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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추적] 미국의 전쟁, 그 이면의 역린 달러 패권

2026.05.06 23:45

【 스튜디오 】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 인트로 】
인권 유린, 테러와의 전쟁, 핵 개발 저지.

지난 20여 년간 미국이 밝힌 전쟁의 명분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적극적 개입 이면에는 '이것'에 대한 경제적 동기가 함께 작용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바로 달러 패권입니다.

이라크의 유로화 결제 도입, 리비아의 '골드 디나르' 구상, 베네수엘라의 가상화폐 '페트로' 발행, 그리고 이란의 위안화 결제 확대 시도 등 기존의 달러 질서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될 때마다

미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다양한 정치·외교적 명분과 함께 '달러 질서 유지'라는 경제적 이유가 함께 계산됐다는 겁니다.

[김연규 / 한양대 국제대학원 원장 : 미국의 패권은 석유 시스템 또 달러, 기축통화하고 연결돼 있거든요. 이것에 도전하는 건 미국의 진보, 보수 정권에 상관없이 부수는 거예요. 그게 역사적으로 하나의 드러난 흐름이에요.]

미국이 세계를 통제하는 수단, '달러 패권'을 짚어봅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오늘의 팩트체커 윤성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윤 기자. 지난 미국의 전쟁을 돌이켜 보면 특정 국가들에 대해서 군사 행동을 벌이고 또 공격하기도 했는데 그 명분은 뭐였습니까?

▶윤성훈
네, 미국은 독재 정권 타파, 인권 수호 등을 명분으로 개입하며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수호자처럼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 영향을 주는 공격인 만큼 이런 이유만 작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그 이면에는 복잡한 속내와 계산이 숨어 있다는 겁니다.

▶엄지민
그러니까 미국이 표면적으로 언급한 이유 외에도 또 다른 속내들이 작용했다는 겁니까?

▶윤성훈
네, 과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한 요인은 무엇이 있었는지,
그 흔적들을 짚어보겠습니다.

【 VCR 】
지난 2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 쏟아진 미사일 폭격.

미국이 내건 공습의 명분은 핵무기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2월) : 이 테러리스트 정권은 결코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다시 말합니다.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핵 개발 저지와 종교 지도자가 통치하는 체제 내의 인권 유린 등 여러 안보 요인이 공습의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미 의회 자문 기구인 USCC의 보고서에는 다른 배경을 짐작게 하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보고서에는 이란이 석유 판매 대금을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으며, 이 자금이 국제 금융 시스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즉, 이란의 '위안화 결제'가 미국 중심의 금융 통제 구조와 맞물려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비슷한 상황은 베네수엘라에서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은 펜타닐 소탕 등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해 12월) : 오늘 제가 서명할 이 행정명령을 통해, 우리는 펜타닐을 대량 살상 무기로 공식 지정합니다.]

하지만 이 명분은 논리적 모순에 부딪힙니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대부분은 베네수엘라가 아닌 멕시코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쉬프터 / 미국 싱크탱크 '인터아메리칸 다이얼로그' 선임연구원 겸 조지타운대 겸임교수 (지난해 12월) : 펜타닐은 분명 멕시코에서 들어옵니다. 베네수엘라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미국 정부의 움직임은 베네수엘라를 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왜 마약의 발원지가 아닌,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로 총구를 겨눴을까.

당시 미국은 베네수엘라 원유의 상당량이 중국으로 수출되던 상황에서 '에너지 권리를 빼앗겼다'며 불만을 표해온 상황.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해 12월) : 그들이 우리의 모든 에너지 권리를 빼앗아 갔습니다. 석유도 모두 가져갔고요. 우리는 그것을 되찾을 겁니다.]

마약 대응이라는 명분과는 별개로 이면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마두로 대통령도 이란처럼 국가 주도의 가상화폐 '페트로'를 발행해 달러 중심의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했던 인물입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난 2018년 2월) : 베네수엘라와 전 세계는 페트로가 암호 화폐 유통을 위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통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란의 '위안화', 베네수엘라의 '페트로'.

공교롭게 두 국가 모두 달러 중심 결제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벌였던 겁니다.

