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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명필의 ‘묘지’, 부모 장수 기원한 순종의 ‘현판’…형제 기증으로 돌아왔다

2026.05.08 09:00

김창원씨가 기증한 ‘백자청화이진검묘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제공


김강원씨가 기증한 ‘순종예제예필현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제공


조선의 명필이 아버지를 위해 쓴 무덤 기록, 왕세자가 부모의 장수를 기원하며 쓴 현판. 효심으로 써 내린 글씨를 품은 문화유산이 함께 기증에 나선 형제를 통해 국내에 돌아오게 됐다.

국가유산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증을 통해 환수된 ‘백자청화이진검묘지’와 ‘순종예제예필현판’을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두 유물의 기증자는 형제다. 이번까지 네 차례 문화유산을 기증한 동생 김강원씨(58)가 조선 왕실 유물인 ‘순종예제예필현판’을 기증했고, 형 김창원씨(59)도 뜻을 같이해 조선 후기 명필 이광사의 글씨가 담긴 ‘백자청화이진검묘지’를 기증했다.

‘백자청화이진검묘지’는 조선 후기 예조판서 등을 지낸 문신 이진검(1671~1727)의 생애와 행적을 기록한 것이다. 묘지(墓誌)는 고인의 생애와 행적 등을 적어 무덤에 함께 묻은 돌이나 도판을 이른다. 1745년 제작된 이 묘지는 푸른 안료로 글씨를 쓴 백자판 10장으로 이뤄졌다. 각 장의 앞면에는 이진검의 생애와 관직, 가계, 장례 관련 내용이, 뒷면에는 묘의 위치와 방향 등 풍수 관련 내용이 적혀 있다. 묘지의 글은 이조판서를 지낸 이덕수가 짓고, 글씨는 이진검의 아들이자 조선 후기 대표적 명필 이광사가 썼다.

현재 전하는 이광사의 글씨는 대체로 행초서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묘지는 이광사의 글씨 중에서도 드물게 예서로 쓰였다. 철필로 새긴 듯 간결한 획과 독특한 조형성을 보여 현재 전하는 이광사의 예서와도 사뭇 다른 서풍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서예사적 가치가 크다.

행서는 해서와 초서의 중간 형태로 해서의 획을 약간 흘려 쓰는 것이고, 초서는 필획을 흘려 써서 획의 생략과 연결이 많은 서체이다. 예서는 자획을 간략화해 일상적으로 쓰기 편리하게 만들어진 서체다.

‘백자청화이진검묘지’의 10편에 ‘아들(男) 광사(匡師) 근서(謹書, 삼가 쓰다)’라는 글에서 이광사의 글씨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순종예제예필현판’은 1892년(고종 29) 음력 9월24~26일 열린 진찬(조선시대 국가에 경사가 있을 때 궁중에서 베푸는 연회)에서 당시 세자였던 순종이 직접 짓고 쓴 글을 새긴 현판이다. 현판 속 글은 어머니 명성황후의 생일을 축하하며 고종과 명성황후의 장수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순종의 글씨는 해서체(필획에 생략이 없는 정서)로 엄정하고 단아하며 세자로서의 서격(書格)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판은 테두리를 두르고 용과 봉황 모양 장식을 새긴 왕실 현판의 형식을 갖췄다. 목판에 글씨를 양각으로 새긴 뒤 바탕은 먹색, 글씨는 녹색으로 칠했다. 테두리에는 연꽃과 접시꽃 문양 등이 장식됐다. 글씨를 녹색으로 칠한 것은 흔치 않은 사례로, 귀한 글귀라는 상징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순종예제예필현판’의 바탕판과 테두리의 모습.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형제가 각각 문화유산을 기증하며 그 뜻을 함께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다”며 “해외에 있던 우리 문화유산이 다시 돌아와 그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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