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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불법계엄 막는 개헌안 반대한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

2026.05.08 15:32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과 50개 민생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눈가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8일 국민의힘이 헌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신청하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39년 만의 헌법 개정안 처리는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헌법 개정안 내용에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졸속 개헌’ 등을 주장하며 정치적 이유로 개헌을 무산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헌법 개정안에 대해 어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서 투표를 무효시켰고, 오늘은 또 무제한토론을 하겠다고 한다”며 “의장은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고, 오늘로써 이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국민투표로 국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선거인단에 등록한 재외국민 여러분, 그리고 관계기관에도 유감의 뜻을 표하고 국회의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국민의힘을 작심 비판했다. 우 의장은 “매우 아쉽다. 몹시 안타깝다”며 “개헌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분명하고, 쟁점이 없어서 내용에 반대할 것도 없다고 하면서 여야 간 얼마든지 합의가 가능한, 내용에 대한 반대가 전혀 없는 개헌안을 놓고도 개헌의 문을 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략과 억지 주장을 끌어들여 39년 만의 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이라며 “국민의힘은 가까스로 만든 개헌 기회를 걷어찼을 뿐 아니라 공당으로서 국민께 한 약속 책임도 같이 걷어찬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불법 계엄을 반성한다, 반대한다고 한 소리는 다 어디 간 거냐”며 “불법 계엄을 꿈도 못꾸게 하는 개헌을 필리버스터까지 걸면서 이러고도 법원이 내란우두머리로 무기를 선고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비판과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만약에 20년, 30년 후에 이런 불법 내란이 또 벌어진다면 정말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전반기 국회에서 개헌안 통과는 어려워졌지만, 개헌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1987년 이후 시대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 현행 헌법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며 “비록 이번 기회는 놓쳤지만 출발선은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헌법불합치 판정 후 근 12년 만에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절차적 걸림돌을 해소했고, 전부 아니면 전무였던 전면 개헌 방식 대신에 합의되는 만큼 매듭을 풀어가는 단계적 개헌에도 공감대가 만들어졌다”며 “이번 결과로 역시 개헌은 안 되는 일이라고 하는 인식이 더 굳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그동안 의장이 수차례 걸쳐 요청했지만 불발되었던 개헌특위를 후반기에는 반드시 구성하기 바란다”며 “여야 모두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께 분명한 개헌 시간표를 제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이 헌법 개정안 외 50개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우 의장은 “제가 올린 50개의 안건은 여야 합의로 법사위를 통과한 민생법안들”이라며 “그런 법안들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걸겠다니 법안이 통과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냐”고 말했다.

우 의장은 “여야 합의로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을 특별한 사유도 없이 선별적으로 본회의에 올리고 처리를 미루려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며 “저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안) 표결에 불참해 투표를 성립시키지 않는 것도 모자라서, 합의한 민생 법안까지 볼모로 잡겠다고 하니 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지켜보는 국민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에게 몽니를 부리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법안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다. 국민 삶이 들어가 있다”며 “국민 삶에 필요한 법을 멈춰 세우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 민생을 인질로 붙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2대 국회 전반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며 “상식적인 국회 운영에도 어깃장을 놓는 이 상황이 정말 분통 터지고 눈물이 나올 것 같고 정말 화가 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까딱하면 우리가 다 누구 말대로 꽃게밥 될 뻔한 적도 있고, 국회가 그걸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이만큼 회복하고 민생을 챙기자고 열심히 노력해서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며 “과오를 반성도 하지 않고 불법 비상계엄을 꿈도 못 꾸게 하는 이것(헌법 개정안)까지 막아서고 민생 법안까지 막는 무도한, 무책임한 관성은 규탄받아야 마땅하다”며 법안 상정 없이 회의를 마쳤다.

우 의장의 발언 중 국민의힘 쪽에서는 “우 의장 마음대로 하지 마십시오” “짧게 하세요” 등의 항의가 나왔다. 국민의힘 항의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고성으로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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