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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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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일론 머스크' 김승연 회장의 꿈…한화, '한국판 스페이스X' 노린다

2026.05.08 10:29

방산 넘어 우주로 확장…한화에어로, '한국판 스페이스X' 노린다

발사체·위성·조선 결집…방산 산업 재편 나서
AI·우주·방산 결합…미래 전장 주도권 노린다
창원·사천·고흥 잇는 우주 클러스터 구축 속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8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있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방문, 해상도 15cm급 'VLEO UHR SAR 위성'의 실물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2026.1.8 /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이 방위산업과 우주 사업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넘쳐나는 글로벌 방산 수요를 붙잡는 동시에 민간기업이 중심에 서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다. 인수합병(M&A)과 해외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해 글로벌 방산 영향력을 키우고, 발사체·위성·서비스를 아우르는 항공우주 수직계열화도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각 기업이 따로 노는 국내 우주산업 구조로는 글로벌 경쟁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방식의 한국형 통합 모델 구축에 나선 한화그룹이 '한국판 스페이스X'에 가장 가깝게 다가설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 한화그룹 방산 3사는 최근 해리 해리스 전 미국 태평양사령관을 비롯한 미국 국방 고위 인사단을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로 초청해 한미 방산 협력 간담회를 열었다고 8일 밝혔다. 한화 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그룹 방산 부문의 글로벌 사업 현황과 비전, 주요 무기체계를 소개했다. 육·해·공 분야별로 한미 동맹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 방안도 공유했다.

한화는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 흐름에 맞춰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이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MASGA)에 속도가 붙어서다. 한화오션은 2024년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4월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 프로젝트(NGLS)의 개념설계 사업을 수주하며 미국 함정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

추가 M&A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화의 미국 방위산업을 총괄하는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대표는 연초 외신 인터뷰에서 "한화가 필라델피아에 보유한 2개 독(dock·선박건조장)만으론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몇 년 안에 미국 다른 지역 조선소를 추가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도 한화의 핵심 공략 시장으로 떠올랐다. 캐나다 정부가 약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을 추진하면서다. 한화오션은 현재 HD현대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이 CPSP 수주에 성공하면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사협회(APMA)와 JV를 설립하고 K9 자주포를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유럽 현지에서는 폴란드를 중심으로 생산 기반을 넓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일렉트로닉스와 공동 출자해 JV를 설립했다. 회사는 2029년까지 현지 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폴란드군이 운용할 호마르-K용 사거리 80㎞급 유도탄(CGR-080)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페인 파트너사와도 K9 자주포 현지화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내 진공상태, 극저온(-180℃), 극고온(150℃) 환경을 모사한 우주환경 시험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한화그룹
항공·우주는 한화그룹이 방산만큼이나 공을 들이는 분야다. 미국이 2018년부터 육·해·공은 물론 우주, 사이버 등 모든 공간을 통합해 작전을 수행하는 '전영역 작전'을 강조하면서 우주 방위 수요가 높아져서다. 미국은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하며 우주 방위에 목돈을 들이고 있다. 미국은 6개 전쟁구역에서 수집한 통신, 전자정보 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지상, 해상, 상공 등 전(全)영역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이 작전에서 우주군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통신위성, 정찰위성, 조기경보위성 등 정보를 취득하고 유통하는 것이 모두 우주 기반이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는 단순한 통신망을 넘어 전장 인터넷과 드론 통제로 사이버·전자전 등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인프라가 됐다. 독일, 캐나다 등 주요국도 군용 위성통신 서비스 구축에 나서며 전장 영역을 우주로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발사체-위성-데이터-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해 이른바 한국판 '스페이스X'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와 항공엔진을, 한화시스템 등이 위성 제조와 영상·데이터 사업을 맡는 구조다. 여기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협력 파트너로 더해지면 유무인 복합체계와 우주항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항공우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위해 지난 4일 KAI 주식 10만 주(0.1%)를 추가 취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날 종가(18만원) 기준 매입액은 약 180억원이다. 이번 매입으로 한화그룹의 KAI 보유 지분은 기존 4.99%에서 5.09%로 늘어났다. KAI의 주식 소유 현황을 보면 지분 5% 이상 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26.41%), 국민연금공단(8.30%),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6.92%) 순이었다. 4대 주주로 올라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주식을 더 사들인다는 방침이다. 추가 취득으로 지분율이 5%를 넘기자 한화는 지분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한화와 KAI의 협력이 본격화하면 정부가 추진중인 우주항공·방위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가 날 가능성이 커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터를 잡은 경남 창원과 KAI의 주무대인 경남 사천을 잇는 우주항공 클러스터가 구축될 수 있어서다. 이는 장기적으로 경남-전남(고흥 우주센터·순천)-제주(한화시스템 우주센터)를 잇는 남부 우주 산업벨트로 확장된다. 이렇게 되면 우주항공·방위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한묶음이 되면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소부장 국산화, 협력사와 해외 동반 진출 등 대·중소기업 상생을 넘어 일자리 확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정부는 남부 우주 산업벨트가 본격화하면 5년 내 직간접 고용 규모가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경제포럼과 맥킨지는 글로벌 우주 경제 규모가 2023년 6300억달러(약 922조원)에서 2035년 1조8000억달러(약 2635조원)로 3배가량으로 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우주항공청 예산(9649억원)의 3000배에 가까운 규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예산(38조원)보다도 70배 정도 큰 수치다. 엄청나게 커질 미래 우주항공 시장의 주인공은 민간기업이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우리도 '국가대표' 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KAI가 발사체, 위성, 항공 플랫폼, 체계종합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데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히는 '한국판 스페이스X'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시 대응력과 첨단전 전환 속도도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국내 안보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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