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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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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일’ 삭제한 북 ‘두 국가’ 개헌, 공존 방안 과제 던졌다

2026.05.06 19:0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23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3월 개헌을 통해 남북이 완전히 별개의 국가가 됐음을 보여주는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옛 헌법에 담긴 ‘통일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은 “더 이상 동족 관계가 아니다”라며 ‘두 국가’를 처음 언급한 지 2년여 만에 자신들의 국가 정체성을 드러내는 최고 문서인 헌법에 이를 반영했음을 알 수 있다. 북이 남북의 절연을 의미하는 ‘존재론적 결단’을 내림에 따라 우리도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온 통일을 전제로 한 대북 정책을 유지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북이 새 헌법에 ‘적대적’이라는 표현을 담지 않았다는 사실에 유의하면서,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6일 통일부 기자 간담회에서 북이 지난 3월 말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개정한 새 헌법의 전문이 공개됐다. 2조를 보면 자신들의 영역이 북쪽으로는 중·러, 남쪽으로는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라는 조항이 신설됐고, 옛 헌법 9조에 있던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조항은 삭제했다. 동시에 ‘북반부’, ‘조국통일’,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 등 통일을 연상시키는 다른 표현 역시 흔적을 찾을 수 없게 정리됐다. 핵과 관련해선 2022년 9월 공표한 핵 독트린을 반영해 “핵무력에 대한 지휘권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있다”(89조)는 내용이 들어갔다. 다만, 한국을 ‘적대국’으로 선언하는 내용은 없었다.

이에 따라 북이 분단 직후 ‘민주기지론’ 등을 내세워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일으켜가며 이뤄내려 했던 통일이란 목표를 포기하고, 우리와 절연한다는 결단을 내렸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이다. 북이 새 헌법에서 ‘적대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으니, 우리도 ‘두 국가’ 관계로 전환을 수용하면 남북은 국가 대 국가 간의 ‘정상적 외교관계’를 만들어나갈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그와 동시에 남북이 1991년 말 기본합의서를 통해 확인한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개념은 폐기되는 운명을 맞는다.

다만, 이는 우리의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 한번 방향을 정하고 나면 번복이 힘들 뿐 아니라, 자칫 심각한 남남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변화된 시대에 걸맞은 바람직한 남북 관계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하면서, 느리지만 단단히 우리 공동체의 총의를 모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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