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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무상교육” vs “학원비 지원”…11조 쥔 서울교육감 선거

2026.05.07 05:00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인 정근식 예비후보(왼쪽)와 윤호상 예비후보. 사진 각 예비후보
어린이날인 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엔 대형 칠판이 설치됐다.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 정근식’이라 적힌 파란 색 점퍼를 입은 정근식 예비후보가 분필을 들고 있는 초등학생에게 다가갔다. “어느 학교 다녀?” “응봉초요.” 정 후보는 칠판에 ‘응봉초 화이팅’이라고 적었다. 1시간 30분 동안 그는 아이들에게 학교명을 묻고 이야기했다. 2000여개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관할하는 현직 교육감임을 부각하면서 공교육 강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같은 시각 서울시청 앞 광장엔 흰 점퍼 차림의 윤호상 예비후보가 빈백 소파에 앉아 있는 학생들에게 영어로 인사했다. “굿모닝, 미들스쿨? 하이스쿨?” 마주치는 부모들에겐 “자녀 교육에서 가장 걱정하는 게 뭐냐”고 물었다. “사교육비”라는 답이 돌아오자 윤 후보는 “교육청이 학원비 확 줄여드립니다. 좋으시죠?”라고 했다. 사교육비 지원, 영어교육 혁신이라는 대표 공약을 설명하는 데 열중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서 윤호상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가 학생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악수를 청하고 있다. 사진 윤호상 예비후보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교육감 선거 레이스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에서 진보 단일 후보로 선출된 정 후보는 7일 선거사무소를 개소한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보수 단일후보로 추대된 직후부터 거리에 나서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6명과 함께 시·도 교육감 16명도 선출된다. 한 해 약 80조원의 지방교육재정과 교원 인사권을 쥔 교육감은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지만, 광역단체장 선거에 가려 ‘깜깜이 선거’가 머물고 있다. 서울시교육감이 책임지는 예산만 약 11조원. 12년째 이어진 진보 교육이 연장될지, 보수로 교체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정근영 디자이너
서울교육감 레이스 본격화…진보 연장이냐, 보수 교체냐
두 후보의 어린이날 행보는 각자의 ‘1번 공약’을 압축하고 있다. 둘 다 ‘사교육 부담 완화’를 강조하나, 해법은 정반대다. 정 후보가 학교의 책임을 넓혀 학생·학부모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윤 후보는 사교육을 공교육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정근식 서울교육감 예비후보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찾아 어린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정근식 예비후보
정 후보는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면 사교육 수요는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만 3~5세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 초·중·고 등하교 교통비 지원, 현장체험학습비·수학여행비 무상화 등의 공약으로 부모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1교실 2교사제, 서울학습진단성장센터 확대 등으로 공교육 질을 높이고 학생의 마음건강 정책을 챙기겠다고 한다.

윤 후보는 “사교육의 현실을 인정하자”는 쪽이다. 그는 “부모들은 빚을 내서라도 좋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 한다”며 “공교육의 외연을 넓혀 그 부담을 덜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핵심 공약인 공립형 학원은 우수 학원을 지정해 학원비의 약 40%를 교육청과 지자체가 부담하는 모델이다. 공립형 과외 플랫폼을 도입하는 한편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학년을 현행 3학년에서 1학년으로 낮추는 방안도 제시했다.

두 후보 모두 부모·교사를 겨냥한 공약도 다수 내놨다. 윤 후보는 24시간 응급돌봄, 정규직 학교보안관 배치, 25년차 평교사를 5급 대우로 격상하는 교감급 선임교사제를 공약했다. 정 후보는 중학생이 1학기 동안 여행과 진로 탐색에 집중하는 ‘세상중학교’, 부모 교육을 전담하는 ‘부모성장학교’을 세우겠다고 한다.

정근식 서울교육감 예비후보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찾아 어린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정근식 예비후보

향후 선거가 ‘진영 단일 후보’인 두 후볻만의 경쟁에 머물지는 미지수다. 단일화에 불복한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독자 출마 움직임을 보여서다. 진보 측에선 한만중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 보수 성향 인사 중엔 조전혁 전 의원과 류수노 전 방송통신대 총장, 김영배 전 예원예대 부총장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앞서 2024년 치른 교육감 보궐선거에선 정근식 교육감이 50.24%의 지지율로 보수 측 후보였던 조 전 의원(45.93%)을 제치고 당선됐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독자 출마, 진영 분열 등이 본선까지 이어지면 과거와 같은 박빙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누구신지” 낮은 인지도·흐린 쟁점…반복되는 무관심
후보들은 제법 속도를 내고 있지만, 유권자들에게 교육감 선거는 아직 멀어 보였다. 5일 어린이대공원에서 정 후보가 한 시간 넘게 인사를 건넸지만, 시민 상당수는 “정치인인가 봐” 하고 지나쳤다. 같은 날 시청광장의 윤 후보도 처음부터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3세 딸을 둔 손지은(37·여)씨는 “오늘 정 후보가 교육감인 줄 처음 알았다”고 했다. 4세 쌍둥이 아빠 배모(43)씨는 “후보가 누군지, 공약이 뭔지 잘 모른다. 우리는 1번만 뽑는다”고 했다.

5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광장에서 윤호상 서울교육감 예비후보가 자신을 소개하며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윤호상 예비후보
유권자의 저조한 관심은 2007년 부산에서 처음 직선제가 시행된 이후 교육감 선거에서 반복된 현상이다. 김이경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후보의 개인적인 인지도나 투표용지에 기재되는 순서로 당선이 결정되는 ‘로또 선거’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는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없으면 관심 가질 동기가 별로 없다. 어르신들은 번호 보고(정당공천) 찍는데 교육감은 번호마저 없으니 무효표 비율이 광역단체장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국민의 관심을 끌 만한 쟁점이 적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는 “무상급식과 같은 큰 쟁점이 있던 2010년 선거와 달리 모든 후보가 ‘AI 교육’을 외치는 식이라면 관심을 끌기 어렵다”면서 “관심이 낮으면 결국 조직 선거가 되고 교사 등 이해관계자의 영향이 커져 시민 의사와 무관한 정책이 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교육감 선거의 의제를 넓히고, 후보·공약을 비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 교수는 “교육감이 학교 안 행정을 넘어 혐오·차별이나 AI 시대 일자리 같은 사회적 의제를 끌어들여야 관심이 따라온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선거 연령을 고등학교 단계로 낮추거나, 중앙선관위가 단일화를 위탁받아 후보 난립을 줄이고 토론회를 열어 유권자들에게 공약을 알리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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