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 아끼려고 걷다가...” 광주 여고생, 악마를 만났다
2026.05.06 15:42
부모 “구급대원 꿈꾸던 착한 딸인데”... 사건 현장엔 추모 국화꽃
생면부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A(17)양의 빈소가 차려진 6일 광주광역시의 한 장례식장. 어머니는 앳된 딸의 영정 앞에서 주저앉아 “왜 나만 두고 갔느냐”며 통곡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중학생 동생은 상복을 입고 조문객을 맞았다.
A양은 전날 오전 0시 11분쯤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로변에서 장모(24)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장씨를 살인 등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장씨는 A양을 도우러 온 B(17)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사건 당시 택시비를 아끼려고 약 4㎞ 거리를 걸어서 귀가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고 한다.
빈소에서 만난 A양 가족의 지인은 “평소 연락하면 학원이나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다던 아이였다”며 “구급대원이 되고 싶다며 자격증을 따고 싶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은 “애답지 않게 착해서 부모 속 안 썩이고 활발한 아이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양이 쓰러졌던 범행 현장에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국화꽃과 음료수가 놓여 있다.
피의자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살을 고민하던 중 전혀 모르는 사이인 A양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우발적 범행을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장씨가 범행 전 자신의 차량을 몰고 사건 현장 일대를 서행하다가 홀로 걸어가는 A양을 지나친 뒤 다시 돌아와 흉기를 휘둘렀다”며 계획 범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장씨는 도주 과정에서 자신의 차량을 버린 뒤 택시를 갈아타면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 했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도 버렸다. 세탁방에 들러서 옷에 묻은 혈흔도 씻어냈다.
경찰은 감시 카메라 영상을 토대로 장씨의 동선을 추적해 범행으로부터 약 11시간 만인 지난 5일 오전 11시 24분쯤 범행 현장과 약 1㎞ 떨어진 장씨의 집 부근에서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장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장씨에 대한 신상 공개 절차도 착수했다. ‘특정 중대 범죄 피의자 등 신상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은 중대한 피해, 수단의 잔인성,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충족하면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심의위원회가 신상 공개 의견을 제시하면 관할 경찰서장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며 “이후 피의자에게 신상 공개를 통보하고 5일 이상 유예 기간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중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7일쯤 열릴 전망이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강원도민일보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