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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막스 "사모대출 시장 위기? 옥석 가려질 것"

2026.05.05 18:52

하워드 막스 메모 <사모크레딧 시장에 무슨 일이>
금융위기 이후 보수화된 은행 대체해서 커진 사모대출 시장
경쟁 과열되며 부실 위기 불거져…제대로된 투자 가려질 것
이 기사는 04월 15일 17: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문 요약>
하워드 막스는 신용시장의 역사적 진화와 현재 다이렉트 렌딩(사모펀드를 통해 기업에 직접 대출) 시장의 위기를 경고한다.1970년대 하이일드 채권 허용을 시작으로, LBO, 신디케이트론, CLO, 그리고 2010년대 다이렉트 렌딩까지 신용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팽창해왔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며 생긴 공백을 사모신용이 채우면서 다이렉트 렌딩 시장은 20년 만에 1500억 달러에서 2조 달러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문제는 과열이다. 너무 많은 돈이 몰리자 대주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출 기준을 낮췄고, 자금의 20~30%가 고평가된 소프트웨어 기업에 집중됐다. 그런데 AI의 급격한 발전이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의 가치를 흔들기 시작했고, 이것이 투자심리의 티핑포인트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금리가 0%에서 5% 이상으로 오르면서 저금리 레버리지에 의존하던 사모펀드와 다이렉트 렌딩의 수익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막스는 이 패턴이 역사적으로 반복돼왔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금융상품이 등장하면 초기 성공에 혹해 기준을 낮추고 너도나도 뛰어들다가, 결국 환멸과 손실로 끝나는 사이클은 1929년 대공황부터 2008년 금융위기까지 늘 같은 흐름이었다. 결론은 단순하다. 유행을 좇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단기적으론 손해처럼 보여도 결국 살아남는 길이다.


제가 현업에 몸담고 있는 동안 ‘신용(credit)’이라 불리는 일반 분야에 엄청난 혁신이 있었습니다. 그 인기는 꾸준히 증가했고, 금융업계에서 차지하는 규모와 역할도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오크트리의 동료 한 명이 저에게 신용 부문이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발전과정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이에 저는 아래와 같은 목록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발생 시점

1970년대 비투자등급 채권 발행 허가
1980년대 차입매수(LBO)의 유행과 기업 레버리지 증가
1990년대 광범위 신디케이트론(BSL) 및 트랜치 구조의 증권화
2000년대 ‘대체’ 투자 추구 경향 증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및 모기지담보증권(MBS)
2010년대 다이렉트 렌딩의 확산
2020년대 개인 및 연금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다이렉트 렌딩 상품 마케팅

제가 1968년 여름에 처음 대면한 투자업계는 오로지 주식과 우량등급 채권으로만 이루어져 있었고, 위에 열거한 발전상에 비추어 지금 돌이켜보면 괴상하고 편협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발전이 투자운용사업에 변혁을 가져왔고, 오크트리와 그 고객들은 이 과정에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위에 열거한 모든 변화들은 현재 ‘신용’이라 통칭되는—기본적으로 국채는 제외한—것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혹은 그 도움을 받아 이루어진—변화들입니다. 이에 대한 배경지식을 시대순으로 간략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977~1978년 이전에는 신용평가에서 투자적격등급(BBB 또는 그 이상)을 받지 못한 회사는 공모채 발행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당시 존재하기는 했었던 투기등급 채권도 예전에는 투자적격등급 회사였으나 문제가 생겨 등급이 강등된, 소위 ‘추락천사’라 불리는 회사들의 채권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투자적격등급을 받지 못한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은행대출을 받거나 보험사로부터 ‘사모’ 방식으로 돈을 빌리는 데 그쳤습니다. 투자부적격등급 회사들도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한 보상이 될 만큼 충분히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면 채권 발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발상은 일반적으로 마이클 밀켄(Michael Milken)이 생각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발상은 1970년대 후반에 실행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종류의 ‘위험/수익 사고’가 오늘날 약 1조 5천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하이일드 채권 시장을 비롯해 여기서 논의되는 대부분의 다른 발전까지 촉진시켰습니다.

1970년대 중반에 몇 건의 소규모 차입매수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1980년대에 하이일드 채권이 대중화되고 나서야 차입매수 펀드, 중소기업, 그리고 ‘기업 사냥꾼’들이 그 이전에 가능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큰 회사들을 인수할 만큼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차입매수가 크게 확대되면서, 1990년대에 ‘사모펀드(private equity)’라는 새로운 명칭의 업계를 탄생시켰습니다.

채무 증서들을 모아 서로 간에 서열, 리스크, 그리고 이에 따른 이자율에도 차등을 둔 트랜치로 나누어 판매하자는 발상은 1970년대에 모기지담보증권이 생겨나면서 시작되었고—그 시초에 관해서는 살로몬 브라더스의 루이스 라니에리(Louis Ranieri)가 가장 많이 거론되며—이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확산되었습니다.