[강성진 /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결국은 중동 지역의 석유 패권. 그 패권 싸움에서 미국의 어떤 시각으로 보면 주도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그런 의도가 깔려 있고….]

[유달승 /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소장 : 주된 요인은 페트로 달러를 방어하기 위한 에너지 패권 전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사실 미국의 선제 공습이나 군사 개입은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던 일인데, 이란과 베네수엘라 사례만 놓고 미국의 침공 속내가 '달러 패권' 지키기에 있다 이렇게 일반화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윤성훈
네, 그래서 과거의 사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명분은 조금씩 달랐지만, 미국이 개입하기 전의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 VCR 】
42년간 리비아를 철권 통치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당시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석유 보유국이었습니다.

그는 이 막강한 자원력을 바탕으로 석유 거래 시 달러 대신 유로화와 아프리카 단일 통화인 골드 디나르를 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리비아 내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카다피는 무력 대응을 선언하며 국제사회를 자극합니다.

[무아마르 카다피 / 리비아 국가원수 (지난 2011년 2월) : 적당한 때 우리는 무기고를 열어 모든 리비아인과 부족민들이 무장하게 할 것이다. 리비아는 피로 물들 것이다.]

미국과 나토는 즉각 개입했습니다.

자국민을 학살하려는 정권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었습니다.

결국 카다피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골드 디나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버락 오바마 / 미국 대통령 (지난 2011년 10월) : 오늘로 카다피 정권은 끝났습니다. 마지막 근거지가 무너진 것입니다.]

기묘하게 겹치는 비극의 역사는 2003년 이라크에서도 발견됩니다.

당시 미국이 바그다드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내건 명분은 대량 살상 무기였습니다.

결국 독재자 사담 후세인은 생포된 뒤 처형되며 전쟁은 정권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폴 브레머 / 이라크 최고 행정관 (지난 2003년 12월) : 사담 후세인이 검거됐습니다. 이라크와 여러분의 미래는 과거 어느 때보다 희망적입니다.]

대량 살상 무기는 발견됐을까.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 사실 명분은 대량 살상 무기였거든요. 대량 살상 무기는 사실 없었어요.]

그렇다면 미국은 왜 그토록 이라크 침공에 집착했던 것일까.

전문가들은 리비아와 이라크의 공통점에 주목합니다.

이들 역시 공습 직전, 석유 결제 대금을 유로화로 바꾸는 등 달러 패권에 도전했다는 사실입니다.

[유달승 /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소장 : 2001년에 이라크 사담 후세인 체제가 페트로 유로를 선언했어요. 2009년에는 리비아의 카다피 체제가 금 기반의 독자적인 결제 수단을 제안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사담 후세인 체제가 붕괴됐죠. 그리고 2011년에는 나토의 공습과 이어진 내전 속에서 카다피 체제가 무너졌습니다.]

이라크와 리비아의 몰락.

이는, 전 세계 산유국들을 향한 미국의 소리 없는 경고로 기록됐습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지난 20여 년간 있었던 미국의 군사 작전을 봤을 때, 달러 패권의 유지라는 잣대가 모든 국가에 똑같이 적용됐던 건 아니죠?

▶윤성훈
네, 페트로 달러 유지 외에도 미국의 개입 이유는 복합적일 텐데요.

다만, 미국의 경제 질서에 순응하면 공격받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는 있습니다.

▶엄지민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렇게까지 석유와 달러의 결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겁니까?

▶윤성훈
미국의 달러가 어떻게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고, 이를 통해 어떤 이익을 누리고 있는지 봐야 합니다.

1944년, 달러는 금과 교환을 보장하는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 세계 기축 통화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재정 적자로 금 보유량이 바닥을 드러내자, 1971년 닉슨 대통령은 결국 달러와 금의 교환을 중단합니다.

▶엄지민
당시 이 사건을 '닉슨 쇼크'라고 부를 정도로 그 충격이 대단했잖아요.

▶윤성훈
네, 달러 가치가 폭락할 위기에서 미국이 찾은 묘소는 바로 석유였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를 거래할 때 달러로만 결제하도록 하고 그 수익은 미국의 국채 등에 재투자하기로 합의한 겁니다.

【 VCR 】
4차 중동 전쟁의 이듬해인 1974년.

