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또 막힌 ‘빅테크 과세’… 국내 IT 역차별 논란
2026.05.07 00:31
유럽은 ‘구글세’ 독자 도입해 부과
전문가 “한국형 디지털세 도입, 국가 차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8일 국세청이 넷플릭스코리아에 부과한 법인세 762억 원 가운데 687억 원(약 90%)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메타 아일랜드 법인이 낸 세금 취소 소송도 원고 일부 승소로 결론 났다.
하지만 법원은 “두 한국 지사가 본사의 서비스·플랫폼 개발과 운영에 관여한 바 없어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볼 수 없다”는 빅테크들의 논리를 받아들였다. 국제 세법상 외국 기업에 법인세를 부과하려면 해당국에 고정사업장이 있어야 한다. 단순 마케팅 사무소 수준으로는 부족하며, 실질적인 사업 결정과 주요 업무가 이뤄지는 거점이라야 과세 대상으로 인정된다. 시장에서는 빅테크가 바로 이 대목을 파고들어 승기를 잡은 만큼,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갖춘 구글,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들도 같은 논리로 과세당국에 맞설 것이라고 관측한다.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은 기존 세법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자국 내 온라인 매출에 직접 과세하는 ‘디지털 서비스세(구글세)’를 독자 도입했다. 반면 한국은 기존 법인세의 틀 안에서만 과세를 시도하다가 빅테크와 법정 공방만 거듭하고 있다. 빅테크와의 세금 격차를 두고 국내 정보기술(IT) 생태계에서는 ‘역차별’ 논란도 번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는 매출(영업수익) 약 12조350억 원에 법인세 6014억 원을 냈지만, 구글코리아는 4076억 원의 매출에 대해 법인세 187억 원을 납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광고 수익을 포함한 실제 수익은 수 배에서 수십 배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와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의 연구(2025년 5월)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2004∼2023년 누적 국내 매출은 최대 242조7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우리도 입법 정책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 교수는 “일본이 지난해부터 글로벌 빅테크를 겨냥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공정경쟁법’을 시행해 애플 서버를 도쿄로 이전시키고 연간 1000억 원의 세금을 거둬들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며 “한국도 단편적 규제에서 벗어나, 한국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디지털세 도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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