1990년대 이전에는 은행들이 대출을—일부는 비투자등급 회사들에게— 해주고서 몇몇 동종 은행들과 ‘신디케이트’를 결성하여 이를 거래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월가에서 ‘광범위 신디케이트론’, ‘레버리지론’, 또는 ‘시니어론’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에게 거액의 단위로 판매되어 오늘날 미국 내 약 1조 5천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자금조달 능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사모펀드 성장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의 기술주 거품이 2000년에 붕괴되면서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S&P 500 지수가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흥미를 잃게 되어 10년간 답보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중앙은행들이 그로 말미암은 경제 및 시장의 문제들을 퇴치하고자 금리를 인하하자, 투자자들은 채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주식과 채권은 인기를 잃어, 투자자들은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그들은 비교적 잘 버텨온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쪽으로 눈길을 돌렸고, ‘대체투자’라는 명칭이 생겨났습니다. 헤지펀드는 거액의 기관 자본을 감당하기에 충분한 저평가 기회를 찾지 못했고,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당시 뜨는(du jour) 해법으로서 사모펀드에 이끌리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최초로 100억 달러에 상당하는 규모의 사모펀드들이 조성되었습니다.

그 무렵, 기업 부채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 즉 CLO같은 ‘구조화 신용(structured credit)’ 상품으로 증권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트랜치 구성(tranching)’을 통해 내부 레버리지를 가진 상품들을 제시한 은행들은 고수익 후순위 트랜치 및 초과담보 설정 선순위 트랜치 양쪽 모두에 대한 적극적 매수희망자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CLO에 대한 많은 수요와 이를 구조화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수익성으로 인해 대출을 증권화시킬 필요가 생기면서, 광범위 신디케이트론 발행이 늘어났습니다.

바로 이 은행들 가운데 다수가 문제성 있는 차주들에게 제공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한데 묶어 주택 모기지담보증권, 즉 ‘RMBS’로 구조화했습니다. 놀랍게도, 은행가들은 ‘거짓말쟁이 융자(liar loans)’를 담보로 한 RMBS에 대해 AAA 등급을 수천 건이나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대출 및 구조의 심각한 결함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그 결과 발생한 사건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였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결말은 은행들이 더 가난해지고, 처벌받고, 재정비된 규제를 받는 것으로 끝이 났으며, 그 결과, 급성장 중인 사모펀드 업계의 자금 필요를 충족시켜줄 은행대출이 충분치 않게 되었습니다. 투자운용사들이 비은행권 대출, 즉 ‘사모신용’을 통해 그 공백을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인 부문은 하위투자등급으로 평가되어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는 중견 규모의 포트폴리오사를 대상으로 한 사모대출인 ‘다이렉트 렌딩’이었습니다. (참고: ‘사모신용’과 ‘다이렉트 렌딩’은 동의어가 아니며, 후자가 전자의 부분집합입니다. 요즘 사모신용이 등장하는 이야기들 중에는 사실 다이렉트 렌딩에 관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차이를 성실히 구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에서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최근 들어, 다이렉트 렌딩이 개인 투자자 및 연금 계정에 직접대출을 해주는 시장투자상품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다이렉트 렌딩에 공급되는 자금이 늘어났고 이를 흡수한 운용사들의 총 운용자산 규모가 불어났습니다.

일반적인 패턴

새로운 형태의 투자에 대한 인기가 극단적으로 치솟는 현상—흔히 ‘거품’이라 지칭되는 것—에는 언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일정한 특징들이 있습니다.

ᄋ 핵심적 요소는 새로움입니다. 어떤 것이 새로운 것일 때는, (a) 이를 제안하는 사람들이 그 장점들만을 내세움으로써 구매자들의 관심을 자극하기가 쉽고, (b) 검증을 거쳐본 적이 없으므로 그 결함들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투자 유행이 거품으로 자라나게 됩니다.
ᄋ 대개는 일말의 진실도 있습니다. 니프티 피프티는 훌륭한 기업들이었습니다. 인터넷과 디지털 통신은 실제로 세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모기지는 대개 투자하기에 안전한 것입니다. 이런 진실들이 결국에 가서는 매우 파괴적인 거품이 되어버리는 것들이 자라날 토대가 되어줍니다.
ᄋ 새로운 것에 대한 초기 투자는 종종 보상을 받곤 하는데, 그 이유는 초기에 진입하는 사람들의 경우 아직까지는 높아지는 인기에 힘입어 상승하지 않은 가격에 진입을 하기 때문입니다.
ᄋ 초기 투자자들의 성공이 거기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의 부러움을 일으켜, 그 무리에 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찰스 P. 킨들버거는 그의 저서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에서 “친구가 부자가 되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본인의 행복감과 판단력을 저해하는 일은 없다”라고 썼습니다. 질투는 바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일지도 모릅니다.
ᄋ 큰 성공의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희망에 불을 붙입니다. 가능성을 확률로 착각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확신으로 둔갑을 합니다. 회의주의와 위험 회피는 홀연히 사라져버립니다.
ᄋ 열심히 쫓아가는 투자자들은 좀처럼 묻지 않는—결정적 질문은, 끼어들기 위해서 지불해도 안전한 가격은 얼마인가 하는 것입니다. 질투, 흥분, 부자가 되는 꿈, 그리고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신중한 자세와 시류에 편승하기를 주저하는 태도와 상극을 이루는 숙적들입니다.
ᄋ 후발주자들이 약속을 덥석 믿어버리고, 낮은 기준을 적용하며, 가격을 밀어 올리면서 대부분의 투자경향을 과열 상태로 몰고 갑니다. 저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투자의 격언은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마지막에 한다”는 말입니다. 워런 버핏은 이를 더 선명하게 표현하여 “처음에는 혁신가, 그리고 나서는 모방자, 그 다음은 바보”라고 말했습니다.
ᄋ 일이 잘 돌아가고 있을 때 투자자들이 쉽사리 간과하는 결점, 잠재적 위험, 그리고 실현되지 못할 약속들은 그 새로운 것을 둘러싼 낙관론이 과도한 것이었음이 드러나거나 지불된 가격이 단지 지나치게 높은 것이었음이 드러나는 순간 언제나 환멸과 손실을 가져옵니다.

