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재단이 세종호텔을 스스로 망가뜨린 이유 [왜냐면]
2026.05.06 17:24
허지희 | 세종호텔 해고자
2005년 세종호텔의 대주주인 세종대 재단에 관선이사가 파견되었다. 이사장이 비리 혐의로 해임된 후 이뤄진 조치였다. 관선이사는 임금을 인상하고 오랫동안 누적된 승진을 시켰다. 교환실 벽지가 너무 낡았다며 도배도 새로 했다. 교환실 벽지 도배는 20년 근무 동안 처음이었다.
그러나 좋은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세종대 설립자의 장남 주명건은 4대강 사업을 제안하여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이 되었다. ‘세종호텔 주명건 회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혼자 오지 않았다. 용역회사를 만들어 함께 왔다.
한때 서울 명동 최초의 5성급이었던 333객실인 세종호텔의 정규직 280여명이 주명건 회장에게 너무 많아 보였다. 각 부서 팀장 중심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복수노조는 사실상 사측이 만들었다. 당시 객실팀장은 내게 말했다. “같은 배를 타야 한다. 회사 생활 더 안 할 거냐?” 비슷한 회유와 협박 속에 많은 조합원이 탈퇴하여 사측 노조로 옮겨갔다.
50명밖에 안 남은 조합원들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첫번째 파업에 들어갔다. 38일 동안 로비를 점거하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파업에서 복귀한 후부터는 고난의 행군이다.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한 전환 배치, 과장 이상 30% 삭감, 사원 10% 삭감하는 성과연봉제에 과장 이상 중간관리자는 거의 퇴사했다.
코로나19가 왔을 때는 희망퇴직과 정리해고가 시작되었다. 이제 세종호텔에 남은 정규직은 20여명, 이들 정규직이 세종호텔 333객실을 운영한다. 설립자 집안이 운영하는 사학재단은 노동조합을 내쫓기 위해 수익 자산을 이렇게 스스로 망가뜨린다. 그들이 원한 용역회사를 넣고 비정규직 호텔로 완성해 3성급 호텔로 떨어뜨렸다. 호텔 앞에서 복직을 요구하는 해고자들이 없어질 때까지는 이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사측은 2개의 노동조합 어느 쪽과도 논의 없이 해고자 선정 기준을 고지하고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육아휴직자 2명까지 해고한 부당해고를 사법부는 코로나19가 세계적 감염병이라는 이유 하나로 경영 위기를 인정해주었다. 노동자들은 억울하다. 20년 30년 성실하게 일한 회사에서 개인의 잘잘못이 아닌 사측의 경영 위기로 해고되었기 때문이다. 경영은 회사 책임인데도 경영이 어려우면 직원이 해고당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다.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의 고진수 지부장은 부당한 해고를 알리려 고공에 올랐다. 윤석열 파면 광장의 시민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세종호텔지부의 투쟁에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국회가 국정감사에 세종대 재단의 주명건 명예이사장을 불렀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설립자의 가족이 판·검사인 대한민국 사학재단은 정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기자를 대학교수로, 정치인을 재단 이사로 고용하고, 언론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종합편성채널(종편) 주식을 확보하면 국정감사가 무섭지 않나 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투쟁하니 세상은 조금씩 바뀐다. 국회는 과도하게 많은 세종대의 부동산 투기와 수익 자산 운영에 관해 교육부에 감사를 요구했다. 몇주 전 교육부의 세종대 재무 감사는 일정을 연장해 10일을 꽉 채웠다.
이제 그들의 사학비리가 드러나려나 기대하는 순간, 해직 교사와 연대하러 간 고진수 지부장이 구속됐다. 그러나 해고자들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복직 없이 우리는 끝내지 않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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