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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 강제폐간 100년… 언론인 차상찬의 정신, 춘천에서 일깨웠다

2026.05.08 15:22

▲ 춘천 출신 언론인 차상찬(1887~1946)을 기리기 위한 제80주기 차상찬 추모제가 8일 춘천 공지천 조각공원에서 열렸다. 서영 기자
"그러나 '개벽'은 침몰하였으면서도 그의 빛나는 정신은 살아 있으며, 그가 영향을 미친 기름진 거름은 남아 있다. 후대의 과업이 때를 맞이하여 그 거름에 그 정신을 배양한다면 그 일은 뒤가 이어지며 나아가는 걸음걸이의 속도와 모양이 한층 더 굳세어질 것을 믿는다"(차상찬, 1930년 7월 별건곤 5권 6호 '권두사' 중)

일제강점기 민중의 삶을 기록하며 한국잡지언론의 뿌리를 내린 춘천 출신 언론인 차상찬(1887~1946)을 기리기 위한 제80주기 차상찬 추모제가 8일 춘천 공지천 조각공원에서 열렸다.

차상찬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추모식은 정현숙 차상찬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허영 국회의원, 김진호 춘천시의장,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회장, 석영기 천도교 춘천교구장, 박종훈 춘천문화재단 이사장, 박용수 전 강원대 총장, 전상국 소설가, 육동한 더불어민주당 춘천시장 후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추모제에서는 차상찬 선생을 기리는 헌화와 지난해 기념사업회가 발간한 도서 두 권도 봉정됐다. '차상찬현대문선집 2-자미있는 이야기는 어떠한가'와 동화 '글로 나라를 지킨 독립운동가, 차상찬' 두 권이 헌정됐다. 송병숙 춘천문인협회장은 개벽 강제 폐간호인 72호에 실려있는 '수춘만평'을 낭독했다. 올해 어린이 행진을 위해 창작된 합창곡 '청오의 꿈, 우리들의 날개' 도 울려퍼졌다.

특히 올해는 한국지성사의 보고로 불리는 잡지 '개벽' 강제폐간 100주년과 발간을 주도한 차상찬 선생의 80주기를 맞는 해이기도 하다. 1926년 8월 72호로 폐간될 때까지 '개벽'은 삭제된 글이 150편에 이르고, 압수 40회, 발매금지 34회, 정간 1회, 벌금 1회 등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폐간 이후에도 차상찬 선생은 잡지 '혜성'과 '제일선', 개벽 신간을 발행하는 등 언론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차상찬 선생의 업적도 전국적으로 점차 알려져 의미를 더한다.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잡지협회는 최근 '모던 매거진(Modern Magazine)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 전시를 개최, 차상찬 선생이 주도한 '개벽' 창간호를 전시하고 있다. 또 차상찬기념사업회와 한국잡지협회는 지난 3월 업무협약을 맺고 국립한국잡지박물관 건립 추진 및 공동 홍보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잡지협회는 정기간행물 기본계획과 관련 법률에 국립한국잡지박물관 건립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어린이날 제정을 주도한 차상찬 선생의 뜻을 기리는 어린이 대행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정현숙 이사장은 "올해는 서거 80주년이 되는 해이자 개벽 강제폐간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차상찬 선생은 개벽 폐간 이후에도 심해진 일제의 검열에도 문예잡지 '제일선'을 출간하고 개벽 복간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차상찬 선생께서 언론인으로서,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 자리에서 함께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차상찬은 고향 춘천에 대한 자긍심을 지니고 있었다. 이제는 춘천이 그를 기려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 춘천 출신 언론인 차상찬(1887~1946)을 기리기 위한 제80주기 차상찬 추모제가 8일 춘천 공지천 조각공원에서 열렸다.
허영 국회의원은 "차상찬 선생 관련 기록물을 수집했던 김현식 전 대일광업 대표가 세상을 떠난지 1년이 됐다. 최근 한국잡지박물관 건립지로 춘천이 부상하고 있는데, 차상찬 선생을 기억하는 기록의 공간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김진호 춘천시의장은 "청오 차상찬 선생의 80주기 추모기일에 뜻깊은 행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차상찬 선생을 알리는데 춘천시의회가 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준태 춘천시장 권한대행은 "차상찬 선생은 혼란스러운 시대에서 외면하지 않고 기록했고, 침묵하지 않고 말씀했다"며 "선생의 글에는 시대를 바라보는 정신과 공동체에 대한 답이 있다"고 했다.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회장(전 청오차상찬기념사업회장)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영월을 바꿔놓은 사례처럼 문화의 힘처럼 큰 게 없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공지천 조각공원도 '차상찬'의 이름으로 널리 불려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차상찬기념사업회는 9일 오전 10시 공지천 조각공원에서 '차상찬 이야기 길' 행사를 열며 차상찬 문화주간을 마무리한다. 차상찬 동상에서 출발해 봉황대길과 강창골길, 선돌 고개를 넘어, 차상찬 고향 마을인 자라우 마을까지 걷는다. 지역곳곳에 얽힌 차상찬의 일화와 역사를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이채윤 기자

#차상찬 #선생 #개벽 #춘천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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