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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임대인은 2년 거주한 걸로 본댔는데” 비거주1주택자, 장특공 축소 예고에 혼란 [부동산360]

2026.05.07 17:04

서울 개인 소유 주택 30%가 ‘비거주 1주택’
장특공, 거주 위주 개편 시 임차인도 불안
서울 아파트 전세난 속 전세난민 확대 전망


서울 송파구 잠실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보유세 안내문 모습. [연합]


아이 양육 때문에 부모님 집 근처에 전세로 살고 우리 집을 세주고 있어요. 저는 지난해 상생임대주택 조건에 맞춰 세입자랑 5%내 인상률로 재계약까지 했거든요.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2년 실거주 면제 혜택을 받으려고요. 나라에서 다 하란대로 했는데, 제도가 또 바뀔까 봐 조마조마합니다.
서울 서초구 1주택자로 광진구에 거주 중인 40대 A씨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새 정책이 예고되면서 주택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앞서 다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면 임차 기간 만료까지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했는데, 이를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하는 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면서 ‘살지 않고 보유만 한 집’에 대해선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를 검토 중이다. 비거주 1주택의 매도를 유도해 새로운 주택 공급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당장 임대차 시장은 수급 우려가 크다. ‘1주택자라도 살지 않는 집은 팔아라’는 정책 방향에 맞춘다면 비거주 1주택자는 집을 팔거나, 직접 들어가 거주해야 한다. 모두 전월세 시장 수급을 축소하는 안이다.

비거주1주택 매물 유도, 상생 임대인에겐 ‘거주 2년’ 인센티브와 충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곳곳에 아파트가 빼곡하다. [연합]


무엇보다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해 시행됐던 앞선 정책과 충돌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전세수급이 악화하자 그해 12월 ‘상생임대인제도’를 도입했다. 임대료를 직전 계약 대비 5% 이내로 인상한 ‘착한 임대인’에게 세금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이다.

당시 문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내 취득한 주택은 무조건 ‘2년 거주’ 의무를 채워야 1세대1주택 비과세 혜택과 12억원 초과분에 대한 장특공제를 적용받도록 했는데, 이는 ‘비거주 주택’을 줄이면서 전월세 수급을 악화시켰다.

이에 상생임대인에 대해선 ‘실거주 2년 의무’를 면해줘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했다. 1주택자의 비거주를 유도해, 전월세 공급 부족을 해결하고 임대료 상승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다. 애초 이 정책은 2024년 12월말까지 상생임대계약을 체결한 임대인에게 ‘거주 2년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지만, 현재 올해 12월 31일 이전까지로 기간이 연장된 상태다.

때문에 A씨처럼 상생임대계약을 체결해 온 비거주 1주택자들은 현 정부의 매물출회 유도 정책에 대해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 A씨는 “정작 제 전세금은 1억원 넘게 올라 마이너스통장으로 빚 내서 살고있다”면서 “제도가 일괄적으로 변경될까 두렵다”고 전했다.

서울 비거주1주택 83만호…‘불가피한 일시 비거주’ 검증 어려워


서울의 비거주1주택은 83만1000호(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2024년 주택소유통계 분석)로 추정된다. 서울 내 전체 개인 소유 주택 274만호의 30%를 차지한다. 비거주1주택의 매물 출회가 이뤄질 경우 임차인 상당수의 주거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단 얘기다.

앞서 밝힌 A씨처럼 집주인이 서울 내 다른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는 36만7000호, 서울 외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는 46만4000호에 이른다. 지방과 서울의 집값·일자리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자녀의 ‘인서울’ 대학 진학이나 은퇴 후 생활을 위해 서울 주택을 사둔 비수도권 거주자도 적지 않다. 윤 위원은 비거주 1주택 83만호 중 지방 거주자 보유 분(17만호)이 약2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의 투기성을 어떤 조건으로 검증할 지도 관건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직장이나 자녀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는 장특공제 비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실수요와 투기 목적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일시 비거주를 어디까지 한정할지도 관건이다.

실제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두 아이가 서울 소재 대학을 다녀 지방에 살지만 (자녀의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뒀다. 월세를 아끼는 효과도 있다”는 글이 올라왔는데, 이 경우 주거 목적과 경제적 목적이 혼재돼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팔고 싶어도 못파는 이도 있어… 전월세 가격만 올릴 수도


매도를 결심한 비거주1주택자라 해도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설립인가(재건축) 또는 관리처분계획인가(재개발) 이후의 양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해당 건은 팔 수가 없다.

주택시장 뿐 아니라 금융시장을 둘러싼 촘촘한 규제로 ‘매물 출회 유도’의 목적인 ‘실수요자의 주거안정’도 기대보다 효과가 작을 수 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에 집을 갖고 있지만 비수도권에 세를 사는 이들은 토허제로 서울 집 사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서울 집을 어떻게든 지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면에 팔겠다고 마음먹은 비거주1주택자는 (매매 과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다주택자 매물처럼 공실화 하는 등 임대차 매물이 더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거주용을 팔고 새 주택을 사려 해도 대출규제, 토지거래허가제 등 겹겹이 규제가 있다 보니 혼란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대출이나 세금 관련 규제가 더해질 경우 기존 세입자의 임대료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전세 수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료는 상승 압박을 받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의 5월 첫째 주(5월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 상승률은 0.23%로 2015년 11월 셋째 주(0.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를 소유했지만 성북구 빌라를 임차 중인 40대 직장인 B씨는 “문재인 정부 급등기 때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아이 낳고 키울 미래를 생각해 영끌해서 집을 사둔 것”이라며 “아기가 올해 태어나 부모님 집 근처를 떠나기가 지금은 어려운데 제 세입자의 전세금을 올려 자금을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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