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퇴직자들, 휴게소 수익으로 매년 '생일축하금'…국토부, 세무조사 의뢰
2026.05.07 16:19
정부가 한국도로공사(도공)와 도공 퇴직자 단체 도성회를 감사한 결과, 비영리법인에게 주어지는 비과세 혜택을 악용한 탈세 혐의를 포착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한국도로공사의 퇴직자단체(비영리법인)인 도성회와 도공을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적정성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도성회는 1984년 2월 설립(건설부 허가)돼 2024년 말 기준 도공퇴직자 28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번 감사는 도공퇴직자 단체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휴게소를 장기간 사실상 운영하고 있다는 국회?언론 등의 지적에 따라 비영리법인 운영의 적정성 및 도공과 도성회 자회사간의 휴게시설 입찰?계약 과정에서의 특혜 여부 등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다.
감사 결과, 도성회는 설립 이후 40여 년간 회원 친목만을 영위하면서 정관에서 정하고 있는 공익적 목적사업(고속도로 건설기술 발전에의 기여 등) 관련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 등 도공퇴직자들의 이익집단 역할에만 전념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도성회는 도공퇴직자가 납부하는 회비는 전액 예금으로 적립하고 미사용하면서 자회사 H&DE를 설립해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사업에 참여시킨 후 매년 자회사 수익금의 상당부분을 배당 받아 생일축하금 등 명목으로 회원들에게 지급해왔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이는 비영리 목적으로만 설립될 수 있고 이익 분배가 엄격하게 금지되는 비영리법인 제도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입비와 연회비 5만원과 평생회비 50만원을 퇴직자들에게 받았고 2024년 기준 약 25억원의 예금이 적립돼 있다. 특히 최근 10년간 평균 8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아 4억원 가량을 생일축하금 등으로 지급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구성원에게 분배된 수익금은 법인세 등 과세 대상 소득에 포함,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도성회는 이를 비영리법인의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해 매년 4억여원 상당을 과세 대상 소득에서 탈루하는 등 비영리법인에게 주어지는 비과세 혜택을 악용, 탈세를 지속해왔다.
자회사인 H&DE의 대표이사 등 임원(4명) 모두를 도성회 회원으로 구성하고 도성회 사무총장을 H&DE의 비상임이사 등으로 겸직하게 하면서 단독주주로 H&DE의 수익금을 도성회로 셀프배당하고, 휴게시설 운영에 관한 주요 의사를 모두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도성회 사무총장은 H&DE의 비상임이사, 고문 등을 겸직하면서 연 4000만원 상당의 급여를 수령했다.
또한 도공은 지난해 5월 창원방향 선산휴게소 등 노후된 휴게시설 4곳을 민간이 공사비 등을 투자(최소 45억 원)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대신 15년간 운영하도록 하는 시범사업(혼합민자방식)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동일 휴게시설 내 휴게소와 주유소의 운영사가 다를 경우 일원화를 추진했다.
기존에는 휴게시설 임대 운영권 입찰 시 동일 기업지단을 하나로 보고 계열사 중 1개사만 입찰하도록 했으나 이번에는 같은 기업집단 내 계열사를 별개의 다른 기업으로 인정해 도성회 기업지단에게 주유소 운영권을 수의로 추가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과정에서 도공이 공기업 계약사무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재정경제부 장관의 승인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점과 휴게소 운영권 입찰관련 정보를 도성회 측으로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 등도 밝혀냈다.
또 도공은 시범사업의 사업시행자로 H&DE 등을 선정하면서도 사업시행자 측이 부담해야 공사비 등 투자금액도 확정하지 않은 채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공사비 검토나 공사 진행 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도공은 2015년 10월 서창방향 문막휴게소의 운영방식을 직영방식으로 전환하면서 H&DE에게 휴게소 내 편의점 등을 입찰 없이 같은해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총 6년6개월의 장기간에 걸쳐 임시 운영하게 해 주는 등 휴게소 내 입점업체 선정 과정에서도 H&DE에 대한 특혜를 부여한 의혹도 확인됐다.
이에 국토부는 도성회가 자회사를 통해 휴게시설 운영사업 참여하고 그 수익을 회원에게 분배하는 등 비영리법인 제도 본질에 반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정관의 개정 등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회원에게 수익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세무조사도 의뢰할 방침이다.
도공에는 공기업 계약사무규칙 등 관련 절차를 위반한 혼합민자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재정경제부의 승인 및 투자금액 확정 등 조치 이후에 사업을 추진하도록 시정을 요구하고 임의시공을 방치하는 등 사업관리를 부실하게 한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도공과 도성회 자회사 간의 휴게소 운영권 등 부여 과정에서 포착된 수의 특혜계약 및 입찰정보 유출 등 비위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전반을 손보기 위해 사장 직무대행 직속 ‘비상경영팀(TF)’을 발족했다.
비상경영팀은 퇴직자 단체의 입찰 참여 배제 등 불이익 부여 기준을 마련하고, 운영서비스 평가의 공정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수립한다.
또한 공공과 입점 소상공인 간 직계약 체계 도입을 중심으로 임대료율·입찰제도·관리 구조 등 운영 전반의 구조 개편을 추진해 불공정 요소를 해소할 계획이다.
도로공사는 “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의해 더욱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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