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믿는 한국… 주가 상승, 선진국만큼 소비로 이어지지 못했다
2026.05.07 12:01
주가 1만원 상승하면 소비 130원 늘어
최근 한국 주식 시장이 크게 오르는 가운데 한국은 주가 상승이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가 주요국보다 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 김민수 차장 등이 7일 발표한 보고서 ‘우리나라 주식 자산 효과에 대한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는 주가가 1만원 오를 때 130원 정도를 소비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프랑스 3.2%, 독일 3.8%, 일본 2.2%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는 2012~2024년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주식 상승이 소비로 이어지는 이른바 ‘주식 자산 효과’가 한국에서 유독 낮게 나타나는 이유로 부동산 쏠림 현상 및 과거 장기간 반복된 한국 주식 시장의 불안정 등을 지목했다. 김민수 차장은 “한국의 개인이 보유한 전체 주식 자산 규모는 2024년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77%로 미국 256%나 유럽 주요국 184%를 크게 하회한다”며 “이는 주식 자본이득이 가계의 소비를 위한 소득 원천으로 기능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통상 전체 금융 자산 중 주식 비중이 클수록 자산 효과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은 이 비중이 약 20%로 미국 약 40%, 이탈리아 30%에 못 미쳤다.
그나마 주식을 보유한 개인 중에 고소득·고자산층이 많다는 점도 자산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 분석 결과 전체 주식 자산의 73.2%가 자산 상위 20%에 집중돼 있었다. 이미 소비 여력이 많은 고자산층에 주식이 몰려 있다 보니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상승해도 소비를 더 늘리는 유인으로 작용하는 효과가 작았다는 뜻이다.
주식으로 돈을 벌면 소비를 하기보다 부동산에 먼저 투자하는 관행도 주가 상승과 소비의 연계성을 떨어뜨리는 한국적 특징이었다. 김민수 차장은 “특히 무주택 가계의 경우 주식 자본이득의 70%는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본 이득이 부동산으로 먼저 흘러가는 현상은 과거 장기간 한국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오랜 기간 한국 주식의 수익률은 낮고 변동성은 큰 탓에 가계가 주식 상승분을 영구적 소득이 아닌 일시적 현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점도 소비 증가 효과를 약화시켰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2011~2024년 한국 주식 시장의 월평균 기대 수익률은 미국의 6분의 1에 불과하고 변동성은 10% 높았다. 주가가 오른다 해서 바로 소비를 늘리기엔 시장의 환경이 불안정했다는 의미다. 한국 주식 시장의 상승 지속 기간은 2.3개월로 미국 3.1개월보다 짧았다.
연구진은 “최근 들어 가계의 주식 보유가 대폭 늘어나고 참여 계층이 다양화되는 가운데 기대 이익도 크게 늘고 있어 한국의 자산 효과 제약 요인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식 시장이 가계 전반의 자산 형성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을 통한 부동산 쏠림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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