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담배를 팔지 말던가”…갈 곳 잃은 ‘흡연 난민’ 모이던 곳들도 줄줄이
2026.05.07 16:49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금연구역은 30만3000여 곳에 달하지만, 공공 실외 흡연부스는 136개에 불과하다. 흡연부스 한 곳을 약 1만 명이 나눠 쓰는 셈이다. 서울시 흡연 인구는 약 13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서울시 주민등록 인구 930만여 명에 지난해 흡연율 14%를 적용해 산출한 수치다.
자치구별 편차도 극심하다. 서초구가 39개로 가장 많은 반면, 마포·동작·종로구 등 5개 자치구는 단 1개에 그친다. 서대문·송파·양천구 등 11개 자치구에는 공공 흡연부스가 아예 없다. 인구 65만 명 규모인 송파구나 50만 명대인 강서구에서 합법적으로 담배를 피울 공공시설이 전무한 것이다.
반면 금연구역은 빠르게 늘어왔다. 2012년 7만9000여 곳이던 서울 금연구역은 14년 만에 30만3000여 곳으로 3.8배 증가했다. 2015년 모든 음식점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고, 2018년 12월부터는 유치원·어린이집 시설 경계 10m 이내가 포함됐다.
2023년 5월에는 그 범위가 30m로 확대됐고, 지난해 8월부터는 초·중·고교 시설 경계 30m 이내도 신규 지정됐다. 학교 주변 빌딩의 옥상 흡연장이 줄줄이 폐쇄되면서 직장인들의 길거리 흡연 풍선효과가 동시다발로 발생했다.
흡연자들의 불만이 가장 거센 지점은 담뱃세 부담과 인프라 사이의 괴리다. 일반 담배 한 갑 4500원에는 담배소비세 1007원, 개별소비세 594원, 지방교육세 443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41원, 부가가치세 409원 등 총 3323원의 세금과 부담금이 붙는다. 가격의 73.8%다. 폐기물부담금 24원과 연초생산안정화기금 5원도 포함된다.
규모도 작지 않다. 정부가 담배에서 거두는 세수는 2014년 6조9905억 원에서 2015년 담뱃값 인상 직후 10조5181억 원으로 50.4% 급증했고, 이후 12조 원대를 유지해왔다. 이 가운데 흡연자에게 직접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한 해 약 3조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부담금 가운데 금연 사업에 쓰이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는 지적이 보건의료계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흡연자들이 “내가 낸 돈이 어디로 가느냐”고 반문하는 배경이다.
자치구별 대응은 엇갈린다. 성동구는 스마트 흡연부스 14개를 운영 중이며, 왕십리역 등 유동인구 밀집 지역에 공기정화 설비를 갖춘 부스를 잇따라 설치했다. 서초구는 올해 1월 강남역 인근에 1억 원 예산을 투입해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을 설치했고, 추가로 2개 시설을 늘릴 계획이다. 반면 강남구는 자체 흡연부스가 없고, 흡연부스 0개 자치구 11곳도 별다른 설치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시는 “WHO 권고와 금연 선진국 사례를 보면 흡연시설 없는 순수 금연구역 확대와 흡연율 자체 감소가 가장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며 흡연부스 신규 설치보다는 흡연율 하락 유도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정책 기조가 흡연자들의 길거리 흡연을 사실상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비흡연자들의 간접흡연 피해도 함께 커지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권리 충돌을 줄이기 위해서는 합법적 흡연 공간을 제도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담배규제연구센터 등 학계에서는 흡연자 수가 여전히 1000만 명을 넘는 상황에서 인프라 확충 없는 금연구역 확대는 풍선효과만 키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결국 단속과 흡연구역이 균형을 잃은 현재 구조가 흡연자와 비흡연자 양측 모두에게 피해를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셈이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유치원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