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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은 엄중 제재”라더니…공정위, 설탕 3사 과징금 990억 깎아줬다

2026.05.06 06:53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밀가루 시장의 88%를 점유한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 7개 제분사의 '6년 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2006년 이후 20년 만에 재현된 제분업계 담합 사건으로, 관련 매출액만 5조 8000억원에 달해 최대 1조 20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예고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마트 밀가루 코너 모습.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3조2000억원 규모 설탕 담합 사건을 제재하면서 과징금을 약 1000억원 가까이 깎아준 사실이 드러났다. ‘엄중 제재 필요’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산정 과정에선 감경 요소를 폭넓게 적용한 셈이다.

6일 공개된 의결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 3사’ 과징금을 1차 산정액 대비 각각 20%씩 감액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1729억원에서 1383억원으로, 삼양사는 1628억원에서 1302억원으로, 대한제당은 1592억원에서 1273억원으로 줄었다. 총 감경액은 약 990억원이다.

공정위는 “조사 단계부터 심리 종결까지 행위 사실을 인정하고 자료 제출·진술 등으로 협조했다”는 점을 감경 사유로 들었다. 관련 고시에 따라 조사 협조(최대 10%)와 심의 협조(최대 10%)를 모두 적용해 사실상 최대치 감경을 부여한 것이다.

반면 가중 요소는 최소 수준만 반영됐다. CJ제일제당은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어 가중 대상이었지만, 공정위는 가능한 범위(10~20%) 중 최저 수준인 10%만 적용했다.

과징금 규모를 좌우하는 ‘부과 기준율’ 역시 낮게 책정됐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을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하면서도 기준율 15%를 적용했다. 같은 구간에서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다.

만약 기준율을 20%로 적용했다면 총 과징금은 약 5280억원으로, 실제 부과액(약 3960억원)보다 1300억원가량 많아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정위는 담합 기간이 4년 이상 장기였고,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결정했으며 국민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크다는 점 등을 들어 “엄중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산정 과정에서는 감경과 낮은 기준율이 동시에 적용됐다.

리니언시(자진신고 감경) 적용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위원장이 “자진 신고 1·2순위가 검찰과 공정위에서 달랐다”고 언급해 일부 감경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제당 3사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깎아주고도 결국 법정 공방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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