세계 석유 시장을 쥐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역사적 합의를 맺었습니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를 책임지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를 거래할 때 오직 달러만 받기로 한 약속.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 1974년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페트로 달러를 합의했었을 때 미국의 보상 조건이 뭐냐면 안보거든요. 중동의 안보 분야에서 미국이 너희들을 도와주겠다. 대신 달러로만 결제해라.]

석유를 뜻하는 페트로와 달러의 합성어.

즉 석유 결제 대금으로만 쓰이는 달러, 페트로 달러 시스템이 탄생한 순간입니다.

달러를 가져야만 기름을 살 수 있는 시대.

당시 경제 발전을 이루던 서방의 제조업 중심 국가들은 막대한 양의 원유를 필요로 했고, 달러 결제 기반의 금융 시스템이 빠르게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김연규 / 한양대 국제대학원 원장 : 한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 일본, 유럽, 비슷한 제조업 중심의 국가들이 똑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인위적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끊임없이 창출됐다.]

이후 전 세계 모든 국가는 산업의 쌀이라 부르는 석유를 사기 위해 달러를 비축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미국이 전 세계 실물 자원을 통제하는 권력을 쥐게 된 겁니다.

[강성진 /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석유는 하나의 제품이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 거래를 어느 화폐로 하느냐는 거는 세계에서 경제적 영향력이나 패권을 누가 갖고
있느냐라는 거거든요.]

이렇게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고,

미국은 이를 통해 세계 최대 소비국이자 패권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강성진 /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모든 금융 거래가 달러를 중심으로 하게 되고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서 모든 국가가 노력하는 거고 (미국은) 달러는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부채가 나더라도 우리나라처럼 기축통화가 아닌 나라의 국가 부채와는 차원이 다르고….]

이 구조는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과도 직결됩니다.

현재 미국은 매년 9천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세금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이 막대한 군비는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됩니다.

전 세계가 달러를 원하고, 그 달러가 다시 미국 국채로 환류되는 시스템이 미국의 총칼을 지탱하는 배경입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 가치가 떨어지면, 그 손실과 물가 상승의 고통은 달러를 보유한 전 세계 국가들이 함께 짊어집니다.

사실상 미국은 달러를 통해 전 세계의 지갑을 빌려 쓰는 셈입니다.

[김연규 / 한양대 국제대학원 원장 : 결국에는 이 오일 달러 환류 때문에 미국이 재정 적자나 막대한 국가 부채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는 거예요.]

【 스튜디오 】
▶엄지민
미국이 페트로 달러를 통해서 달러의 지위를 지키고 있는데 이 지위가 무너질 경우에 어떤 결과가 발생하게 될까요?

▶윤성훈
산유국들이 달러가 아닌 다른 화폐로 결제 체제를 확대해 나갈 경우달러와 미국 국채 수요 모두 줄어들게 됩니다.

미국 입장에선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급증하게 되는 상황을 겪게 되는데요.

소비와 군사력을 지탱해 주던 미국의 원동력이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생기는 겁니다.

반면, 각국의 경제는 달러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미국의 금리와 정책, 외교 관계에 따라 흔들리는 구조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종속을 벗어나기 위해 달러 중심 질서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가 세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 VCR 】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미국과 서방 주요국들은 러시아의 주요 7개 은행을 국제 금융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서 퇴출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 EU 집행위원장 (지난 2022년 2월) : 러시아에 막대한 비용을 계속 부과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러시아를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더욱 고립시킬 것입니다.]

이 사건은 세계 패권을 노리는 국가들에게 미국이 주도하는 금융 제재의 위력을 보이는 강렬한 경고이자, 동시에 풀어야 할 숙제를 남겼습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도 달러 무기화를 탈피하려는 시도를 이미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연규 / 한양대 국제대학원 원장 : 중국이 2017년에 미국을 앞질러서 세계 최대 석유 수요국으로 등장해요. 그때부터 중국이 위안화 석유 결제 전략을 마련하기 시작해요.]

오랜 시간 치밀하게 전략을 세워온 중국은 2022년 12월 중동의 심장부에서 원유를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거래하는, 페트로 위안의 서막을 알립니다.

