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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취소'냐 '친윤 공천'이냐 여야의 여론전

2026.05.07 17:00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오른쪽),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4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중앙잔디광장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점등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photo 뉴스1


6·3 지방선거 공식선거전 돌입을 앞두고 여야가 여론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상대방의 악재를 부각시키려는 여론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 정부 조작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이하 공소취소 특검법)을 가지고 '떳떳하면 선거 전 통과시키고 여론의 심판을 받으라'고 압박 중이다. 반면 민주당은 내란 관련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정부 인사들의 공천 여부를 가지고 국민의힘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먼저 논란이 된 건 이른바 이재명 대통령 관련 8개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기 위한 공소취소 특검법이다. 선거 한 달 전까지도 영남권마저 위태롭다는 평가를 받았던 국힘은 해당 특검법 논란을 필두로 지지층 응집과 중도층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5월 4일 '이재명 죄 지우기 특검법 위헌성 긴급토론회'를 연 것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개혁신당 조응천 경기지사 후보 등 범야권 인사들 역시 같은 날 공동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수세가 강한 영남 지역에서 이번 공소취소 특검법 논란을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 4일 "이재명 정권의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가 영남권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2018년 어게인이 되느냐가 걱정이었는데 당시와 비교해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주간조선에 "실제 투표율에 영향을 끼칠지는 선거가 열려야 알겠지만 (민주당에 대한) 대대적인 반발 심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캠프 내에서는 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법 발의 시도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식적인 여당의 행보에 가만히 있으면 야당으로서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했다.

부산시 측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하는 순간 모두 멘탈이 붕괴할 만한 사안"이라며 "법률적 측면에서 하나하나 짚어봐도 말도 안 되는 주장이고 시민들 사이에서 저항감이 분명 커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도 이번 논란이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 보고 있다. 국민의힘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 측은 주간조선에 "아직 실질 데이터로 반영되기에는 초기 단계지만 민주당이 부정적 영향을 입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유권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라기보다는 '뭔가가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판에서 양당의 후보자가 정해진 이후에는 '당 대 당'의 구도가 명확해진다"며 "민주당이 이번 공소취소 시도라는 악수를 두면 그것이 보수 결집 효과로 나타날 수 있고 향후 투표율로도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지율 역전까지는 무리"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여당 후보들조차도 특검법에 대해서 신중론을 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 직접적으로 "법안 처리에 신중해달라"고 중앙당에 호소했다. 김 후보는 지난 5월 3일 대구시장 필승 전진대회에서 "여러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 하나, 여기서 이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신중해달라고 요청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그래서 여러분들이 그렇게 함부로 대구시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나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가 나서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그럼에도 야당은 '공소취소가 떳떳하면 선거 전 법을 통과시키고 선거에서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될 일'이라고 불씨를 살리고 있다.

다만 조작기소 특검법 논란이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고 민주당의 입법 폭주 논란이 한두 번 있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검법에 대한 선거판 영향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현재의 유리한 판세가 뒤집힐 만한 사유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공소취소 논란이 갑자기 튀어나온 새로운 뉴스가 아니고,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증거가 추가되거나 하지 않는 이상 지지율이 역전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보수 결집 효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에서는 영향이 적을지라도 향후 열릴 총선이나 정치판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연이은 논란을 빚어도 큰 타격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판이 열릴 때 국민의힘이 우세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지금의 국힘이 변화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라며 "장동혁 지도부를 포함해 국힘 전체가 변해야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다"고 했다. 이어 "지금 대부분 유권자들은 이 대통령 공소취소 문제보다 국힘을 포함한 이전 정부에 대한 심판을 우선시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정진석, 공천 형평성 놓고 문제제기

여당은 공소취소 특검으로 수세에 몰리자 이번엔 야당의 '친윤 공천'을 계기로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최근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위원회 이진숙 전 위원장과 김태규 전 부위원장을 대구 달성과 울산 남구갑에, 윤 전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맡았던 이용 전 국회의원(제21대 국회 국민의힘 비례대표)을 경기 하남갑에 각각 단수 공천했다. 광역단체장 후보군에서도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됐다.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추경호 후보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는 2022년 윤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으로 위촉됐으며, 계엄·탄핵 정국에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소추는 내란 공작" "계엄 선포는 대통령 고유 권한" 등 계엄 옹호 성격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5일 경기 연천군 구석기 축제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내란에 부역했던 자들을 공천하고 있다"며 "윤어게인 공천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심판하는 행동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잇따른 친윤 인사 공천이 여론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논의 대상이었던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7일 후보 신청을 철회했다. 정 전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도 고통이지만 당도 많이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6·3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덕흠 공관위원장 역시 이날 정 전 실장을 만나 "정 전 실장에게 당 상황과 공관위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전달했다"며 "'당을 위해 결단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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