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만원 올라도 소비 130원···무주택자는 주식으로 돈 벌어 부동산 사”
2026.05.07 17:30
“무주택 가구 주식 투자이익 70%가 부동산행”
“지난해 청년과 중·저소득층 유입, 변화 조짐”
국내 투자자들은 주가가 1만원 올라도 130원만 소비에 써서 주식의 자산효과가 낮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그간 주식이 부동산보다 수익률은 낮은데 변동성은 커서 투자자들이 일시적 소득으로 인식한 탓이다. 특히 무주택 가구는 주식 자본이득의 70%가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지난해 이후 주가 급등으로 자본소득이 크게 늘고 청년층과 중·저소득층이 대거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앞으로는 자산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주가 하락 시 부정적 영향도 함께 커진다고 경고했다.
한은이 7일 ‘우리나라의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주가 1만원이 상승하면 130원(1.3%)이 소비재원으로 활용된다고 추정했다. 이는 유럽과 미국이 3~4% 정도인 데 비하면 낮은 수치다.
연구진은 2012~2024년의 가계금융복지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의 주식 자산효과를 분석했다.
한은은 주식 자산 효과가 해외보다 낮은 이유를 그동안 국내 주식의 수익률이 낮고, 변동성은 높았던 탓에 주식이 올라도 영구적 소득이 아니라 일시적 현상으로 인식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소득이라 선뜻 소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식은 2024년 기준 전체 국내 자산의 7%에 그쳤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식자산 규모는 2024년 기준 77%로 미국(256%), 유럽 주요국(184%)에 크게 못 미쳤다. 그마저 주식의 다수는 한계소비성향(늘어난 소득을 소비에 쓰는 정도)이 작은 고소득·고자산층이 보유했다.
반면 이 기간 국내 부동산의 수익률은 주식의 2배였고, 시장 변동성은 주식의 8분의 1에 그쳤다. 그 결과 주식시장에서 실현된 이익이 부동산에 우선 투자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을 제한했다.
특히 주식으로 돈을 벌어 부동산을 사들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은은 무주택 가구가 주식으로 번 돈의 70%를 부동산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주식 수익 상위 5%인 무주택자가 1년 뒤 유주택자로 전환한 비율을 주가 흐름과 비교한 결과, 주가 하락기엔 4.8%에 불과했으나 주가 상승기엔 23.1%로 크게 늘었다. 주식 수익이 많을수록 무주택자들은 이를 부동산 구입을 위한 자금으로 썼다는 뜻이다.
실제 최근 서울 주택 매매의 자금출처에서도 주식 매각 대금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한은은 다만 지난해 가계의 주식 자본이득이 429조원으로 2011~2024년 연평균(20조원)보다 20배 이상 치솟고, 청년층과 중·저소득층의 주식 투자가 늘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식 투자자 중 청년층(20·30대) 비중은 2019년에 비해 5.5%포인트 늘었고, 중·저소득층(하위 60%) 비중은 2.2%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은 기존 주류이던 중·장년층, 고소득층에 비해 자본이득을 소비에 쓰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은은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가계의 자산 형성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향후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주식 자본이득의 부동산 쏠림을 막고 가계의 주식 장기보유할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주식 투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최근 들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이 채무 부담 확대를 넘어 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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