래 우리 작품 상주나 생각했다"며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밝혀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어 그는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연극을 떠나 영화를 시작할 때 그저 먹고 살 수만 있기를 바랐고, 조연상을 받았을 때 이미 충분히 만족하며 연기 인생을 살자고 다짐했었다. 이렇게 대상을 줘 감개무량하다"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흥행의 주역인 관객들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약 1700만 관객 여러분이 다시 극장을 찾아주신 덕분에 극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혈색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스럽다"며 "잊혔던 '극장의 맛'을 다시 느껴주신 관객들 덕분에 영화인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동료들에 대한 애정도 표했다. 특히 상대 배우였던 박지훈에 대해 "연기는 상대적인 것인데, 박지훈 배우가 준 좋은 호흡과 눈빛 덕분에 배역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인이 된 배우 안성기를 향해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영화 '무사'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과거 안성기 선배님이 '배우는 작품이 없을 때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것을 늘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다"며, 연기 스승인 송혜숙 선생님과 안성기 선배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는 묵직한 메시지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또 품 속에서 편지를 꺼낸 뒤 "아까 어떤 팬이 행운의 부적이라고 건네줬는데 이분한테도 너무 감사드린다"고 부연해 눈길을 끌었다.
류승룡, 방송 부문 대상… "유해진과 나란히 대상, 감개무량"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위태로운 50대 가장의 고뇌와 성장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류승룡은 무명 시절의 고생을 추억하며 현장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류승룡은 먼저 영화 부문 대상을 받은 동료 유해진을 언급하며 감격에 젖었다. 그는 "30년 전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포스터를 붙이고, 조치원 비데 공장에서 한 달 동안 함께 아르바이트하며 고생했던 시절이 떠오른다"며 "생각지도 못했는데 둘이 나란히 대상을 받게 돼 정말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과 주인공 김낙수 이름에 담긴 의미를 짚은 뒤 "누군가를 살리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고생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같은 따뜻한 말 한마디"라며 극 중 아내의 위로가 김 부장을 다시 일으켰듯 우리 사회에도 서로를 향한 공감과 용서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어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고 기도로 뒷바라지해 주는 부모님과 자신의 '심장이자 엔진'인 아내와 아들에게 사랑을 전한 뒤, 스스로에게 "승룡아 수고했다"는 인사도 건넸다.
마지막으로 "실패의 여정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반응해 주신 시청자들께 감사하다"며 "이 땅의 모든 '낙수'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진심 어린 응원으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1인 2역' 박보영, 열등감 고백 눈길
이날 영화 부문 최우수 남녀 연기상은 '얼굴'의 박정민과 '만약에 우리'의 문가영, 방송 부문 최우수 남녀 연기상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현빈과 '미지의 서울' 박보영에게 돌아갔다.
'미지의 서울'에서 1인 2역을 한 박보영은 극중 인물처럼 타인의 삶을 부러워한적이 있다고 털어놔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그는 "저 역시도 다른 사람의 삶이 제 삶보다 더 낫고 좋아 보인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며 운을 뗐다. 이어 "타인의 재능만 바라보느라 그 뒤에 숨겨진 노력은 미처 보지 못했던 것 같다"며 "경쟁이 너무 싫고 매 순간 저의 가치와 쓰임을 증명해 내는 게 너무 버겁고 힘들 때가 많았다"고 고백했다.
동료 배우들을 향해 "뒤처지고 싶지 않고 더 잘해내고 싶은, 어쩌면 지고 싶지 않은 모난 마음으로 노력했던 날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며 "선의의 경쟁자이자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준 동료들에게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작품에 욕심이 나 출연을 결정했지만 매일 걱정하고 후회했다고 밝힌 그는 자신을 일으켜 세운 것은 "대본"이었다며 "놓칠 수 없는 훌륭한 글을 써준 이강 작가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또한 1인 2역인 '미지'와 '미래' 사이에서 방향을 잃을 때마다 길잡이가 되어준 박신우 감독과 제작진에게도 공을 돌렸다.
1인 2역 촬영을 위해 함께 땀 흘린 배우들, 스태프들 그리고 두 대역 배우의 이름도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부모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극중 명대사를 언급하며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르니까 오늘 하루를 잘 살아보자고 꼭 인사하고 싶다"는 말로 벅찬 소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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