마크 트웨인의 이야기로 알려져 있는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그 흐름은 반복된다”라는 말에서 그가 염두에 둔 것은 분명 이와 같은 종류의 반복되는 패턴일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투자의 영원한 진리 중 하나로 여깁니다.
그것이 다이렉트 렌딩에도 적용되는가?

사모신용의 영역에 속하는 다이렉트 렌딩 부문에서 지난 15년간 이러한 진행 양상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ᄋ 새로운 형태의 자금조달 방식이 개발되었습니다.
ᄋ 은행들이 대출에 더 인색해지면서, 사모펀드를 통한 자금조달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습니다. 이로 인해 초창기에 직접대출을 해준 대주들은 높은 금리와 믿음직한 대출 증빙을 갖춘 강력한 보호조항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ᄋ 2010년대의 저금리로 인해서 다이렉트 렌딩에서 얻는 더 높은 잠재 수익이 아주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었고, 특히 저비용 대출을 통해 수익에 레버리지를 줄 수 있다는 매력까지 있었습니다.
ᄋ 기관투자자들이 초기 대출의 매력을 알아보고 그 대열에 참여했습니다.
ᄋ 사모대출은 시가평가가 이루어지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아서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 매력이 더 높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옹호론자들이 “높은 위험조정수익률을 안겨줄 것이다”라는 말을 했을 수도 있지만, 이는 옳은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높은 변동성조정수익률을 안겨주리라는 기대를 합리적으로 해볼 수는 있었겠지만(샤프지수란 그런 것입니다) 저는 위험과 변동성은 같은 것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직접대출에서 나오는 신용위험은 하이일드 채권 및 광범위 신디케이트론처럼 유동성이 있는 신용상품보다 결코 더 작지 않습니다. 다만 그만큼 쉽게 가격에 반영되지 않을 뿐입니다.
ᄋ 수백 개의 투자운용사들이 다이렉트 렌딩 서비스를 제공했고, 그 중 대다수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난 뒤 사모신용시장에 진입했으며, 이는 이런 회사들이 어려운 시기에 검증을 거쳐본 적이 없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들에게 막대한 운용자금이 주어졌습니다.
ᄋ 다수의 신규 운용사들과 거액의 한계자본이 유입되자, 대주들은 수익률 하락, 수익 스프레드 축소, 안전성 약화를 받아들이면서 직접대출을 하기 위해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운용사들은 많은 자금을 굴리기 위해 자사의 기준을 낮추고 싶은 유혹을 분명 받았을 것입니다.
ᄋ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난 후 17년간 전반적으로 양호한 경제 및 투자 환경이 대세를 이룬 덕분에 심사기준이 약화되는 조짐이 나타나는데도 불구하고 직접대출이 성공을 거두게 되자, 기준을 낮추는 경향이 갈수록 더 뚜렷해졌습니다. 전술한 내용들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에 목마른 개인 및 연금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다이렉트 렌딩 상품 판매가 용이해졌습니다.

다이렉트 렌딩 투자에 사용될 수 있었던 막대한 액수의 자금이 골드러시 마인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지난 15년간 대략 2조 달러쯤 되는 직접대출이 이루어졌습니다. (20년 전에는 사모신용부문 전체 규모가 고작 1500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다이렉트 렌딩 운용사들이 너무 많은 돈을 받아들이고 이를 너무 급하게 투자하면서 지나치게 낮은 기준을 적용한 나머지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는 상황을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저는 짐작해봅니다.

최근 몇 달 새, 다이렉트 렌딩(섬세한 구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모신용상품 전체를 일반화해서 가리키는 개념) 쪽에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버핏의 말을 빌려 표현해보자면, 이로써 누가 알몸으로 수영하고 있었는지 드러날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2025년 11월의 메모 《석탄광산 속 바퀴벌레들 (Cockroaches in the Coal Mine)》에서도 설명했듯이, 눈에 띄는 두 건의 파산 사건—퍼스트브랜즈(First Brands)와 트라이컬러(Tricolor)—이 2025년 중반에 신용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사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고, 이는 어쩌면 호경기에 대주들이 낮은 대출기준을 적용하면서 가능해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로 인해 직접대출 공모투자상품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일부 ‘비상장 BDC’ 투자자들이 돈을 인출하고 싶었는데 원하는 액수 전부를 인출하지 못하게 되자, 유동성에 관한 문제들이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상품들이 보유한 사모대출 평가를 어떻게 했는지, 그리고 장부가액 보고의 정확성 및 환매 과정은 어땠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일어났습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인해서, 판매를 하고서 환매는 해주지 않을 수 있는 ‘상장 BDC’의 순자산가치 대비 가격 할인 폭이 커졌습니다.

전술한 사건들은 대개 특이한 개별적 사례로 취급되었으며 즉, 당시 환멸이나 신뢰 상실이 폭넓게 일어나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대개는 골치 아픈 사건들이 모여 쌓이다 보면 종국에는 임계질량에 도달하여, 새로운 것에 대하여 새로이 드러난 결함들을 투자자들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우리는 소프트웨어 기업 대출이라는 문제와 마주하게 됩니다.

