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연대’ 실종된 삼성노조…노동계도 “성과 배분 고민을”
2026.05.07 20:40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투쟁’을 두고 노동계 안팎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조합원 이익’을 앞세워 수억원의 성과급 투쟁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노동운동 진영에 적잖은 곤혹스러움과 과제를 던지고 있다. 반도체 기업의 슈퍼 이익을 두고 성과 배분을 요구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협력업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나누는 문제엔 아예 귀를 닫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은 단순한 노사 관계를 넘어, 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묻고 있다.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격차와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권리 밖 노동자’가 늘어나는 속에서 수억원의 성과급 투쟁이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 관계자는 “노사 관계에서 노조가 사용자를 상대로 우위를 차지하려면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할 수 없다.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명분을 갖고 가야 장기적으로 이득이 된다”며 “삼성전자 노조도 이 방향이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의 대표적인 대기업 노조인 현대차 노조도 ‘성과 분배’에선 연대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순이익의 30%(주식 포함)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정규직뿐만 아니라 계약직, 사내 협력업체 직원까지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이어진 원칙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대기업 노조가 자신들만 생각해서는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행보는 여러모로 보기 드문 모습이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 관계자는 “삼성 노조의 주축이 된 초기업 노조는 상급 단체 활동에 거부감을 가진 이들이 모인 조직”이라며 “노조 활동으로 세를 불렸다기보다,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높은 성과급을 계기로 (반발이 커져) 조합원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7만명이 넘어선 삼성전자지부가 단기간에 몸집이 커졌지만, 노조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과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활황으로 삼성전자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성과급 문제가 급부상했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관심은 수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에 모아졌고, 노조는 이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성과급 투쟁을 이끄는 삼성전자지부는 2024년 2월 출범해 교섭·파업을 경험한 적 없는 ‘신생 노조’에 가깝다. 상급단체도 따로 두지 않고, 노조의 최고 의결기구 역할을 하는 대의원들도 없다. 노조 체계가 허술한 상태에서 성과급 투쟁이 이어지면서 내부가 어수선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지부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 사업부(반도체·가전·모바일 등)가 너무 많아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이 안에서도 통일이 안 되고 있다”며 “(사회적 연대 등) 외적인 부분을 안고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첫 임금교섭에 참여하는 등 이제 걸음마를 뗀 노조다. 지금 조합원 요구만 하더라도 너무 많다. 우리 내부에서 정리가 돼야 사회적 연대도 돌아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기업을 넘어선 대화 틀이 없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기업별 노사 관계 중심이다 보니, 삼성전자 노사가 노동자들의 임금·노동조건이 아닌 반도체 산업이나 협력업체 이익 배분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쉽지 않다.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원 상임연구위원은 “노조가 하청 노동자나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고민하려고 해도 이를 논의할 수 있는 교섭 테이블 자체가 없다”며 “(삼성전자 정규직 직원 외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몫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려면 결국 초기업 단위의 협상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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