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장 취수구에 고기 석쇠 용접 '어린이 익사'…"4억8000만원 배상하라"
2026.05.06 21:58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풀장에서 12세 어린이가 익사한 사고와 관련, 지자체와 시공사 측을 상대로 낸 민사 소송에서 유가족이 일부 승소했다.
인천지법 민사14부(김영학 부장판사)는 A군(사망 당시 12세) 유가족이 울릉군과 시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낸 6억원가량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울릉군과 시공사 관계자 3명에게 "4억8500여만원을 유가족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유가족이 군수, 담당 공무원, 설계사 등 나머지 관계자 7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사고는 2023년 8월 1일 울릉군이 설치해 관리하던 심층수 풀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A군은 풀장 놀이 시설 아래쪽 열려 있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바닥 취수구에 팔이 빨려 들어간 상태로 익사했다.
조사 결과, 취수구에는 일체형 배수 설비(플로어 드레인) 대신 고기를 구울 때 쓰는 임시 석쇠용 철망이 용접돼 있었고, 바닷물에 취약한 석쇠 철망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A군은 고압 취수구 배관의 흡입력에 목숨을 잃었다.
당초 설계 도면에 기재된 배수 설비는 물량 내역서와 시방서에서 누락됐고, 시공사는 발주처에 이를 보고하지 않은 채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릉군의 풀장 관리도 소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고시에 따라 최대 수심 300㎜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풀장에는 해수가 400㎜까지 가득 채워진 상태였고, 취수구 쪽으로 통하는 출입문에는 잠금장치도 없었다.
법정 자격을 갖춘 안전요원은 물론, 사고 당일에는 현장 시설 관리를 돕던 무자격 아르바이트생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물놀이 시설이 울릉군이 어린이놀이시설법에 따라 설치해 관리·운영하는 시설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 영조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물놀이 시설에 설치·관리상 하자가 있었고 이 하자로 인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국가배상법에서 정한 영조물 설치·관리자의 손해배상 책임에 따라 울릉군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시공사 관계자 3명에게도 설계 도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석쇠용 철망으로 부실하게 시공한 과실을 들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울릉군청 소속 공무원들과 시공사 관계자들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도 기소돼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안전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