다이렉트 렌딩과 소프트웨어

2000년대 중반 이전에는 하이일드 채권 및 레버리지론 투자자들이 기술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데 일반적으로 소극적이었는데, 이런 기업들은 펀더멘털 면에서 볼 때 신용대출을 해주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업들에는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모펀드들에게 인수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모펀드 투자가 크게 늘어나자, 펀드 운용사들은 인수할 회사가 필요해졌고, 그리하여 투자 고려 대상을 더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체 가능성이 적은 필수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시장 선도 지위를 갖춘 기업이라면 (a) 회사에 대출융자가 가능할 만한 반복적인 가입자 기반 현금흐름을 누릴 것이며 (b) 자사의 사업을 둘러싼 지속 가능한 해자(moat)의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모펀드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했고, 신용투자자들이 그런 목적에 필요한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제 경험상, 신용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은 결코 차주들의 자금 수요 부족이 아니라 대주들이 기꺼이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나서는 데 있습니다. 영화 《꿈의 구장 (Field of Dreams)》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한 등장인물의 대사를 빌려 표현하자면, “당신이 자금만 대준다면, 그들은 그 돈을 빌려서 굴리려 할 것입니다.” 그래서 사모펀드의 성장, 다이렉트 렌딩 가용 자금 급증,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투자하기에 좋은 후보라는 양측의 의견 일치가 신용시장 체질에 큰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최근 몇 년간 광범위 신디케이트론에 대한 대안으로서 다이렉트 렌딩을 찾는 추세가 펀드 스폰서들 사이에서 증가해왔는데, 다이렉트 렌딩의 경우 필요 자본을 소수의 대규모 대주들로부터 구할 수 있으므로, 기나긴 투자모집활동, 광범위한 재무정보 공개, 그리고 문제가 생겨 재협상이 필요해졌을 때 다수의 당사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피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다이렉트 렌딩 운용사들은 더 높은 부채수준을 기꺼이 허용하는 편이어서, 스폰서들이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게다가 아직 수익성이 없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연간 반복 매출을 근거로 한 ‘ARR 대출’이라는 형태로 더 많은 자금을 기꺼이 빌려주었습니다.

스폰서에게 있어 채권보다 대출이, 그리고 공모보다 사모가 더 매력적이다 보니, 미국 하위투자등급 채권시장의 소프트웨어 기업 대출 비중은 대략 아래와 같아졌습니다.

하이일드 채권 4~5%
광범위 신디케이트론 10~15%
다이렉트 렌딩 20~30%

또한, 마찬가지 요인들로 인해서 차입매수의 대상이 된(즉, 더 높은 레버리지가 들어간) 소프트웨어 기업 대출 비중이 하이일드 채권 시장보다 광범위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 더 높아졌고, 다이렉트 렌딩 시장의 경우는 그보다도 더 높아졌습니다.

전술한 모든 요인들의 결과로, 직접대출 중 상당 비율이 약20배에 달하는 높은 EBITDA 배수에 높은 레버리지 비율로 흔히 인수되었던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갑자기, 소프트웨어 기업 대출이 뉴스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2년간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사람이 코딩을 할(즉,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거나 소프트웨어를 작성할) 필요가 크게 줄어들어, 코딩 전문가들은 대개 AI 모델에게 무슨 일을 해야 할지를 지시하는 정도의 일만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소프트웨어 기업 주식 및 대출 시장은 2024~2025년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2025년 11월, 앤트로픽이 막강한 코딩용 신모델을 발표했고, 이어서 올해 1월 말에는 여러 분야의 업무를 자동화시킬 수 있는 ‘플러그인’ 11종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인지적 티핑 포인트에 도달한 것이 2월 초의 며칠 동안이었던 것 같습니다. 투자자들은 마침내 그간 누적되어 온 부정적 요인들을 인식하였고, 사모신용 시장은 이후 검증과 변동성을 겪어왔습니다.

ᄋ 소프트웨어 기업 대출에 대한 우려로 인해 반유동성(semi-liquid) 공모펀드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ᄋ 환매 제한 조치로 투자자들은 본인 투자의 안전성에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ᄋ 일부 투자자들이 공시된 순자산가치(NAV)로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을 보면서 아직 펀드에 남아 있는 투자자들은 환매에 적용된 순자산가치가 과대평가되었는지, 만일 그렇다면 이것이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을 수 있습니다.
ᄋ 펀드에서 환매 제한 조치를 취했을 때, 투자자들은 다음 기회에는 더 많은 지분에 대한 환매 신청을 해야겠다는 합리적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습니다.

다이렉트 렌딩 펀드에 설정된 환매 제한 장치는 지금껏 그 설계 의도대로 작동을 해온 것으로 보이며, 운용사들이 헐값 청산을 피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원하는 때에 돈을 인출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입니다.

