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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에 자본잠식까지”…중동발 고유가에 벼랑 끝 몰린 LCC

2026.05.06 15:46

지난 달 1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뉴스1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폭등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흔들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월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아시아나·대한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까지 국내 주요 항공사가 잇따라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특히 대형항공사보다 재무 여력이 취약한 저비용항공사(LCC)는 타격이 더 크다. 당장 인건비라도 줄이기 위해 고강도 자구책을 꺼내 들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5~6월 두 달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시적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에어로케이 역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진에어는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안전격려금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일부 LCC는 심각한 재무 건전성 악화로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321억원(별도기준)의 영업적자를 내 자본잠식률이 132%까지 치솟았다. 보유 자산보다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아져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여기에 최근 ‘고유가 파고’가 덮치면서 적자 방어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지난 2024년 9월 국토교통부는 에어프레미아에 “2년 내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낮추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만약 에어프레미아가 기한 내에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취소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영희 디자이너
문제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제 진정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당장 이달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에는 국토교통부 거리 비례제 기준 사상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급등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기본 항공 운임에 별도로 덧붙여 청구하는 요금이다.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매달 부과 단계가 조정되는데, 33단계가 발동된 것은 2016년 현행 산정 체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18단계)과 비교해 15단계나 수직 상승했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은 현재 한국발 국제선 항공권에 편도 기준 52∼126달러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9∼68달러 수준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항공사 입장에선 이 정도 가격 상승분으로는 유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아무리 노선을 줄여도 여행 수요 자체가 위축되고 있어 중동 전쟁이 끝난다 해도 최소 6~7월까지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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