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YS·DJ 정부서 요직, 이홍구 前 국무총리 별세
2026.05.06 00:44
정치학자이자 정치인·외교관으로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부에 걸쳐 두루 요직을 맡았던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5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1934년 경기도 개성군(현 북한 개성시)에서 태어난 이 전 총리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 행정학과에 입학했다가 자퇴한 뒤 미국 유학을 떠났다. 에모리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예일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1969년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한국정치학회 회장, 세계정치학회 집행위원을 지냈고 ‘서울국제포럼’ 설립을 주도했다.
이 전 총리는 1988년 노태우 정부 초대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장관을 맡으며 공직에 들어섰고, 우리나라 통일 정책의 근간인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설계했다. 대통령 정치특보, 주영국 대사를 지낸 뒤 김영삼 정부 때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2002 월드컵 유치위원회 위원장,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을 역임했다. 1994년 12월부터 1995년 12월까지 28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이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에 입당한 이 전 총리는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고 신한국당 대표위원을 맡았다.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도 뛰어들었지만 중도에 사퇴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직후였던 1998년에는 의원직을 내려놓고 김대중 정부 첫 주미국 대사로 부임했다. 주미 대사 퇴임 이후 중앙일보 고문, 서울국제포럼 이사장, 대한배구협회 고문,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에서 “학계와 정계를 아우르며 한평생을 국가 발전과 통일·외교 정책에 헌신하신 이 전 총리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총리는 합리적 보수의 상징이자 학자와 행정가, 정치인으로서 현대사의 고비마다 이정표를 세웠다”고 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박한옥 여사, 아들 이현우(EIG 아시아 대표)씨, 딸 이소영·이민영(동덕여대 교수)씨, 며느리 황지영(홍콩한인여성회장)씨, 사위 이강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8일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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