사모신용과 일반투자자

오늘날 사모신용에서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차주들의 펀더멘털 및 대출 건전성 관련 동향 그리고 투자자들의 반응이 그것입니다. 아르멘(Armen), 밥(Bob), 크레이그(Craig)는 최근 사내 메모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몇몇 아웃라이어도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반면, 자사 지분가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대주들에게 필요한 지분 완충효과를 감소시키는 AI로부터의 상당한 혼란이라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왔습니다. 현재,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잠재적 승자와 패자를 가리지 않고 있으며, 업종 전체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 . . 시장의 혼란과 뉴스 제목들은 대개 신용 악화의 결과라기보다 주로 흐름과 투자 심리에 의해 좌우되고 있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에서 묘사한 바와 같이, 투자자들은 정보를 따르고, 체계적이며, 냉정한 저울 같은 존재일 때가 별로 없으며, 단기적으로는 확실히 그렇지가 못합니다. 제가 2016년 메모 《시장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 (What Does the Market Know?)》에 썼듯이 현실 세계의 일들은 ‘꽤 좋다’와 ‘별로 좋지 않다’ 사이에서 움직이지만, 투자의 세계에서는 그 인식이 ‘완벽’과 ‘절망’ 사이를 오가곤 합니다

투자자들은 처음에는 새로운 것과 사랑에 빠져 그 약속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나친 값을 지불합니다. 낙관론과 설렘은 절대로 회의주의, 냉정한 분석, 적절한 위험 회피 성향 유지, 높은 기준의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실망과 환멸이 다가오면, 원래 투자의 뒷받침이 되었던 허세와 자신감은 증발해버리고 맙니다. 이제 분석은 반대 방향으로 어긋나고, 지나친 비관주의와 회의주의가 열의와 맹목적 믿음을 대신하며,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었을 때 투자를 가능케 했던 눈 먼 신념은 순전한 공포로 바뀌어 버립니다.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 사모자산에 있어서의 유동성 부족, 다이렉트 렌딩 펀드 가격책정의 정확성에 관한 불확실성은 수년간 계속 존재해왔습니다. 그러나 간단히 말하자면, 호시절에는 사람들이 충분히 질문을 던져보거나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 . . 늘 그렇듯이.

이로 인해 다이렉트 렌딩 상품 투자자들이 현재의 불안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이렉트 렌딩과 같이 새로운 현상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그 잠재적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특히 그것이 어려운 시절에 작동하는 모습이 확인된 적이 없었다면 더욱 더 그렇습니다. 그 상품에 레버리지가 포함된 것을 이익 증대라는 이름으로 광고했을 수도 있으며, 이제 투자자들은 그것이 정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상품들의 유동성 제한—“대부분의 경우, 아마 괜찮으실 겁니다”라는 설명으로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부분—이 놀라운 영향을 미치며 작동하게 되었습니다.

참된 믿음을 가진 이들은 광기의 시절에 가장 많은 돈을 벌고, 회의론자들은 폭락기에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목표로 하는 투자성공의 열쇠는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늘 건전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찰리 멍거가 고대 철학자 데모스테네스의 말을 인용해서 이야기하곤 했듯이, “사람이 바라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믿으려 들게 마련”인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으며 위험 없이 그렇게 될 수 있는 방법을 약속 받으면 이를 기꺼이 믿으려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은 기대한대로 보상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별로 없으며, 맹렬한 인기를 얻고 있는 동안에 의구심 없이 투자한 경우에는 특히 더욱 그러합니다.

이미 검증된 투자를 고집하고 보다 혁신적인 개발품은 그 영향을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검증되지 않은 최신 유행에 따라오는 쉬운 수익의 유혹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29년의 교훈

지난 몇 년간 읽은 투자관련 서적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챕터가 넘어갈 때마다 자석처럼 이끌리며 읽었던 책이 앤드루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의 『1929년: 월스트리트 역사상 최대 폭락의 내막—그것이 한 나라를 어떻게 산산조각 냈는가(1929: Inside the Greatest Crash in Wall Street History – and How It Shattered a Nation)』입니다. 이 책은 1929년 10월 29일 대폭락까지의 과정과 그 여파를 설명함에 있어, 건조한 사건 전개 대신 당시 주동자들의 모습을 통해 이를 상세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1929년』에서 배워야 할 교훈들이 많이 있으며, 시장 과잉을 주제로 한 제가 좋아하는 책들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금융 도취의 짧은 역사(A Short History of Financial Euphoria)』(1994년) 및 에드워드 챈슬러의 『금융투기의 역사(Devil Take the Hindmost: A History of Financial Speculation)』(2000년)와도 그 맥락을 같이합니다.

제가 『1929년』을 읽고 알게 된 것은 대폭락으로 끝나버린 거품의 주원인으로 특히 세 가지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ᄋ 투자적합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반인 대상 주식 판매
ᄋ 매수자들에게 과도한 레버리지 제공
ᄋ 매입된 자산의 비유동성과 매입자금을 조달해준 대출의 짧은 만기 사이의 엇박자

수년간 이어진 주가 상승에 뒤이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유인되었습니다. 주요 주식시장 평균지수는 1921~1928년에 이미 약 400% 상승했습니다. 주식거래 수수료 및 대규모 거래 평가가치 상승을 바랐던 증권사들이 매입가의 90%까지 차익대출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만일 주가 하락으로 인해 투자자의 10% 지분이 사라지고 이에 대한 추가 현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에는 대출 상환을 요구하고—포지션을 청산할 수 있었습니다. 익숙한 듯한 (그리고 이후 몇 차례 반복됐던) 이야기입니다.

ᄋ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융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광고용 선전과 말도 안 되게 근사한 약속에 쉽게 넘어가버립니다.
ᄋ 레버리지를 투자성공의 결실을 확대시켜주는 것으로서 설명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하방 리스크는 판매 홍보 문구에서 자주 생략됩니다.
ᄋ 아마도 언급되지 않았을 마진 부채 조건—그리고 잠재적 시장 하락의 온전한 깊이를 짐작해내기 어려움—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파멸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주식시장에서 전부를 잃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충분히 심각한 호황/불황 사이클에서 상기 세 가지 요인들이 결합된다면 가능합니다.

