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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치 일감 쌓아두고 판다"…'천당 지옥' 오가던 메모리 사이클 끝?

2026.05.05 08:00

샌디스크, 3건 장기계약으로 매출 62조 확보..."메모리 사업도 '수주잔고' 이야기 시작"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 추이 및 추정/그래픽=김지영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약점으로 꼽혀온 '사이클' 구조가 변화 조짐을 보인다. 구속력 높은 장기계약이 확산하면서 수주형 산업으로 전환 가능성이 열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대형 고객과의 계약을 확대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지난달 말 열린 지난 분기(2026년 1월 초~4월 초) 실적발표에서 총 5건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 3건을 체결했고, 이후 추가로 2건을 더 맺었다. 최대 5년간 물량·가격을 확정하는 구조다. 샌디스크는 글로벌 5위(점유율 12.8%)의 낸드플래시 기업이다.

장기계약 확대는 AI 산업 확산에 따른 수요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최근 메모리 시장은 공급을 웃도는 수요로 품귀현상이 심화하면서 고객사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하고 있다. 이에 메모리 제조사와 주요 고객사 간 3~5년 단위 장기공급계약(LTA)이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일부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했거나 협의를 진행 중이다.

LTA 자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과거에도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할 경우 메모리 업체들은 가격을 고정하기 위해 LTA 체결을 추진해 왔다. 이에 일부에서는 LTA를 '가격 고점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가격이 충분히 오른 이후 이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이번 장기계약은 과거와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약 구조 자체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상호 신뢰 기반의 기존 공급 계약과 달리 상당한 구속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과거 LTA와 달리, 다양한 방식과 구조적 대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급금, 최소 매출 보장, 재무적 보증 등 과거에는 없던 장치가 포함되면서 계약의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샌디스크 사례는 이런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회사는 지난 분기에 체결한 3건의 계약만으로 약 420억달러(62조원) 규모의 최소 매출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체결된 5건의 계약만으로 2027 회계연도 공급 물량의 3분의 1 이상이 이미 확정된 상태다. 향후 추가 계약이 체결되면 장기계약 비중은 5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이스 비소소 샌디스크 CFO는 "메모리 사업 분야에서 우리가 RPO(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 수주잔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RPO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계약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강화됐다. 각 계약에는 고객이 구매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재무보증이 포함됐다. 5건의 계약에 포함된 보증 규모는 110억달러를 넘는다. 이와 함께 일부 계약에서는 선급금도 지급됐다. 실제 지난 분기에는 약 4억달러 규모의 선급금이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가격 구조 역시 기존과 차별화됐다. 단순 선구매 방식이 아닌 고정가격과 변동가격을 혼합한 구조다. 단기적으로는 고정가격 비중을 높여 실적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시장 가격을 반영해 가격 상승 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고객사도 일정 수준의 혜택을 공유한다.

최근의 LTA 구조는 메모리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사이클'을 완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메모리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커 실적 예측이 어렵고 이에 따라 기업 가치가 할인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2021년과 2022년 각각 29조2000억원, 23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14조9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비소소 CFO는 "새로운 사업 모델(NBM)이 메모리 산업의 사이클 특성을 재편하고 사업 가시성을 높일 것"이라며 "기술력과 투자 가치가 반영된 가격과 마진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메모리 수요의 장기 성장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장기계약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317조원, SK하이닉스는 247조원 수준으로 제시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 조정에 따른 시장 사이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지만 과거처럼 하락기에 영업이익이 급감하거나 손실을 보는 구조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공급사와 제조사 모두 예측 가능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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