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채널은 옛말”…벼랑 끝 홈쇼핑, 생존 위한 구조 개편 가속
2026.05.07 07:00
플랫폼 전환·M&A로 산업 구조 재편 본격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TV홈쇼핑 산업이 생존을 위한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 산업은 TV 시청률 감소와 모바일 쇼핑 확산, 송출수수료 급증이라는 삼중 압박 속에서 기존 사업 모델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주요 사업자들은 리더십 교체와 인수합병,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 구조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NS쇼핑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추진 중으로, 회생 절차 일정에 따라 최종인수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있다. 온·오프라인 채널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향후 하림의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등과 연계해 신선 식품 배송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지주사 체제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이를 바탕으로 홈쇼핑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직매입·PB(자체 브랜드) 상품 확대, 신규 비즈니스 확장 등 수익 구조 다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4050 패션 플랫폼 라포랩스가 추진 중인 SK스토아 인수 역시 TV와 모바일을 결합한 멀티채널 확장 전략의 연장선이다.
각사는 최근 수장 교체를 잇달아 단행하며 조직 정비에도 나섰다.
홈앤쇼핑은 권진미 영업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고, 1년 6개월간 공석이던 공영홈쇼핑 대표 자리에는 이일용 전 홈앤쇼핑 대표가 취임했다.
한국TV홈쇼핑협회도 임광기 신임 회장을 선임하며 규제 완화를 위한 대정부 소통 창구를 강화했다.
홈쇼핑 산업의 구조적 위기는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주요 7개 사업자의 지난해 거래액은 18조5000억원대로, 4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방송매출 규모도 2조6000억원대로 2012년(3조286억원) 이후 최저치다. 전체 매출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도 4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수익성 압박 요인에는 송출수수료가 있다. 지난해 홈쇼핑 사업자들이 IPTV·케이블TV 사업자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약 2조원에 달했으며, 방송매출 대비 비중은 73% 수준까지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1000원을 벌면 700원 이상을 플랫폼 사업자에 내야 하는 구조로는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홈쇼핑 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라며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각 사는 단순 방송 판매를 넘어 디지털 역량 강화와 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원플랫폼 전략’을 앞세워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핵심 축으로 삼아 TV·모바일·유튜브를 하나로 연결하고, 콘텐츠 제작 역량을 커머스와 결합하는 구조다.
특히 CJ대한통운의 ‘e-풀필먼트’ 서비스와 연계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KBO 굿즈 등 스포츠 IP(지식재산권)를 결합한 콘텐츠 커머스로 디지털 영토를 확장 중이다. KBO 굿즈는 지난달 9일 출시 이후 10일간 3만5000개가 팔렸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캐릭터와 IP 기반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셀럽·아티스트 IP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브랜드 ‘에이글’ 매장을 열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누적 1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캐릭터 IP ‘벨리곰’을 활용한 국내외 사업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GS샵은 홈쇼핑의 상품력에 편의점(GS25), 슈퍼마켓(GS 더 프레시) 등 그룹 내 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해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교차 구매 모델을 구축해 고객의 월평균 결제액을 29%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패션 중심 프리미엄 상품 강화와 PB 육성, AI 기반 모바일 커머스 고도화에도 속도를 낸다.
이 같은 인수합병과 조직 재정비, 디지털 전환은 모두 TV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를 벗어나 플랫폼 기업으로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OTT 확산으로 TV 시청이 감소하면서 채널 경쟁의 의미가 약해졌다”며 “TV와 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져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AI 기반 개인화와 라이브 커머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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