위에 설명한 것들은 투자설명서의 정직성 의무 규정 등 투자업계를 관리하는 법률이 거의 전무한 시절을 배경으로 1929년에 발생했고, 사익 목적의 기만, 원칙 결여, 월가 일부 임원들의 순전한 악랄함에 의하여 그 여파가 가중되었습니다. 그 결과 몇 세대에 걸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시장 및 경제 파탄이 벌어졌습니다.

소킨은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시간순으로 기록하는 데 주로 치중하면서, 마지막까지도 그 결론과 도덕적 판단을 내릴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그러나 결말 부분은 강력한 한 방으로 끝을 맺습니다.

주식시장 폭락으로 야기된 파멸—단지 폭락의 과정 자체만이 아닌 그 이후 10년의 대부분 기간—은 수백만 미국인들을 참을 수 없는 고통의 나락으로 몰아넣었다. 이들은 단지 주식시장에서 등을 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주식 매매를 생업으로 하는 이들을 매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그처럼 하늘 꼭대기까지 치솟게 만든 힘—낙관주의, 야심, 그리고 미래는 한없이 더 밝아지기만 할 것이라는 믿음—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1929년의 이야기는 [이자]율이나 규제에 관한 것도, 단타 매매의 영리함이나 은행가들의 실패에 관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그보다 훨씬 더 끈질긴, 인간의 본성에 관한 것이다. 아무리 많은 경고를 보내고 혹은 아무리 많은 법 조항을 만든다 해도, 사람들은 좋은 시절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고 믿게 만들어줄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게 마련이다. 희망을 확신으로 둔갑시키고야 만다. 그리고 그와 같은 집단적 열풍 속에서, 인간은 이성의 상실을 계속 반복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오래도록 남을 교훈은 과열을 미리 막을 수 있다거나 불황을 완전히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얼마나 쉽게 망각하는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비이성적인 과열을 치료할 해독제는 규제 그 자체도, 회의주의도 아닌 겸손—즉, 어떠한 제도도 허점이 없을 수 없고, 어떤 시장도 완전히 이성적일 수 없으며, 그 어떤 세대도 예외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숙지하는 겸손이다. 확신의 키가 높으면 높을수록, 우리의 추락은 더 길고 더 힘들어진다.

소킨의 결론적 논평은 매 사이클마다 그 흐름이 반복되는 실수들로부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들을 간파하고 있습니다.

운용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제가 생각하기에, 아마도 양심적인 운용사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많은 자본이 시장으로 밀려들어오고 투자자들이 그 돈을 굴리려는 의욕이 과할 때 발생한다고 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오기 직전 2007년 2월에 작성한 메모 《바닥을 향한 경주 (The Race to the Bottom)》에서 저는 이 점을 자세히 다룬 적이 있습니다(그때가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대략 그때쯤 척 프린스(Chuck Prince) 씨티은행 CEO가 남긴 말이, “음악이 흐르는 중에는 일어서서 춤을 추어야 한다”였습니다. 운용사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열띤 투자자들이 돈을 굴리려고 평가기준을 낮추고 있을 때 여기에 동참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본인의 회의주의와 원칙주의가 마침내 빛을 볼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를 것 같은 기나긴 기간 동안 그저 두 손 놓고 투자를 하지 않다가 다른 운용사들이 운용자금을 벌어들이는 것을 구경만 하면서 고객들이 계좌를 해지해버릴 가능성을 그대로 두어야 할까요?

저는 오크트리/브룩필드를 미덕 있는 투자의 귀감으로 내세우고 싶은 마음은 결코 없으며, 우리가 완벽하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투자란 전지적 능력이나 완벽한 의사결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하는 것보다 나은 결정을 하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48년 전 채권 일을 시작한 이래로 거의 해마다 당사의 하이일드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채무불이행 건이 발생했는데 . . . 다만 다른 대부분의 회사보다는 훨씬 더 적었고 채무불이행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서 당사에게 지불된 수익 스프레드가 허락해준 선에 비해서는 훨씬 더 적었을 뿐입니다. 그렇기는 해도, 사모신용, 다이렉트 렌딩, 그리고 공모투자상품에 대한 당사의 입장을 설명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당사의 성과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유익한 설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당사는 수십 년 전 하이일드 채권 및 광범위 신디케이트론이 처음 생겨난 이래로 이 부문에서 투자활동을 해왔지만, 사모신용에 지나치게 열을 올린 적은 결코 없었습니다. 제가 1년 전 메모 《채권을 주십시오 (Gimme Credit)》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몇 년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사모신용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라는 것이었지만 제 답변은 “채권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였습니다. 당사는 포트폴리오에 사모신용과 유동성 채권이 모두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둘째, 당사는 수십 년간 사모신용—당사의 부실채권 펀드에 편입된 은행 대출채권 매입과 메자닌 대출 및 자산담보대출 업무 수행—투자를 해왔지만 다른 회사들만큼 다이렉트 렌딩에 집중한 적은 결코 없었습니다. 다이렉트 렌딩이 처음 생겨나기 시작한 2010년대 초반에, 당사는 다이렉트 렌딩에서 나오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절대적으로는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가격책정 및 거래조건 측면의 우위가 새로 뛰어든 운용사들과 유입자본에 의한 경쟁으로 사라져, 투자매력도가 남다르기보다는 그저 평범한 수준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당사의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사모신용은 오크트리의 정상채권 자산 중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이렉트 렌딩은 당사의 사모신용 장부에서 절반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다이렉트 렌딩의 비중은 오크트리의 정상채권 투자 중 약20%이고 총 운용자산의 15% 미만에 불과합니다.

