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도시건축 통합계획, 닭 잡는데 소 잡는 칼 쓸텐가
2026.05.06 20:01
그런데 부산시가 제시한 포럼 관련 자료에는 이에 대한 몇 가지 해외사례와 도해만 제시돼 있다. 해외사례는 약 30년 전인 1990년대의 사례이며 도시건축 통합계획의 정의나 범위, 정확한 법률적 명칭은 없었다. 물론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안하기 위한 포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시작 단계여서 정의나 법률을 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포럼에서 제공한 자료 말미에 도시건축 통합계획의 법률적 근거로 건축법에 따른 ‘특별건축구역의 지정’을 근거로 들고 있어 유일하게 힌트로 삼을 뿐이다.
문제는 그 쓰임새가 적절한가이다. 특별건축구역은 도시나 지역의 일부가 특별건축구역으로의 특례 적용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시장 등이 지정할 수 있어 법률적 제약이 일반건축물보다 자유롭다. 부산시민공원 재정비촉진 3구역, 남포동 하버타운, 영도 콜렉티브 힐스 등에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포럼에서 제시한 도시건축 통합계획을 적용한다면 부산 전체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돼야 한다. 특별이 일상이 되면 더 이상 특별이 아니 듯, 건축 부분에 대한 특례가 있는 특별건축구역 역시 아무 곳에나 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시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특별건축구역 지정만으로 도심의 경관과 경제발전, 인구 감소 해소, 미분양 해소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현재 부산은 인구 감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백 개의 재개발·재건축 지역이 지정돼 있다. 반면 국가 경제 침체, 지역경제 위기, 최근의 국제 정세 등으로 분양시장은 오래 전부터 얼어붙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가 내세우는 도시건축 통합계획을 따른다면 대규모 사업이 부산 곳곳에서 벌어져야 하고 그 규모에 맞는 막대한 자본은 필수적이다. 시는 새로운 정책 제시에 불과하다고 설명할 수 있겠지만 시민과 건설업계는 시가 정책을 내놓음과 동시에 수요조사와 자본조달 방안, 목표지역, 지역시민 의견 수렴 방안 등 기본적인 사항 또한 염두에 두고 진행되길 바란다. 정책의 발표는 미래 비전의 제시이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계획하는 것을 두고 누가 불만을 갖겠는가. 다만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것이 문제다. 신도시 등에 적합한 도시건축 통합계획이 자칫 필지별 계획이 수립돼야 할 곳까지 침범한다면 사유재산의 침해 등 시민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하위 건축 관련 규정들이 미처 다 만들어지지도 않았거나 그 시행조차 불분명한 건축 관련 법률들이 다수 존재하는 상태에서 도시건축 통합계획을 통한 특별건축구역 지정이 이뤄진다면, 기존 법령을 적용해 재개발 재건축 등을 하려는 시민에게 혼란과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공원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