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빠르게 번지는 ‘호르무즈 쇼크’
2026.05.06 02:07
필리핀·인도 등 통화 시장 충격
IMF 총재 “최악 시나리오에 근접”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아시아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고 재정 여력이 취약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호르무즈 쇼크’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약 12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아시아 각국 정부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의 충격을 완화하고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4.7%로 하향 조정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은 5.2%로 상향했다. 에너지 정보 분석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아시아의 원유 수입량은 4월 기준 전년 대비 30% 급감해 2015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각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과 세금 인하 등으로 ‘1차 방어선’을 구축했지만 재정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시장 분석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한나 루치니카바-쇼르시 분석가는 “정부들이 보조금과 세금 인하로 초기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동시에 재정 여력이 가장 취약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파키스탄·방글라데시·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화 시장에서도 충격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 페소와 인도 루피,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는 달러 대비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중국은 비축유와 공급망 다변화로 비교적 충격을 흡수하고 있는 양상이다.
국가별 대응 역시 여건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에너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장기 계약 물량을 제외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중단하고 내수 공급을 우선하고 있다. 일본은 비축유 방출과 함께 미국산 원유 수입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세계 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에서 “전쟁이 2027년까지 이어지고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 선에 머문다면 훨씬 더 나쁜 결과를 예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의 80%가 석유 수입국인데 미국이나 중국은 버틸 수 있겠지만 상당수 국가는 깊은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현재 상황이 이미 IMF가 가정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근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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