셋째, (a) 당사는 다른 수많은 대체신용상품 운용사들에 비해 자산을 훨씬 더 적게 늘렸고 (오크트리의 총 운용자산은 지난 10년간 ‘고작’ 두 배 증가했을 뿐이며) (b) 다이렉트 렌딩은 당사 총 운용자산 증가에서 차지한 비중이 적었기 때문에, 당사는 투자를 빨리 해야 한다거나 심사기준에 대한 타협을 해야 할 압박을 덜 느껴왔습니다. 이는 당사가 매우 까다로운 선별기준을 유지하면서, 소프트웨어 부문 투자액을 제한하고 이를 당사가 생각하기에 최선의 기회라 여겨지는 것으로 국한시킬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당사의 신용상품 플랫폼 전반에 걸쳐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절대 기준으로나 동종업계와 비교한 상대 기준으로나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브룩필드/오크트리의 사모신용펀드 대부분은 다이렉트 렌딩을 제외하고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기업 비중은 적은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당사의 다이렉트 렌딩 포트폴리오조차도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전반적으로 적은 수준이며, 최근 12~18개월 동안 신규 소프트웨어 기업 거래 참여 기준을 특히 엄격하게 유지해왔습니다.

따라서, 당사의 사모신용투자는 방어적으로 심사되었으며 보수적인 구조로 설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 익스포저는 동종업계 대비 훨씬 더 적은 수준이며, 주로 선순위 담보대출로서, 그 중 지급유예이자(PIK)는 거의 없습니다.

넷째, 오크트리의 사모신용투자 총액의 80%가 기관투자자들을 대행하여 운용되며, 이는 공모 비중은 매우 적은 수준임을 의미합니다. 공모 다이렉트 렌딩 상품시장의 선도 운용사들이 해당 부문에 400~500억 달러 혹은 그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데 비해, 당사는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당사의 다이렉트 렌딩 투자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당사는 일부 여타 신용상품 운용사들이 누렸던 만큼의 운용자산 증가를 경험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투자자들의 열기가 더 누그러진 지금에 와서는 당사가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전에 없던 회의주의를 새로이 키우게 되면서, 이제 바로 막을 내린 시기에 당사가 지나쳤던 투자기회보다도 훨씬 더 좋은 투자기회들이 장차 당사에 주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원칙을 지키고 최신 유행을 거부하는 것이 단기수익 극대화로 가는 길은 아니지만, 당사가 추구하는 뛰어난 투자 성과를 위해서는 필수적 요소입니다.

다이렉트 렌딩과 사모펀드

다이렉트 렌딩의 발전에서 사모펀드가 워낙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사모펀드에 관한 이야기를 여기에서 해보고 향후 이 두 분야가 서로에게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해보고자 합니다. 사모펀드가 발전하는 데는 다이렉트 렌딩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이 둘의 운명은 서로 간에 상당히 얽혀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모펀드는 1970년대에 생겨나 1980년대 하이일드 채권의 대중화와 더불어 성장했으며, 2000년대에는 보편적인 대안이 되었고, 2010년대에 시작된 다이렉트 렌딩 확산 추세에 힘입어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그 결과 사모펀드업계는 매우 큰 성공을 거두었고 투자자들에게 원하는 수익을 안겨주는 자산군이 되었습니다. 대체로, 이러한 성과는 사모펀드회사가 인수하기 좋은 기업들을 발굴하여 주인의식 문화를 구축하고, 전략적·금융적 조치를 통해 가치를 증대시키는 능력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과의 상당 부분은—진작 주목했어야 하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인식이 부족한 점인데—사모펀드가 성장해온 금리 환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22년 12월에 저는 《상전벽해 (Sea Change)》라는 메모를 썼습니다. 그 메모에는 1980년 당시 저에게 갚지 못한 은행대출이 있었는데 그 이자율이 22.25%로 인상되었음을 알리는 통지서를 우편으로 받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후 2020년에는 2.25%에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저는 이자율이 그렇게 40년간 2,000bp 하락한 것이 지난 반 세기 동안 금융계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금리 하락은 자산 가치를 상승시키고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자산 거품을 일으키며) 대출비용을 감소시킵니다. 따라서, 금리가 하락하면 빌린 돈을 이용하여 자산을 매입한 사람들은 더블 보너스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사모펀드가 하는 일입니다. 《상전벽해》에도 썼듯이, 금리 하락 및/또는 초저금리 덕분에 사모펀드 업계는 그 존재기간 중 상당 부분 동안 대단한 순풍을 누렸습니다. 이는 2009~2021년에 해당하는 13년 기간 동안에 특히 그러하였는데, 그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연준 기준금리는 제로에 머물렀으며 평균은 약 0.5% 정도였습니다. 요점은 사모펀드가 생겨난 이후 2021년까지 존재하는 동안 지극히 우호적인 금리 환경이 이를 뒷받침해주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상황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사모펀드가 만병통치약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출자자(LP) 자금이 유입되었으며, 운용사(GP)는 특히 다이렉트 렌딩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저비용 대출금을 활용해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경제상황이 우호적이었고,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의 경기회복이 이어졌습니다. 10년에 걸친 강세장 덕분에 사모펀드 회사들은 포트폴리오사를 매도하기가 쉬워졌는데, 신설 사모펀드들이 기존 사모펀드들로부터 기업을 사들여 자본을 배치하고 싶어했기 때문입니다. 수익은 기대에 부합하였고, 출자자 자금 회수도 순조로웠으며, 이로써 사모펀드는 출자자 자금을 계속 모을 수 있는 ‘선순환’이 고착되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초,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막기로 결정했고, 연준 기준금리는 (예를 들면) 0%에서5.25~5.50%까지 인상되었습니다. 《상전벽해》의 핵심 메시지는 초저금리 및 장기적 금리 인하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었고, 거기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았던 투자전략이 향후에는 예전만큼 잘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상전벽해》 메모는 2022년 가을에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여행이 가능해졌을 때 브루스 카쉬와 제가 고객들을 만나러 간 뒤 작성된 메모였습니다. 그때 브루스가 당시 상황을 요약해서 한 말을 저는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많은 사모펀드 회사들이 금리 400bp 인상 같은 것은 염두에 두지 못한 자본구조를 떠안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인상은 사모펀드들의 ‘다 된 밥에 재 뿌리기’ 였으며, 현재의 상황은 전술한 상황과는 매우 다른 모습입니다.

