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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춘추] 슈퍼사이클이 두려운 이유

2026.05.06 00:33

이성규 편집국 부국장

삼전 SK하이닉스 영업익 95조 100원 팔면 72원 남기는 수준
내년까지 낙관론 우세하지만 일시적 감산 효과 주장도
삼전닉스 D램 점유율 하락 중국업체가 조금씩 잠식 중
中 추격 따돌릴 기술 투자하고 지혜롭게 미래를 준비할 때

요즘 해외 바이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영업 담당자들을 만나면 ‘CPO(Chief Price Officer)’라고 부른다고 한다. ‘최고 가격 책임자’라는 별칭처럼 마음대로 가격을 올려도 물량만 준다면 CEO처럼 떠받들겠다는 뜻이다. 최태원 SK 회장도 “요새는 누구를 만나기만 하면 메모리 달라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역대 최고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2%를 기록했다. 100원짜리 제품을 팔아 72원을 남긴 셈이다. 통상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5~6%대임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수치다. 두 회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95조원. 지난해 코스피시장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이 245조원이었으니 단 석 달 만에 그 40%에 육박하는 이익을 낸 셈이다.

활황의 배경은 빅테크들의 ‘AI(인공지능) 전쟁’이다.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가 경쟁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학습용 메모리는 천문학적으로 소모되고 있다. 최후의 승자가 나올 때까지 반도체 확보 경쟁은 이어질 공산이 크다.

AI발 슈퍼사이클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기존 계약 물량을 감안하면 두 회사가 최소 내년까지 수백조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리가 잘한 것도 있지만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대외 환경이 한국 반도체 호황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의 추격도 무섭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최근 2년 새 배로 뛰었다.

한편에서는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것이 아니라 감산에 따른 일시적 호황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수요 증가보다는 반도체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는 논리다. 실제 수요 추이를 반영하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극적인 상승세를 보이진 않는다. 지난해 전 세계 출하량은 129억 제곱인치로 1년 전보다 5.4% 늘었지만 그보다 3년 전인 2022년(147억 제곱인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과 출하 추이도 비슷하다. 월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생산·출하지수(기준 100)는 올 1월에 200을 넘었지만 3월에는 두 지수 모두 200 밑으로 떨어지는 등 200 안팎을 오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HBM(고대역폭메모리)을 포함한 양사의 D램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트렌드포스 통계를 보면 2024년 한때 77%를 넘었던 ‘삼전닉스’의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68%대다. 이를 미국의 마이크론과 중국 업체가 가져갔다.

만약 두 회사의 경이적인 실적이 일시적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때문이라면 지금의 호황은 AI 수요가 만든 지속적인 ‘해류’가 아니라 감산이 만든 일시적 ‘파도’일 수 있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삼성전자 노사가 한 치의 양보 없는 대치를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의 슈퍼사이클이 수년간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한발 양보할 것인데, 노사 모두 언제 이런 호황이 올지 모르니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는 음모론이다.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게 반도체 업황이고 주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대였고, 임원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우리 사주를 매입하라는 지시에 입을 내밀었다. 두 반도체회사의 고위 임원들조차 이런 호황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2017년 슈퍼사이클 때 삼성전자는 공격적 증설을 했지만 2019년 D램 가격은 폭락했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에 목을 매고 있다. 돈 쓸 일이 산더미인 정부는 법인세를 기대하고 있고, 삼전닉스에 투자한 국민들은 매일 주식 시세판을 보고 있다. 이 와중에 초과수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정부와 노사는 물론 관련 하청업체도 각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예상 못한 돈벼락에 어쩔 줄 모르는 졸부가 따로 없다. 반도체산업은 1년 하고 접을 농사가 아니다. 지금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기술에 투자를 늘리고, 노사가 지혜롭게 과실을 나누면서 미래를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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