시진핑 주석은 6개 걸프협력회의 국가들로부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계속 확대하고 석유와 가스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지난 2022년 12월) : 상하이 석유·가스 거래소를 플랫폼으로 최대한 활용해 석유와 가스 무역에 대한 위안화 결제를 추진할 것입니다.]

실제 지난 2023년 3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액화천연가스 6만 5천 톤을 위안화로 사들이며, 페트로 위안은 현실이 됐습니다.

석유를 파는 산유국 입장에서도 이제 위안화는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유효한 카드가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달라진 무역 구조에 주목합니다.

[강성진 /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그만큼 (중동 국가들도) 중국과의 수출, 수입이 많아졌다는 거죠. 자기들이 수출할 때 위안화를 받기도 하지만 또 중국으로부터 수입할 때 위안화를 쓰면 되거든요.]

탈달러의 흐름은 중남미로도 번졌습니다.

중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인 브라질 역시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활용하기로 하면서 수십 년간 이어진 달러 중심의 무역 관행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 브라질 대통령 (지난 2023년 4월) : 매일 밤 저는 스스로에 묻습니다. 왜 모든 국가는 달러를 기반으로 무역해야 합니까?]

도전이 거세질수록 미국의 방어 기제 역시 필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동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행보가 페트로 달러라는 패권의 심장을 지키기 위한 사투라고 분석합니다.

[유달승 /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소장 : 미국의 입장에서는 페트로 달러를 방어하는 것이에요. 만약에 미국 기업이 이란에 들어가면 이란은 자연스럽게 페트로 달러로 결제하게 되고 미국은 패권의 지위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물론 현재로서는 달러의 지위가 급격히 약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

하지만 위안화 등 대안 통화 사용이 확대될수록 달러 중심 구조에는 분명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 앞으로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완전히 선을 끊을 수는 없겠지만, 무기를 산다든지 이런 부분에서 다양하게 미국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거 같아요. 그래서 현재 미국이 중동에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이번 전쟁으로 완전히 드러난 것 같습니다.]

결제 화폐가 세계 질서를 바꾸는 시대.

이제 통화 패권을 둘러싼 경쟁은 단순히 경제 논리를 넘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미국이 세운 금융의 장벽을 넘으려는 움직임은 더 이상 일부 국가의 실험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 미국이 (페트로 달러 방어를) 못할 경우에 오는 혼란, 변화가 엄청나기 때문에 그동안 미국의 동맹국이었던 나라들은 새로운 살길을 찾을 수밖에 없거든요.]

핵심 광물과 주요 에너지를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대한민국이기에 기축통화 체제의 균열은 곧 생존의 문제입니다.

강대국들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외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힙니다.

[김연규 / 한양대 국제대학원 원장 : 지금 보는 대로 중동과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에너지 패권, 또 중국이 장악하는 희토류, 핵심 광물 패권의 그 변동성에 따라서 국가가 왔다가 갔다가 해요. 그래서 미·중 패권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거는 한국은 먼저 경제의 자립 기반을 만드는 거예요.]

[강성진 /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우리가 외국인 직접 투자라고 그러는데 그쪽으로 좀 많이 가야 될 것 같고. 첨단 산업 하는 기업들은 정치적 헤게모니까지도 신경 쓰면서 사업을 해야 하는, 단순히 경제력만 가지고 사업하는 시기는 앞으로는 나오지 않을 것 같고요.]

【 스튜디오 】
▶엄지민
네, 달러는 단순한 화폐를 넘어서 세계 질서를 지탱해 온 권력이었는데요.

그런데 이제 그 균열이 시작됐고, 점점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 안에서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될 것 같습니다.

▶윤성훈
네, 통화 패권 경쟁은 에너지와 자원을 모두 수입해야 하는 대한민국으로선 곧 먹고사는 문제이자, 실존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요동치는 질서 속에서 우리만의 대응 전략을 만들어가는 일.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엄지민
네. 윤 기자,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팩트추적은 여기까집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윤성훈 [ysh02@ytn.co.kr]

본방송: 수요일 밤 11시 20분
재방송: 토요일 오후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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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fact@ytn.co.kr
[전화]: 02-398-86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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