ᄋ 이자비용 증가로 인해 많은 포트폴리오사의 수익성이 악화되었습니다. 레버리지 비용이 낮았을 때에는 수익성이 매우 높았던 거래들이 이제는 전처럼 경제적 타산이 잘 맞지 않게 된 것입니다.
ᄋ 금리 상승은 이자 지급액 증가와 그로 인한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의 하락을 의미했으며, 저금리 시기에 떠안은 부채의 차환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ᄋ 금리 상승으로 매수자 입장에서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 가치가 감소하였으며, 이는 금리 하락으로 인해 그 가치가 증가되었던 것과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ᄋ 따라서, 포트폴리오사의 매도가는 더 낮아지고, 포트폴리오사 매각 속도가 둔화되었습니다.
ᄋ 결과적으로, 사모펀드 출자자들의 회수금이 줄어들었고, 기존 펀드로부터 받던 ‘정상적인’ 자금 회수를 기대하고 이루어진 출자자들의 자본 약정이 부담스럽게 되었습니다.
ᄋ 더 나아가서, 신규 펀드에 대한 출자자들의 약정 여력이 줄어들었습니다.
ᄋ 사모펀드 수익률이 급감했습니다. 인공지능 클로드에 따르면, “MSCI는 2022년~2025년 3분기에 미국 사모펀드 인덱스 연환산 수익률이 5.8% 로 S&P 500지수 수익률 11.6%와 대조를 이룬다고 추정한다”. 이 또한 신규 사모펀드에 대한 열기를 한층 더 꺾어 놓았습니다.

앞으로, 사모펀드 회사들이 포트폴리오사를 선별하고,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운용하는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가 그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런 요소들이—기업의 매각 가능 여부와 더불어—사모대출 등 기업 인수를 위해 조달받은 대출의 성과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수익성 감소로 인해 기업들이 예정대로 부채 이자를 지불하기보다는 PIK 같은 방식을 통해 지불해야 할 금액을 올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만기 시 부채 상환은 (a) 포트폴리오사 매각에 있어서의 난항, (b) 차환의 어려움, (c) 기업 밸류에이션이 기업 총 부채의 액면가치보다 낮아지는 문제가 함께 작용하면서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대주들이 문제를 뒤로 미뤄둘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채권펀드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대주들에게 있어 궁극적인 보장은 그들이 대출을 해준 기업들의 성과 및 그들이 자본구조에서 선순위에 위치함으로써 누리는 안전마진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기업실사를 유능하게 수행하고, 심사기준을 높게 유지하며, 훌륭한 신용평가 결정을 내린 대주들은 성공을 거둘 것입니다(참고로, 다이렉트 렌딩의 원조 격인 하이일드 채권 및 광범위 신디케이트론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포함한 수년에 걸친 기간 동안에도 실제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일부 차주들이 차입을 줄여야 할 상황에 처하더라도, 양호한 기업 실적 덕분에 이자 및 원금 상환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사업모델이 실패하거나 기업에게 부여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다면 그로 인해 대주의 안전마진이 줄어들고 부채 구조상 후순위에 위치한 경우라면 특히 더욱 그럴 것이기 때문에, 향후 전망은 그렇게 좋지 못할 것입니다.

* * *

사건 전개에는 그 흐름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드리는 취지에서, 밥 오리어리(Bob O’Leary)가 얼마 전 저에게 쓴 글로 마무리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의 신용상품 시장과 회장님과 브루스가 첫 번째 Special Credits 펀드를 시작했던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의 상황이 흥미롭게도 닮았다는 점이 저에게는 인상적입니다. 당시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탐닉한 새로운 금융 혁신(하이일드 채권)이 있었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시장은 갑자기 겁에 질렸고, 투자자들은 하이일드를 재빠르게 처분해야만 했습니다.

하이일드 채권을 다이렉트 렌딩으로 대체하고, 여기에 기술 개발로 인한 창조적 파괴라는 요소를 더하면,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촉발시키는 중동에서의 또 다른 전쟁을 포함해) 유사한 역학 관계가 성립합니다. 결국, 하이일드 채권 투자는 만족스러웠고 (심지어 훌륭했으며) 다이렉트 렌딩도 그렇게 될 테지만, 더 나은 입지를 다지려면 신용 사이클의 등락을 거쳐가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2026년 4월 9일

*출처=오크트리캐피탈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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