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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기초단체장 대진표 완성…압도적 싹쓸이 vs 현역 프리미엄 [오상도의 경기유랑]

2026.05.05 18:58

‘리턴매치’ 등 전운 고조…시흥은 국힘 ‘후보 기근’에 안갯속
2018년 민주당 ‘파란 깃발’ 싹쓸이…2022년 국힘 대대적 탈환
김성제·최대호 ‘징검다리 4선’ 도전… 포천 등 ‘외나무다리 재회’
‘친명’ 공무원 출신 약진 뚜렷…현역 도의원들은 경선서 고전


다음 달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최대 격전지’ 경기도의 31개 기초단체장 여야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현역 시장·군수들의 ‘수성’ 의지와 높은 국정 지지도를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탈환’ 공세가 맞물리며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투표함. 연합뉴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선 현직 시장·군수 22명 모두 재선에 도전하며 ‘현역 프리미엄’을 극대화했다. 다만, 시흥시장 후보의 경우 7일까지 추가 공모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도 현역 기초단체장 7명을 본선 무대에 올렸다. 전직 국회의원 1명과 전직 시장 3명, 전·현직 도·시·군 의원 등 18명은 4년 전 잃었던 지역 탈환에 나선다.
 
이처럼 현역 단체장 29명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것을 두고 지역 정가에선 “정당마다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고 해석했다. 현역 단체장들은 4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중단 없는 발전’을 강조하는 반면, 도전자들은 다양한 구설과 발전 정체 등을 내세워 ‘교체론’을 확산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표.
◆ 현역 프리미엄 vs 교체론…29명 현역 단체장 출마
 
앞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정권 안정론’을 내세워 경기도 31개 시·군 중 22개를 휩쓸었다. 반면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때는 ‘남북 정상회담’ 성공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맞물리며 민주당이 29곳에서 당선되는 유례없는 압승을 거뒀다.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전통적 강세 지역인 가평군과 연천군만 간신히 지켜내며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보수 색채가 강했던 여주, 양평, 포천 등 외곽 지역까지 내주며 민주당 깃발이 꽂혔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대목은 전·현직 단체장 간 ‘리턴매치’다. 과천시에선 네 번째 외나무다리 승부가 벌어진다. 국민의힘 신계용 시장은 2014년과 2022년, 민주당 김종천 전 시장은 2018년 각각 승리한 바 있다. 
 
포천시에서는 국민의힘 백영현 시장과 민주당 박윤국 전 시장이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2018년에는 박 전 시장이, 2022년에는 백 시장이 각각 승리하며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6·3 지방선거 경기도 기초단체장 여야 대진표. 민주당·국민의힘 종합
군포시 역시 4년 전 불과 0.89%포인트(1134표) 차이로 희비가 갈렸던 국민의힘 하은호 시장과 민주당 한대희 전 시장이 재회한다.
 
전·현직 시장은 아니지만, 의정부(김동근 시장-김원기 전 도의원)와 양주(강수현 시장-정덕영 전 시의원)에서도 4년 만에 재대결이 성사됐다.
 
풍부한 행정 경험을 앞세운 다선 도전 기록도 관전 포인트다. 의왕시의 김성제 시장(국민의힘)과 안양시의 최대호 시장(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기초단체장 ‘징검다리 4선’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두 후보 모두 지역에 탄탄한 기반을 가진 거물급이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다. 
 
아울러 신계용 과천시장(국민의힘)과 박승원 광명시장, 김보라 안성시장, 임병택 시흥시장(이상 민주당)은 3선에 도전한다. 
 
대진표가 거의 완성됐지만 유독 시흥만은 조용하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현역 임병택 시장을 단수 공천했지만, 국민의힘은 세 차례 공모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흥은 전통적으로 진보세가 강한 지역인 데다, 현역 시장의 지지세가 공고해 ‘구인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끝내 후보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경기 성남시 야탑역을 방문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오른쪽 세 번째), 김병욱 국회의원(오른쪽)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 ‘4선 신화’냐 ‘3선 수성’이냐…스윙 보트(Swing Vote) 확대
 
공무원 출신 인사들과 이른바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민주당에선 경기도청 공무원 출신인 최현덕 남양주시장 후보, 최원용 평택시장 후보, 정순욱 의왕시장 후보 등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특히 최 후보와 정 후보는 각각 이재명 도지사 체제에서 기획조정실장과 도지사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예전 ‘7인회 멤버’였던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민주당 성남시장 후보로 나섰고, 20대 대선 때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현근택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민주당 용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하지만 ‘친명 바람’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결정적 영향을 끼치진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주 민주당 선임부대변인은 오산시장 출마를 선언했으나, 결선에서 조용호 경기도의원에게 석패했다. 김 부대변인은 기본사회 오산시 상임대표와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을 도왔다.
 
친명계로 꼽히던 양이원영 전 국회의원도 광명시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직전 총선에선 광명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컷오프된 바 있다. 화성시장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진석범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도 본선행이 좌절됐고, ‘원조 친명’인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김병욱 전 비서관의 단수공천에 반발해 재심 신청 끝에 경선을 치렀으나 패배했다. 
 
특히 진 선임행정관은 이 대통령이 도지사를 지낸 민선 7기에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이 대통령을 원외에서 지원 사격한 먹사니즘 전국네트워크에 참여했지만 현역 프리미엄의 공고한 벽을 넘진 못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연합뉴스
◆ ‘김용 마케팅’ 엇갈린 시선…“영원한 텃밭 없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선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다수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으며 ‘김용 마케팅’이란 조어까지 등장했다.
 
지역마다 김 전 부원장을 선거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고, 일각에선 “김용이 찐명(진짜 친명) 감별사”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 2월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대통령의 쓸모’ 북콘서트에는 도내 출마 예비후보들이 대거 몰려 인산인해를 이룬 바 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려는 전략이었으나 결과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 
 
이 가운데 정명근 화성시장 후보, 최원용 평택시장 후보, 현근택 용인시장 후보, 최현덕 남양주시장 후보 등은 후광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김 전 부원장을 후원회장으로 모신 예비후보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번 지방선거의 시사점(示唆點)은 남다르다. 
 
우선 ‘스윙 보트(Swing Vote) 지역의 확대’를 지켜봐야 한다. 경기도는 특정 정당에 고착되지 않고 중앙 정치 지형에 따라 표심이 급격히 변하는 역동성을 보인다. 특히 분당, 판교, 광교, 동탄 등 신도시 지역의 젊은 층과 부동산 소유자들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기에 함부로 결과를 예단해선 안 된다. 
 
‘남북부의 온도 차’도 변수다. 전통적으로 연천, 가평 등 경기 북부 외곽은 보수가, 수원, 화성 등 남부 중심은 진보가 강세를 보였으나, 2022년 선거에서는 이런 경계가 무너지고 전반적인 ‘보수 우위’ 현상이 나타났다.
 
‘현역 프리미엄과 정권 바람’도 살펴봐야 한다. 2022년 선거에선 민주당 현역 시장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음에도, 대선 패배의 영향과 정권 초기 컨벤션 효과를 극복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결론적으로 경기도 기초단체장 선거는 “어느 한 정당의 영원한 텃밭이 없다”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다. 2018년의 ‘파란색’ 지도가 2022년 ‘빨간색’ 위주로 바뀐 건 향후 다가올 선거에서도 민심이 언제든 요동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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