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발로 끝난 39년 만의 개헌…우원식 ‘눈물의 산회’
2026.05.08 17:50
국힘 “반대 묵살한 개헌은 독재”
필버 예고에 禹의장 재상정 철회
민주당, 국회법 개정 시사하기도
靑 “국힘 반대 유감…논의 계속”
후반기 의장 출마자들 개헌 공약
찬성 여론도 60% 안팎으로 높아
지방선거 이후 불씨 살아날 수도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 개의 직후 개헌안 재상정 방침을 철회하고 산회를 선포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이 어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투표를 무효시켰고 오늘은 무제한 토론을 하겠다고 한다”며 “더 이상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고 오늘로써 이 절차를 중단한다”고 했다.
우 의장은 산회를 선포하며 거칠게 의사봉을 두드렸고 발언 중에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그는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가(可)든 부(不)든 의결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합의한 민생 법안까지 볼모로 잡겠다 하니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발됐던 개헌특별위원회를 (22대 국회) 후반기에는 반드시 구성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안 투표를 진행하려던 시도는 이번 본회의 처리 불발로 사실상 멈춰섰다. 여권 중심으로 추진되는 개헌안에 반발하며 반대 당론을 정한 국민의힘은 이날 개헌안 재상정 방침에 필리버스터를 예고하며 강력 대응했다.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하더라도 국민의힘의 비협조로 처리 가능성이 낮아지자 우 의장이 개헌 처리를 포기한 것이다. 개헌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려면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본회의 종료 이후 청와대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끝내 헌법개정안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후반기 국회에서 더욱 책임 있는 자세로 개헌 논의를 이어가며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주시기를 요청한다”며 “청와대는 앞으로도 시대적 과제인 개헌 논의를 국민과 함께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악용 사례에 대해 국회법 개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적극 검토하겠다”며 법 개정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새로 선출되는) 국회의장이 당연히 이 시대, 상황에 맞는 개헌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반기 국회 원구성 뒤 개헌안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애초에 재상정 절차가 잘못됐다며 ‘무산 책임론’에 반박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어제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해 소위 의결 정족수를 넘겼다”며 “의결 표수가 모자란 것이어서 명백히 부결된 것이고 이에 따라 (동일 회기에) 상정하는 것 자체가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위헌인 행위에 대해 국회의장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개최해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당위를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검찰·사법개혁 법안에 이어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 수사·기소 특검’까지 밀어붙이면서 정국이 경색된 만큼 국민의힘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득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만큼 처음부터 개헌 무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야권에 ‘책임론’을 돌리려는 시도 아니었냐는 야당 일각의 의심도 있다.
애초에 여야 모두 개헌 의지가 크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개헌 통과 시 우 의장 공으로 돌아갈 뿐으로 의원들은 솔직히 관심이 없다”고 했다. 다만 22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한 조정식·김태년·박지원 의원 모두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지선 이후 개헌 논의 불씨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개헌 찬성 의견이 60% 안팎으로 반대 의견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국민적 공감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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